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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넘는 수용기간은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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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넘는 수용기간은 위헌
 
 
 
토지보상법은 헌법이 허용하는 수용과 보상에 대한 일반 원칙을 선언하는 법률이라는 점에서 수용과 보상에 대한 일반법적 성격을 갖는다. 토지보상법이 일반법이라고 하는 이유는 개별법들이 사업을 위해 토지수용이 필요하면 토지보상법을 가져다가 사용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토지보상법은 수용과 보상이 필요한 거의 대부분의 사업에 빠지지 않고 동원되는 법률이다. 토지보상법은 일정한 사업이 현행 헌법하에서 재산권을 박탈할 정도의 공익성을 띤다고 판단하면 ‘공익사업임을 인정’(사업인정)하고 이에 근거해서 수용재결이 뒤따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사업인정이 된 후에도 토지보상법은 수용기간에 대해서 매우 조심스러운데, 사업인정은 1년 내에 수용재결을 신청하지 않으면 실효되도록 정하고 있다(토지보상법 제23조제1항). 이 조항은 사업시행자에게 사업인정 후 수용권을 신속히 발동할 의무를 주는 것이며, 이 의무는 사업인정의 실효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관철되고 그 기간을 연장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헌법상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수용권을 조심스럽게 운용하려는 토지보상법의 입법취지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국토계획법이나 택지개발촉진법, 도시정비법 등 대부분의 법률들은 당해 법률상 공사허가의 내용을 갖는 처분에 대해 토지보상법상 사업인정을 의제하면서도, 1년인 수용재결 신청기간을 공익사업의 시행기간으로 완화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법에서 공사허가를 발급하면서 그 공사를 위해 설정하는 기간이 사업기간이고, 토지보상법상 1년의 수용기간은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간이라는 점에서 이 둘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법들이 수용기간을 자신이 정하는 사업기간으로 완화하고 있는 것은 사업시행자의 편의만을 고려한 위헌적 성격의 입법이다. 사업시행자는 개별법에 의해 발급받아야 하는 공사허가를 신청하기 전에 수용해야 할 토지에 대해 충분히 준비해야 하며, 이를 소홀히 한 채 수용기간을 완화해서 수용의 편의를 도모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 그러므로 수용권의 존속기간을 부당하게 완화하는 개별법들의 조항은 삭제되는 것이 옳다. 이 조항이 삭제되면 실시계획 인가 후 1년 이내에 수용재결을 신청하지 않음으로써 의제된 사업인정은 실효된다. 물론 사업인정이 실효된다고 해도 공사허가는 사업기간이 만료하지 않는 한 그대로 존속하게 된다.

개별법들이 토지보상법을 준용하면서 1년의 수용재결 신청기간을 ‘사업의 시행을 위한 기간’으로 대체하는 조항은 이 기간이 갱신(연장)될 수 있는가 하는 해석상의 문제를 또 남긴다. 실시계획 등은 공사허가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는데, 공사허가기간 동안 공사가 완료되지 못하면 실시계획은 효력을 상실하므로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사업기간이 연장됐을 때, 수용기간도 같이 연장되는가? 토지보상법이 수용기간을 연장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는 점, 실시계획과 사업인정은 목적, 요건과 효과 등을 달리하는 독립된 처분으로 존속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서 수용기간은 연장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그러므로 사업기간이 연장된 경우에도 사업인정은 최초의 사업기간만료로 소멸하고 공사허가만이 기간을 갱신해서 존속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토지보상법이 조심스럽게 정하고 있는 1년의 수용기간이 개별법에 의해 지금처럼 10년, 15년씩 연장되도록 해석하는 것은 헌법상 정당화될 수 없다. 이제 그 위헌적 실무관행을 멈춰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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