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주민총회가 진행된 서초구 신반포2차, 3차 재건축사업장 등 서너 곳을 살펴 볼 기회가 있었다. 주로 임기가 지난 추진위원장·감사의 연임 및 궐위된 추진위원을 충원해 추인받거나, 정비업체 등을 선정하는 내용이었다. 필자는 여기에서 책상머리가 아닌 현장 경험을 체득했다.

 

 

추진위에서 주민총회 개최를 개최해야 하는 관계자들은 다음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추진위원장 등은 추진위 운영규정(이하 운영규정)에 추진위원의 임기는 선임된 날로부터 2년으로 연임할 수 있으나, 위원장·감사의 연임은 주민총회의 의결에 따라야 한다.

 

 

서초구 고밀도아파트 재건축추진위의 경우, 그동안 사업진행이 부진해 추진위원장과 감사의 임기가 지났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추진위원장과 감사의 자격을 유지할 수 없으며, 향후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의 개최도 어렵다. 또한 토지등소유자의 1/10 이상인 추진위원이 충족된 사례가 없는 실정이다. 추진위원의 수가 부족하면 ‘예산 및 결산의 승인에 관한 방법, 주민총회 부의안건의 사전심의 및 주민총회로부터 위임받은 사항’ 등의 추진위 의결사항도 결의할 수 없다.

 

 

둘째, 주민총회를 하더라도 그 개의(開議)요건을 지켜야 한다. ‘주민총회는 법 및 운영규정이 특별히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추진위 구성에 동의한 토지등소유자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예전에 추진위 구성에 동의한 토지등소유자가 900명이라면, 그의 과반수가 넘는 451명 이상이 참석해야 개의할 수 있다. 기존의 동의자가 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매도한 경우에도 매수자를 동의자로 의제하므로 개의 요건에 포함된다(시행령 제28조제1항제3호). 그렇지만 451명 이상이 참석해 개의요건을 충족했더라도, 그 안에 동의하지 않은 자가 포함됐다면 개의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셋째, 주민총회에는 미동의자도 총회에 참석해 의결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출석한 토지등소유자(동의하지 않은 토지등소유자를 포함)의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규정이 그것이다(운영규정 제22조제1항).

 

 

재건축추진위 구성에 동의한 500명이 참석하고, 미동의자 100명이 참여했다고 가정해 봤을 때, 이 경우 정비업체를 선정하려면 얼마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가. 규정대로라면 추진위 구성에 동의한 자가 251명이 아닌 151명만 돼도 미동의자 100명을 합해 출석한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로 의결정족수를 충족하게 된다.

 

 

운영규정 제22조제1항에 의하면 ‘출석한 토지등소유자(동의하지 않은 토지등소유자를 포함)의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어, 개의 요건인 동의자의 과반을 받지 못하더라도 미동의자에서 표를 얻어 과반수를 넘기면 선정될 수 있다.

 

 

이러한 규정은 추진위의 성격상 전체의 의사가 아닌 과반수로 운영되기 때문에 기인하는 것으로, 정비업체를 선정하는 경우에도 ‘출석한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서면결의서 포함)’를 요구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조차도 이 운영규정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되지 않는다. 개의와 의결방법을 개선해야 한다.

 

 

끝으로, 운영규정에 명시된 정비업체의 선정 외에 변호사·법무사·회계사 등을 선정하는 경우에도 주민총회의 의결을 받으려면 같은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추진위에서의 의사표시 방법으로 주민총회와 추진위원회 의결방법이 있다.

 

 

비용부담의 경우에는 법 및 운영규정이 특별히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운영규정 제22조제1항에서와 같이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로 운영해 나가기 때문에 그 보완점으로 선정 방법을 강화하기도 하지만, 주민의 비용부담과 직결되므로 과다지출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도시정비법 시행 이후 대부분의 추진위에서는 신문 공고를 통해 경쟁입찰로 선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주민총회에서 변호사·회계사 등의 선정을 위해 서면결의서에서 의결을 받을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서면결의서에 반드시 업체를 특정해 찬반을 물어 과반수를 충족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그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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