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공영방송에서 ‘도심재개발사업과 공무원의 비리 연계’란 제목으로 관계 공무원의 비리를 보도한 바 있다.

 

 

방영된 주상복합건물은 사업 시작부터 유명세를 치렀던 곳으로, 현행법상 도시환경정비사업을 말한다. 용산구에는 문제의 도시환경정비사업장 외에도 용산참사 사건의 용산4구역 등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이 다수 존재한다.

 

 

재개발사업보다도 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 이러한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은 제도적 미비점의 탓도 있지만 강남·강북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것이며, 투자가치가 높다는 데에 있다.

 

 

문제의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은 누구라도 한번쯤은 들어 본 유명한 곳이다. 방영된 요지를 살펴보면 지난 2005년 3월 당시 김 모 국장은 문제의 사업장에 대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결재했다.

 

 

관리처분계획이란 기존 대지와 건축물에 대해 새롭게 조성되는 토지와 건축물에 대한 배분 관계를 구에서 승인해주는 중요한 단계로, 인가관청에서는 분양신청이 이뤄졌는지, 조합원수가 적법한지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공급을 받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한 후 인가해 주는 관문이다.

 

 

그러나 구는 원래 조합원수가 516명이었으나 인가 단계에서 557명으로 늘어났음에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인가를 해 줬다. 또 인가 전에 구의 은밀한 압력에 의해 해당조합은 인가를 앞둔 지난 2005년에 구가 적극 지원하는 사회복지법인에 3억원을 기부했으며, 이로 인해 김 모 국장은 직권남용죄 등으로 기소됐다.

 

 

그 후 2008년 조합은 배려차원에서 총회 의결을 통해 분양 당시 7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주상복합건물(13층)을 김 전국장에게 우선분양했는데, 이 우선분양분은 분양신청에서 빼 놓았던 것(전용면적 304㎡)으로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인 9억4000여만원에 줬다.

 

 

이 우선분양은 보류지분인 것으로 보인다. 보류지분은 원래 환지방식의 토지구획정리사업에서 유래됐다. 도시환경정비사업의 보류지분은 도시개발법에서 차용해 왔다. 도시개발사업에 필요한 경비에 충당하거나 규약·정관·시행규정 또는 실시계획으로 정하는 목적을 위해 일정한 토지를 환지로 정하지 않고 보류지로 정할 수 있으나(도시개발법 제31조), 이와 달리 공익사업인 도시정비법에선 분양신청을 받은 후 잔여분이 있는 경우에 ‘정관 등’ 또는 ‘사업시행계획’이 정하는 목적을 위해 보류지로 정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서울시 조례(제31조제1호)에선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에 의해 주택 등을 공급하는 경우, 분양대상의 누락·착오 및 소송 등에 대비하기 위해 보류지를 확보하되, 도시정비법에 따른 우선매수 청구권자가 있는 경우 등 4가지 요건에 해당해야 분양하는 공동주택 총 건립세대수의 1% 범위안의 공동주택과 상가 등 부대·복리시설의 일부를 보류지로 정할 수 있다.

 

 

또한, 우선분양은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를 위해 토지 또는 건축물이 수용된 자에 대해서만 당해 정비구역 안에 소재하는 대지 또는 건축물로서 매각대상이 되는 대지 또는 건축물에 대해, 다른 사람에 우선해 매수청구할 수 있다.

 

 

김 전 국장에게 우선분양했다는 보류지는 어느 규정을 찾아봐도 이에 합당한 조항을 찾기 어렵다. 더욱 문제의 규정은 보류지분에 대한 관계 구청장의 인가제도이다. 명색이 공익사업이면서 법적 근거도 명백하지 않은 상태에서 1% 이상의 보류지를 정할 수 있으며, 그 상한선도 없다(조례 제31조제2호).

 

 

더군다나 사업시행자는 1%의 범위를 초과해 보류지로 정하고자 하는 때에는 구청장에게 그 사유 및 증빙서류를 제출해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 제도는 서울시가 1977년부터 현재까지 고수해 오고 있는 특례 규정이다. 사실상 보류지의 규정과 관련해서 담당 공무원과의 비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조례에서 보류지 초과부분이 1% 이상으로만 불명확하게 규정된 것과 인가 기관에 대한 감독 규정도 최소한도 시행령 등에서 명확하게 규정해 사전에 예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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