지난해 2월 6일 국토부가 야심차게 개정한 도시정비법(이하 법)이 시행된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최근 재개발조합 설립인가 이후 조합원으로부터 토지 또는 건축물을 취득한 토지등소유자는 신축주택의 분양권을 취득할 수 없다는 괴담(?)이 떠돌아 다녔다.

 

 

재개발사업에서도 강남·서초·송파 3곳(투기과열지구)에서 적용하는 재건축명의변경 금지규정에 해당한다는 것이 주요내용이었다. 유관기관도 그렇게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에서 필자 역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지난달 22일 법제처는 “조합(재개발조합을 말하는 듯함)이 시행하는 정비사업의 경우에, 법 제19조제1항제3호에 따라 조합원이 되지 못한 토지등소유자가 해당 정비사업에 따른 건축물을 같은 법 제50조제1항에 따라 분양 받을 수 있는지”라는 국토부의 질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조합설립인가 후 1인의 토지등소유자로부터 토지, 건축물의 소유권이나 지상권을 양수해 수인이 소유하게 된 때’에는 그 대표자 1인을 조합원으로 본다(법 제19조제1항제3호 참조)”는 규정에 따라 조합원이 되지 못한 토지등소유자는 신축주택을 법 제50조제1항에 따라 분양 받을 수 없다.

 

 

그 이유로는 조합설립인가 이후 토지 등의 양수로 인해 조합원의 지분쪼개기를 통한 투기세력의 유입 방지와 기존 조합원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조합원이 되지 못한 토지등소유자는 분양권을 받을 수 없어, 이에 해당하는 자는 법 제47조에 따른 현금청산대상자라는 것이다.

 

이는 투기과열지구 3곳의 재건축사업에만 적용하는 규정을 재개발에도 적용해야 된다는 주장과 다름없다. 소관부서인 국토부도 모르겠다고 질의한 부분을 법제처가 정확하게 해석한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재개발사업은 재건축사업과는 달리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아도 같은 정비구역 내의 토지등소유자는 모두가 강제조합원이다.

 

 

다만 여러 명의 조합원이 발생할 수 경우 이들 중 대표자 1인을 선정해야 하며, 대표자 1인을 선정하지 못하면 조합원이 되지 못한다.

 

법제처의 해석대로라면 조합원이 되지 못하면 주택공급을 받지 못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대표자 1인을 선정하든, 선정하지 못하든 모두가 공유지분 형태로 신축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으나, 다만 동의권을 행사하지 못할 뿐이다.

 

이 조항의 의미는 조합설립을 기준점으로 해서 그 이전의 공유자는 동의자 수에 산정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동의자 수(법문에서는 조합원으로 표현)’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법 제20조제3항에서의 조합원 과반수 동의, 법 제20조제4항에서의 조합임원 해임의 동의자 수 산정, 법 제28조제5항에서의 사업시행인가에 대한 조합원 과반수 동의 등이 그것이다.

 

 

조합설립인가 이후의 조항에서 ‘조합원’에 대한 동의자 수 산정은 재개발(재건축사업은 당연히 조합원으로 표현해야 함)에서는 조합원으로 간주하지 않는 자(법 제19조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자)는 그 동의자 수 산정에서 제외한다는 의미다.

 

신축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전단계로 분양신청 통지 대상자를 규정하는 법 제46조를 살펴보면 사업시행자인 조합은 주택을 공급받을 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그러나 이 조문에서 조합원이 아닌 ‘토지등소유자’에게 통지해야 있다.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토지등소유자의 경우에도 법 제47조에 의한 현금청산을 받지만, 조합원이지만 분양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금청산자이라는 것이다.

 

법제처는 “조합원이 되지 못한 토지등소유자는 신축 주택을 같은 법 제50조제1항에 따라 분양 받을 수 없다”고 했는데, 이 역시 올바른 해석은 아니다.

 

 

같은 조항에서 조합은 ‘토지등소유자’에게 공급토록 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조합원’에게 공급한다고 했다면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부정하기 어렵다. 또한 법 제50조의2에서는 ‘주택 등을 분양 받을 권리산정 기준일은 구역지정.고시가 있은 날’을 기준일로 주택 등 건축물의 분양받을 권리를 산정하므로, 조합설립인가 이후의 주택공급 가능여부의 논쟁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

 

 

이런 논쟁은 재건축사업과의 혼동으로 인한 것으로 재건축은 재개발사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조합설립에 동의한 자만이 조합원으로 되며, 조합원이 아닌 자에게는 신축주택의 공급이 불가하다. 왜냐하면 미동의자는 조합원이 아니며 매도청구소송을 통해 그 소유권을 가져가기 때문에 토지등소유자가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관련 법 조항에서 ‘조합원과 토지등소유자’를 구별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택공급기준은 법 제50조의2제1항에서 구역지정·고시일을 기준으로 하므로, 주택공급기준이 아닌 법 제19조제1항 각 호는 사족이다. 이는 사실상 시행령 제28조에 넘겨버려야 이와 같은 혼란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