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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가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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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가 뭐에요?
 
 
 
요즘 한국에는 정체불명의 건물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누군가 외국의 예를 본받아 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라는 묘한 이름을 붙여 놓은 건물이 그 중 가장 발군이다. 우리말로 번역하기도 어려운 이유는 이런 용도의 건물을 법률에서 정하고 있지 않을 뿐더러 여러 법률들이 상호 충돌돼서 이런 건물을 지어서 운영해도 되는지가 불분명하다. 우리말로 굳이 번역하면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택’이니 이게 뭔지 누가 알겠는가.
 
이 건물은 건축법상 업무시설인 오피스텔로 건축허가를 받아 건축하고, 실제로는 관광진흥법에 따른 호텔영업을 하는 시설이다. 그 내부로 들어가 보면 각 구획별로 구분소유의 대상으로 이를 개인들에게 모두 분양한 상태이다. 마치 아파트를 일반에 분양하는 것과 동일한 구조인데, 다른 점이 있다면 소유자들이 오피스텔을 분양한 시행사에게 운영관리권을 맡기고 있다는 점이다. 

건축물을 처음 짓는 건축주는 어떤 종류를 건물을 지을까 그리고 몇 층 정도로 지을까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본다. 그래서 건축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건축물의 용도이고, 이 용도는 건축물의 정체를 결정한다. 이런 이유로 건축법도 30개에 가까운 건축물의 용도를 정해 놓고 그에 따라 건축허가요건을 달리 배열하고 있다. 특정 용도로 지어진 건물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게 되면 건축법이 마련한 허가요건을 회피하게 되고 결국 법률을 훼손한다. 그러나 건축물의 용도라는 것은 매우 상대적인 것이어서 그 경계선에 허무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여지가 있으면 그런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주택으로 건축허가를 받으면 여러 불이익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택과 유사한 오피스텔을 업무시설로 지어 분양하지만, 수많은 젊은 부부들이 거기서 살고 있다. 또 사람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는 숙박시설과 주택도 명확하게 구별되기 어렵다. 기껏 구별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그 안에서 취사를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는데, 요즘처럼 매식문화가 발달한 사회에서는 그 구별도 역시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없다.

건축물의 용도는 건축법만에 의해 완결적으로 규율되기 어렵고, 그 건물에서 다시 영업을 할 때 이를 규율하는 영업법들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건축물로서 어린이집은 영아보육법에 의해 영향을 받고, 목욕탕은 공중위생관리법, 식당은 식품위생법 등에 의해 보충적으로 규제된다. 건축허가를 오피스텔로 받아 준공된 서비스드 레지던스에 대해 다시 영업허가를 받아야 했지만, 오랜 기간 이 시설운영자들은 아무런 허가도 없이 호텔영업을 해왔다. 법원이 이에 제동을 거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상하게도 보건복지부는 공중위생관리법을 개정해서 이를 숙박시설로 허용하겠다고 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이를 호텔로 분류해서 관광진흥법에 의해 규율되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호텔이고 이를 허용하려면 관광진흥법을 개정하는 것이 정도이다. 다만 그 숙박기능만을 규율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구분소유자들과 분양회사, 그리고 시설의 운영관리권을 맡는 자들간의 관계까지 명확하게 규율돼야 한다. 지금과 같이 법적인 규율이 없는 상태에서는 시설운영자가 수분양자들의 재산권을 부당하게 유린할 위험도 매우 높다. 과연 구분소유의 객체인 건물을 호텔로 써도 좋은지 충분히 논의한 후, 그리고 집합건물법과의 관계를 잘 고려해서 법률에 손을 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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