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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과 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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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과 사단
 
 
 
법학을 배우는 사람들은 대부분 초기에 민법을 배우면서 ‘사단’이라거나 ‘조합’이라는 단체에 대해 배우는데, 그 법률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곧 깨닫고 시험에 나올만한 것만 외우고 만다. 그만큼 단체의 법률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또 그것을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다.  

민사상 조합은 매매계약과 같이 전형적인 계약으로 분류되며, 조합계약은 2인 이상이 상호출자해 공동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703조). 2인 이상으로 구성되는 단체가 발생한다는 점, 공동사업의 목표가 있다는 점, 구성원(조합원)의 개성이 강하고, 조합은 구성원으로부터 독립된 단체로서 실체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에 비해 사단은 사람들로 이루어진 단체로 ‘단체’라는 성격이 강해서 구성원(사원)들과 분리된 제3의 단체(사단)가 탄생하게 되며 이 단체는 구성원들과 무관하게 하나의 실체로서 법률관계를 맺게 된다.
 
만약 민사상 법인격을 취득하는 요건을 갖추기까지 하면 이 단체는 법인이 되고 모든 법률관계에서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지위를 누린다. 구성원은 사단이 체결한 계약에 대해 직접 책임지지 않고, 사단도 자기 이름으로 등기를 하거나 소송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조합과 사단이라는 단체는 서로 성격이 달라서 해석상 하나의 단체가 두 개의 성격을 동시에 갖기 어렵다. 

재건축, 재개발, 도시개발사업, 주택건설사업 등에서 사업의 주체 또는 사업시행자로 조합이라는 명칭의 단체가 정해져 있다. 전통적으로 재개발조합과 재건축조합 등 정비조합은 개발사업의 시행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주택법상의 주택조합은 등록사업자에 의한 주택건설사업을 보완하는 기능을 담당하며, 무주택자들로 구성된다.

사업시행자인 정비조합 등은 명칭은 조합이지만, 법률의 규정에 따라 정비조합과 도시개발조합은 법인으로 정해져 있고, 또 주택법에 의해 법인으로 인정되고 있지 않은 주택조합도 대법원의 판례에 의해 사단으로 해석되고 있다. 통상 법인격이 인정되는 단체는 사단이라고 이해되는 것이므로 재개발조합, 재건축조합, 도시개발조합도 역시 사단의 성격을 갖는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법적으로 공공조합이 사단이라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명칭에서 보듯이 정비조합을 비롯한 각종 공공조합들은 모두 조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법적으로 사단이라고 이해되는 단체에 왜 조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이러한 공공조합이 가지고 있는 복합적인 성격 때문이다. 예컨대 정비조합은 법인격이 인정되는 범위에서는 사단적 성격이 강하지만, 조합원 상호간의 관계에서는 조합적 성격이 강하다. 하나의 단체속에 사단적 성격과 조합적 성격이 혼재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전통적인 민법학의 견해에 따라 어떤 단체가 사단이면 조합이 될 수 없고, 조합이면 사단이 될 수 없다는 논리는 개발사업의 시행자인 공공조합에는 적용되기 어렵다. 조합적 법률관계는 조합원분양분에 대한 법률관계에서 강하게 드러나고, 사단적 관계는 일반분양의 법률관계에서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난다. 조합이 법학적 논의에 의해 발전한 개념이라는 점, 정비조합에는 조합적 법률관계와 사단적 법률관계가 혼합돼 있다는 점은 법적 문제를 해결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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