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우리나라 모든 행정의 표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건축·재개발사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런 서울시의 행정을 지켜보다가 다른 시·도가 뒤따라가는 것을 이해 못 할 바 아니다. 그러나 요즈음 서울시의 도시정비조례 입법예고안에 대한 행보를 지켜보면서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먼저 입법예고안 조례 제4조제3항 및 제10조를 살펴보자. 과밀억제권역에서의 재건축사업인 경우,「정비사업의 임대주택 및 주택규모별 건설비율」은 60㎡ 이하(20%), 85㎡ 이하(40%), 85㎡ 초과(40%)였다.

 

 

지난 8월 11일 이 규정을 개정해 60㎡ 이하의 주택비율 20%를 삭감하기 위해 건설하는 주택 전체 세대수가 300세대 이상일 때 85㎡ 이하의 주택을 60% 이상 건설하되, 그 범위 안에서 시도 조례로 그 비율을 따로 정하면 그에 따르도록 바꿨다. 이것은 MB정권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재건축사업의 완화책이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오히려 “85㎡ 이하의 주택을 40%로 하고, 60㎡ 이하의 주택을 20% 이상 건설”하는 것으로 해 개정취지를 무색케 했다. 이렇게 강행한지 몇 달 지나지 않아 입법예고 한 조례 개정안에 따라 ‘7층 이하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을 하면, 이를 적용하지 않겠단다.

 

 

즉,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을 ‘7층 이하’로 시행할 경우 85㎡ 이하 규모의 주택 60% 이상 건설로 가능하도록 하고, 60㎡ 이하로는 건설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60㎡ 이하의 주택 20% 이상 건설의무’를 고수할 생각이 없이 필요하면 이를 이용하겠다는 것인데, 이 기법을 통해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을 ‘도시형 타운하우스’로 이끌어 나갈지 지켜볼 따름이다.

 

 

입법예고안 조례 제6조는 또 어떠한가. 지난 2월 6일 도시정비법 개정 이전,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 입안권은 법령상 자치구청장의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법령의 위임 없이 지금의 조례 제6조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떠넘겼다.

 

 

사업가능성 여부와는 관계없이 구역지정 제안을 위해 정비관리업체 등의 난입은 곧바로 과열로 이어졌으며, 이를 시정하라는 국민권익위원회(구 국가청렴위원회)의 권고를 받고서야 조례 제6조를 개정했다.

 

 

그 후 2009.2.6 개정 법 제3조제1항제9호 괄호 안에 ‘정비예정구역별 정비계획의 수립시기를 표기’하는 방식으로, 서울시 조례를 뒷받침해 주었다.

 

 

국토부가 서울시 조례에 장단을 맞췄다. 서울시는 개정법에 따라 시장·군수에게 정비계획의 입안을 제안하려면 정비사업의 종류에 불문하고 해당 지역 토지등소유자의 2/3 이상 및 토지면적의 1/2 이상의 동의를 얻도록 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조례 입법예고안을 통해 그동안 국·공유지는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으면 동의한 것으로 진행해온 관례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취해 ‘국·공유지의 동의자 수 및 동의면적 산정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법 개정 시 정비계획 입안권자인 구청장이 정비기반시설 및 국·공유재산의 귀속 및 처분에 관한 사항이 포함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자 하려면 미리 해당 정비기반시설 및 국·공유재산의 관리청의 의견을 듣도록 했다.

 

 

이는 사업시행자에게 귀속될 수 있는 무상양여 등에 대해 사전에 통제할 수 있는 빌미로 작용할 우려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는 결국 국·공유지의 동의여부와 직결된다.

 

 

국·공유지의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점은 인정되나, 이는 법이나 시행령에서 규정해야 할 사항이다. 도시개발사업의 경우에도 구역지정 제안 제도가 있지만, 법 제11조제1항 내지 제3항 등에서 국·공유지를 제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제 다시 “국·공유지를 제한한다.”는 규정을 신설해 도시정비법의 개정을 유도하려는 것은 아닐 런지. 이럴 시간에 서울시장은 법 제50조의2에서 말하는 기준일을 정해, 정비예정구역에서의 건축물의 신축 등을 막아 선량한 주민들의 피해를 막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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