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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격 하락과 전세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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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격 하락과 전세대란
 
 
지난 해 정부를 긴장으로 몰아넣었던 전세대란은 오랜 기간 아파트가격이 침체를 겪으면서 발생한 것이다. 전세대란의 골자는 2년의 전세계약이 만료될 때 아파트소유자들이 전세가격을 올려달라고 요청하는 정도가 너무 높아 기존 세입자가 이를 감당할 수 없고 다른 집으로 이사가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 국민들은 아파트가격이 내려가는데, 왜 전세가격이 따라 내려가지 않고 오르는가 하는 의문을 품게 된다.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은 사용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이니, 전세값도 내려가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 이치이기 때문이다.
전세제도는 통상의 선진국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우리나라의 독특한 제도로 1950년대 이래 서울의 급속한 인구증가와 그에 따른 주거부족을 배경으로 발달했다. 초기의 전세는 셋방의 구조여서 전세보증금의 크기가 그리 대단하지 않았으나, 아파트, 다세대, 다가구로 주택의 형태가 변화하면서 보증금의 크기도 가격의 절반에 가깝게 높아졌다. 그래서 이 전세제도는 아파트를 매입하는 수요자에게 스스로 거주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주고, 또 매입가격의 절반 정도를 전세보증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아파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지난 40년간 전세제도 덕분에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은 주거수단으로서의 기능과 함께 투자수단으로 기능을 갖게 되었다.
실거주수요를 가지고 있지 않은 단순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아파트를 매입하는 이유는 전세부분을 뺀 나머지 가격의 은행이자보다 가격 상승분이 크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분이 충분하면 전세의 부분은 전체 가격에서 낮은 비율을 차지해도 매입할 매력이 생기지만,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전혀 다른 논리가 지배한다. 세입자는 아파트를 사는 것보다 2년 후에 정액을 보장받는 것이 유리하므로 아파트를 사는 것보다 전세를 고집하고, 소유자는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세가격을 올리는 선택을 하게 된다. 아파트에는 일반적 기능으로서 주거기능이 있으며, 이는 전세가 상승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와 반대로 아파트를 투자수단으로 보는 수요는 아파트가격 하락기에 전세가격을 올리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의 전세대란은 아파트를 투자로 보는 수요에 의해 주도된 전세값 폭등이 주된 원인이다.
돌이켜보면 2001년경 아파트가격이 저점이었을 때 전세가비율이 60%를 넘은 적이 있다. 그러므로 최근 전세가격이 아파트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수치는 역사적으로 그렇게 놀라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단순 수치는 아파트가격이 5년 사이 거의 4배 가까이 상승했던 2007년을 기억한다면 좀 다른 의미를 갖는다. 3억 아파트에서 2억을 전세로 사는 것과 12억 아파트에서 6억을 전세보증금으로 조달하는 것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를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아파트를 아예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은 아파트가격 상승기에 아무런 부의 증대도 얻지 못했던 그룹들이다. 이들이 불과 10년만에 4-5배의 전세보증금을 마련한다면 이것이 오히려 불가사의다.
아파트가격과 전세가격 등의 문제는 복지문제처럼 선별적으로 계층을 갈라서 혜택을 줄 수 있는 사안과 구조가 다르다. 위에 놓인 벽돌을 집어내야 저 밑에 있는 벽돌을 찾아 혜택을 줄 수 있는 구조에 더 가깝다. 강남의 아파트가격이 오르고 강남에서 전세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해야 전세가격은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누가 정책입안자가 된다 해도 진퇴양난에 빠지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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