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18대 총선과정에서 ‘뉴타운공약’을 발표한 모 국회의원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결정은 부당하다며 야당이 법원에 제기한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졌다는 일간지 기사를 읽었다(재정결정을 했다는 것임). 이로 인해, 조만간 공판정에서 뉴타운공약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2009.1.5 서울고등법원 형사11부는 야당이 모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재정신청 중 국회의원에 대한 부분만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 이유로 “18대 선거운동 과정에서 서울시장이 동작구 등에 뉴타운을 만들겠다는 의견에 동의를 했다는 허위 사실을 공표했으므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공소를 제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그러면서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발언이 사실과 다르게 전달됐기에 공소를 제기해야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위 뉴타운공약과는 배치되는 사례지만 주택경기가 정점을 향해 치솟았을 때, 오히려 뉴타운이나 재정비촉진지구를 지정해 달라는 민원으로 관할 행정관청에서조차 몸살을 겪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시작한 부동산침체와 금융기관의 파산 등으로 국내 주택시장조차 얼어붙은 지금, 서울·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이를 취소해 달라며 행정심판을 제기할 정도에 이르렀다.

 

 

주택시장에 생소하게 등장한 재정결정이란, 위의 뉴타운공약(空約?)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관련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제동을 걸어 고등법원이 재판에 회부토록 한 것을 말한다.

 

이렇듯 재정결정의 시작인 재정신청은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 검사가 불기소 처분(법원에 공소 제기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한 경우, 고소·고발인이 해당 고등법원에 기소여부를 결정해 달라는 청구이다.

 

필자가 태어나던 해 제정, 시행된 형사소송법(제260조)은 재정신청 범죄에 대한 제한이 없었다. 그러던 것이 유신헌법이 시행된 이후인 1973.1.25,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죄 중에서 “직무유기, 직권남용, 불법체포?불법감금 및 폭행?가혹행위”로 한정하여 가능하도록 고쳤다. 그 후 2007.6.1 전문 개정되면서, 법 제정 당시로 돌아가 모든 범죄에 대해 재정신청이 가능하게 되었다(다만, 재정신청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고발사건은 전과 같이 “직권남용, 불법체포·감금 및 폭행·가혹행위”로 한정함).

 

재정신청 및 재정결정에 따른 공소 제기의 절차는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다.

 

고소권자 또는 고발권자는 검사로부터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통지를 받으면, 그 검사 소속의 지방검찰청 소재지를 관할하는 고등법원에 그 당부에 대해 재정을 신청할 수 있다. 재정신청서를 제출받은 지방검찰청검사장 또는 지청장은 재정신청서를 제출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재정신청서 및 증거물 등을 관할 고등검찰청을 경유하여 관할 고등법원에 보내며, 법원은 재정신청서를 송부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신청이 이유 있는 때에는 사건에 대한 공소제기를 결정한다. 이런 절차를 통한 재정결정서를 송부 받은 검찰은 지체 없이 담당 검사를 지정하고 지정받은 검사는 공소를 제기하여야만 한다.

 

세월은 굽이굽이 흘러가지만, 우리는 서 있는 자리에서만 맴돌고 있지는 않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