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 보니 정말 다른 세상이 됐나보다.

 

소위 참여정부 시대에 ‘재건축 규제완화’란 말만 들어도 펄쩍뛰던 일부 공무원들이, 시대의 잔영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새로운 체제에 앞장서고 있다.

‘강남 재건축 광역개발’이란 그럴듯한(?) 이름으로「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이하 ‘재정비특별법’)을 적용해 시행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재정비특별법 제정의 근저는 서울특별시의 조례에 의한 뉴타운사업을 제어하려는 정부와의 힘겨루기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 법은 우리가 지금 말하려는 ‘강남 재건축 광역개발사업’이나 기타 전국의 공동주택 및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을 막기 위한 장치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필자는 이 법안제정 초기에 재건축사업의 경우에도 특례조항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일축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이 법으로 강남 재건축 광역사업의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 기획안을 낸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하다. 아무리 MB시대의 초반부라지만,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참여정부 시대에서 부동산정책을 입안한 사람들과의 동거는 참신성이나 정체성에서 동의하기 어렵다.
각설하고, 재건축사업의 각종 규제에 대한 위헌 여부는 논외로 하더라도, 왜 재정비특별법에 의한 강남 재건축 광역사업이 어려운지 그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재정비특별법 제3조에서 재정비촉진구역 내의「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에 의한 주택재건축사업(단독·공동주택 재건축 모두 포함)은 재개발·도시환경정비사업과 달리 촉진구역 지정요건의 완화규정(이는 정비구역 지정요건의 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의미임), 건폐율·용적률 등 건축규제 완화 및 주택규모 및 건설비율의 특례조항에서 제외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건축제한과 토지거래허가구역(20㎡이상)으로 제한돼, 다른 사업이 끝날 때까지 고통을 감수해야 하며 별도의 기반시설에 대한 부담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도시정비법상 재건축사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 참여정부의 부동산대책별로 구별해 보면 다음과 같다.

 

△ 2003. 5. 23 대책
-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사업에서의 후분양제 실시
도시정비법에 의한 재건축사업의 사업주체가 투기과열지구 안에서 주택을 건설하는 경우로서 조합원 또는 토지등소유자외의 자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경우에는 건축공정이 전체공정의 80%에 달한 후에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도록 했다.<2003.6.27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제7조제3항의 신설>

- 재건축 안전진단기준 대폭 강화
2003.7.1부터 강화된「재건축판정을 위한 안전진단기준」을 시행했다.
- 재건축연한 강화를 위해 각 시·도별 도시정비조례에 따라 재건축연한을 최소 30년 이상으로 했다.

 

△ 2003. 9. 5 대책
- 소형평형 의무비율의 확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서울·인천·경기) 안에서 재건축사업을 하는 경우, 전체 건설예정 세대수(조합원분양+일반분양)의 60% 이상을 국민주택(전용 85㎡이하)으로 건설하도록 의무화해 소형평형의 비율을 확대했다.

- 조합원명의변경(지위양도) 제한
투기과열지구 안에서 재건축조합설립인가 후에는 단지안의 주택 또는 토지를 양수하더라도 조합원 자격의 취득을 제한, 재건축주택 수요를 억제했다. <2003.12.31 도시정비법을 개정, 제19조제2항 내지 제3항의 신설>

 

△ 2003. 10. 29 대책 
-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개발이익 환수방안으로 임대주택 건립의무 부과 서울·인천·경기도 등 과밀억제권역의 재건축사업은 용적률 증가에 따른 주택면적 증가분에 대해 일정부문 부담금 부과하기 위해, 재건축사업으로 증가되는 용적률 중 25/100 이하의 범위에서 재건축임대주택으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했다.<2005. 3.18 도시정비법을 개정, 제30조의2 신설>

-주택거래신고제의 실시
아파트거래 신고지역에서는 주거전용면적이 60㎡를 초과하는 아파트와 재건축사업·재개발사업을 위한 정비구역 등의 안에 있는 아파트를 신고대상으로 하는 등 신고지역의 종류에 따라 신고대상 공동주택에 포함되도록 해 지방세 과세표준이 높아짐에 따라 2배 이상의 취·등록세가 높아지게 됐다. <2004.3.29 주택법 시행령 개정>

△ 2005.5.4 대책
-「기반시설부담금에 관한 법률」제정 기초
5.4 대책으로 논의됐던 기반시설부담금에 대해 2006.1.11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도 기반시설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률안이 제정됐다. 그러나 현재 이 법안은 폐지 논의중이다.

△ 2005. 8. 31 대책
- 재건축·재개발관련 양도세 중과
이를 위해서 2006.9.22 소득세법 시행령이 개정, 정비사업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중과됐다.

- 부동산(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포함) 거래 규제관련
부동산거래 시 실제 거래가격을 시·군·구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해 재건축사업 관련주택에 대한 매매에 대해 간접적인 규제를 했다. <2006.12.28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개정>

 

△ 2006. 3. 30 대책
- 재건축추진위원회에 대한 감독강화
추진위원회의 권한 남용으로 부조리·분쟁 야기로 인한 폐해를 없애기 위해 추진위원회가 철거업자·설계자 선정을 하지 못하게 하고, 감사제도 강화 및 중도 해산요건 완화 등 추진하도록 했다.<2006.8.25 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 운영규정 개정, 강화>

- 시공사 선정과정 투명화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건설업체 로비, 조합간부와의 유착 등 비리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사업비 증가문제 등을 해소하려고 입찰 최소참여업체(3~5개) 규정 등 시공자 선정기준을 강화했다.<2006.8.25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기준 제정>

- 안전진단 절차·기준 강화
2006.8.25「주택재건축판정을 위한 안전진단기준」을 개정해 강화했다.

-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방안
재건축사업에 한정, 개발이익의 환수를 위해 2006.5.24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이 제정, 시행됐다.

 

△ 2007.1.11 및 1.31 대책
분양가 상한제 등의 실시로 재건축사업 등에서의 일반분양분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함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조합원들의 부담금이 가중됐다.

 

<2007.4.20 주택법 개정>

위의 규제들은 부동산대책에 따라 계속적으로 개정, 시행됨으로써 법 적용이 달라 재건축조합이나 추진위원회의 입장도 상이하다. 이를 통합해 광역개발하려면, 법령개정을 하면서 각 조합별 숙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이슈가 될 때마다 그에 따른 법령 개정작업은 각각의 사람들에게 서로 다른 차별이 될 수 있어 법적 안정성을 해치게 된다. 이제 이러한 규제들을 포함해 새로운 바로미터를 제시, 총체적인 수술이 필요한 때이다.
부디 단시간 내에 성과를 내려고 연연하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