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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의 타개책, 재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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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의 타개책, 재건축
 
 
아파트 위주의 한국 부동산시장은 보통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의외의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 1970년대부터 공급되기 시작한 아파트가 전국 주택의 60%를 상회하게 공급된 것도 부동산 가격 상승에 힘입은 것이다. 지난 40년간 새로 지어진 900만 채 가까운 아파트가 무주택자들 위주로 공급되었고,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국내로 유입된 국부(國富)가 아파트 가격 상승을 통해 중산층의 자산 증가로 이어졌다.
 
어떤 이들은 아파트를 많이 지은 한국의 건축문화가 선진국과 비교해서 매우 낙후된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한다. 그러나 30년 만에 100%에 가까운 주택 보급률을 달성해서 각 세대가 자신들의 독립된 주거를 마련하기 위한 더 좋은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다. 물론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잘사는 사람이나 그저 그런 사람이나 아파트에 살기는 매한가지라는 점에서 실질적 평등도 대체로 잘 지켜지고 있다.
 
2008년에 고점을 찍은 아파트 가격이 5년 가까이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위세를 부리던 서울시와 경기도의 뉴타운은 출구전략의 대상이 될 만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참여정부 말에 무차별적으로 발표되었던 동탄, 검단, 광교 등 신도시들도 미분양의 사슬에 짓눌려 있다. 오죽 심각한 상황이면 정부에서 투기과열지구, 양도세 중과, 분양가상한제, 재건축부담금 등 오랜 기간 정치적으로 민감한 제도들을 모두 해제했을지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다.
 
지난 참여정부 때에는 아파트가격이 앙등하면서 부동산가액 상승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것을 정부의 우선 과제로 여겼고, 국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제도를 사용되었다. 그래서 참여정부에서는 비록 전문성이 그리 높지 못했다고 해도 부동산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국가기구가 상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 정부는 부동산시장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없고, 그를 위한 정책 기구조차 없는 채로 5년을 보냈다. 그리고 그간 한 일은 지난 정부가 5년간 발표한 정책과 그를 위한 법률을 순서대로 폐지하는 것이었다. 제도의 폐지도 시장의 앞날을 내다본 차원이라기보다는 시장의 위기 상황에 대한 대증적 처방에 가까웠다.
 
건설경기와 부동산시장은 하락세를 지속하는 것이 별로 좋지 않다. 물론 2008년까지 과도하게 상승되었던 아파트 가격이 정상적으로 조정기를 겪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그 정도를 넘는 건설경기 냉각은 한국의 경제 전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이제 새삼 건설경기를 진작하기 위해 새로운 대안을 내놓을 단계를 지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다음 정부에 기대해 보는 새로운 부동산대책은 건설경기의 인위적 부양이 아니라,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주택건설의 사업성을 기준으로 한 제도 개편이다.
 
현재 부동산시장에서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사업은 강남의 재건축사업이지만, 이는 이런저런 정치적 이유에 의해 10년 가까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현재 부동산시장이 불황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길은 재건축사업에 대한 합리적인 지원과 제도 정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업성이 있는 사업을 묶어 두고 사업성이 없는 곳의 규제를 푼다고 해도 건설경기는 회복될 수 없기 때문이다. 차기 정부는 법률을 잘 정비해서 재건축사업이 방해받지 않고 진행되도록 여건을 만들고, 특히 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성향이 사업의 시기를 과도하게 좌우하지 못하도록 법의 요건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재건축사업이 활성화되면 그 다음 문제들은 시장의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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