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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출구전략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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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출구전략의 진실
 
 
 
최근 서울시장이 새롭게 취임하고 건설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뉴타운 출구전략이다. 뉴타운은 이미 10년 동안 잘 될 것이 틀림없다고 서울시가 강력하게 추진해오던 도시정비사업이고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서울시의 발표에 의하면 약 1,300개 정도의 사업장을 검토해본 결과 600개가 넘는 사업장이 문제사업장이라는 것이고 이들을 중심으로 정비구역을 해제하겠다는 것이다.

2002년 뉴타운이 지정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강남의 재건축을 제외한 강북과 강서는 사업성이 극히 희박한 몇 개의 재개발현장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후 갑작스레 서울시가 주도해서 강북에 10만평이 넘는 뉴타운이 20개 넘게 지정됐고 이 현장들은 대부분 재개발사업으로 구성됐다. 1990년 이래 10년 넘게 전혀 수익성이 없어 외면되던 강북이나 강서에서 재개발사업이 갑자기 강남의 전체 면적에 버금갈 정도로 활황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일단 상식에 반한다. 누군가 거짓말을 하거나 누군가 일부러 속고 있다는 전제가 없으면 지난 10년 뉴타운의 부침은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 그 누군가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그대로이다.

새롭게 취임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단 정치적으로 뉴타운이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취임 후 발빠르게 뉴타운 출구전략을 발표한 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현명한 처신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일단 뉴타운이 전임시장들과 전 현직 국회의원들의 탓이라고 선언한 것이고 책임이 전임자들에게 있다면 뉴타운이 더 이상 가능성이 없는 사업이라고 규정해도 정치적으로 현 시장에게 불리할 것은 별로 없다. 국회에서 도시정비법을 때맞춰 잘 개정해줘서 뉴타운의 구역을 해제할 수 있는 근거조항들이 2012년 2월부터 확보된 것도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했다.  

그런데 뉴타운과 같은 개발사업은 시작하기는 쉬워도 손을 빼고 없었던 것으로 하기는 매우 어려운 성격을 갖는다. 강남처럼 수익성이 보장되는 재건축단지들도 15년 넘게 사업을 시작해 놓고 사업을 접지 못한 채 수렁에 빠져 있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므로 10만평 넘는 면적에서 그 중 사업이 잘 되지 않는 3~4만평을 골라 구역을 해제한다는 것은 책상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쉽게 되는 일이 아니다. 지금은 구역을 해제해달라는 일부의 목소리가 크게 들리겠지만, 막상 구역을 해제하려고 하면 반대하는 목소리가 강렬해질 것이다. 해제를 요청하는 분들은 실제 거주자들로 조금 불편하다는 것이지만, 해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기 전재산이 모두 공중으로 날아가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서울시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출구전략은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두 군데 생색을 낼만한 곳을 찾아 구역을 해제하고 나머지는 법적 문제를 검토해 신중하게 접근하기로 하고 2, 3년을 보낼 것이다. 실제 서울시가 뉴타운을 잘 파악하고 사업을 조절하거나 연착륙을 시킬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도 힘들다. 그럴 능력이 있는 조직이었다면 시장이 누구였건, 되지도 않을 사업을 10년간 된다고 밀어붙이다가 또 아무런 사과도 없이 정반대로 출구전략을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소한 서울시가 뉴타운 해제와 한 쌍으로 그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았다면 뉴타운 출구전략이 진정성을 갖는 정책으로 인식됐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서울시의 출구전략은 부동산에 대한 정책이라기보다는 그저 뉴타운의 책임소재를 정하는 정치적 의식(儀式)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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