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보 칼럼 > 칼럼/인터뷰 > 김종보 칼럼
건설사의 손해배상책임
조회 : 2,137
 
 
건설사의 손해배상책임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건설사는 보통 시공능력을 기준으로 순위를 정하는데, 이런 점에서 보면 얼마나 많은 건물을 지었는가는 건설사의 지위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건설사는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해 건설업면허를 받은 자들이고 이들은 건물이나 시설물을 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건설사들이 항상 시공만 하는 것은 아니고,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하게 사업의 초반과 중반에 또는 사업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재건축현장으로 가면 건설사는 단순 시공자이지만, 재개발현장에서는 공동시행자이면서, 시공자이기도 하다. 주택법상 주택조합이 아파트를 지을 때에는 공동사업주체이고 또 시공도 건설사가 담당한다. 속칭 자체사업이라고 하는 사업에서 건설사는 자신의 이름으로 땅을 사고 자신이 시공해서 자기 이름으로 아파트를 판다. 이 때 건설사는 건축주(사업주체)이면서 동시에 시공자이기도 하다. 요즈음은 자체사업이 많이 줄어들고 땅을 먼저 확보한 시행사가 건축주가 되고, 건설사는 수급인이 돼 시공자로서의 역할만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택법, 도시정비법과 같은 공법규정이 건설사에게 어떤 역할을 맡기고 어떤 역할을 제한하는가 하는 것은 형식적 법률의 문제일 뿐, 당해 사업장에서 건설사가 어떤 일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가는 구체적인 현장마다 다르다. 보통 재개발이나 재건축사업에서 정비조합이 사업시행자로 정해져 있다고 해도 대부분 사업은 건설사 위주로 진행되고, 건설사는 당해 사업의 성공에 커다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만약 재건축, 재개발현장에서 건설사가 단순하게 시공만 담당한다면 대부분의 사업장은 지금이라도 혼수상태에 빠질 것이다.

최근에는 재건축 또는 재개발사업의 결과로 아파트가 들어서고, 그 인근 주민들이 일조권침해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건들이 빈발하고 있다. 이런 소송에서 주민들은 정비조합을 형식상 피고로 삼아 배상을 청구하지만, 조합은 사업이 종료된 후 자력도 많지 않고 실체도 찾기가 어려워 소송상대방으로 적절하지 않아, 자력가인 건설사가 피고로 추가된다. 이 경우 우리 법원은 다양한 이론을 구사하면서 건설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조합이론인데, 건설사와 조합이 서로 공동사업의 약정을 한 것이므로 조합이 질 배상책임에 대해 건설사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이론은 조합이 손해의 일차적 책임자이고, 건설사는 이차적 책임이 있다는 이론이어서 실질과는 잘 맞지 않는다. 오히려 건설사가 조합을 매개로 하지 않고 바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이론구성 해야 실질에는 더 잘 맞는다. 만약 건설사가 사업시행의 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아파트가 건설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평가함에 있어서는 법률이 정하고 있는 형식이나 당사자들이 합의한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행위에 책임을 귀속시키는 것이 옳다. 그렇다고 사업시행자인 정비조합이 책임이 없다는 것은 아니며, 건설사가 부담하는 책임이 단지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이라는 의미이다. 조합을 일차적 책임자로 이론 구성하는 현재의 판례는 건설사가 사업의 이익은 누리고 책임은 부차적으로 지면서 다양한 항변으로 자신을 방어하는 길을 열어준다. 만약 법원이 건설사의 불법행위책임을 직접 인정하면 재개발, 재건축현장에서 건설사의 행동이 달라지고 일조 침해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자기책임이라는 것이다.
<저작권자 도시개발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회원가입



도시개발신문(주) |  등록번호:서울,아02031 |  등록일자:2012.3.19 |  제호:도시개발신문 |  발행인·편집인:전연규 |  주소: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322 (역삼동) 한신인터밸리24 동관 907호  |  Tel:02-2183-0517  |  Fax:02-2183-0519 |  최초발행일:2012.6.29 |  청소년보호책임자:전연규
Copyright ⓒ udp.or.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