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권이란 공용수용의 목적물이 공익사업의 폐지·변경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되거나 현실적으로 수용의 전제가 된 공익사업에 공용되지 않은 경우에 피수용자가 일정한 요건 하에서 다시 매수해 원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며, 공용수용 및 보상에 관한 일반법이라 할 수 있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토지보상법 제91조제1항에서는 “토지의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의 개시일(이하 취득일)부터 10년 이내에 당해 사업의 폐지·변경 그 밖의 사유로 인해 취득한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 없게 된 경우 취득일 당시의 토지소유자 또는 그 포괄승계인은 당해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 없게 된 때부터 1년 또는 그 취득일부터 10년 이내에 당해 토지에 대해 지급 받은 보상금에 상당한 금액을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하고 그 토지를 환매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조 제2항에서는 “제1항의 규정은 취득일부터 5년 이내에 취득한 토지의 전부를 당해 사업에 이용하지 아니한 때에는 이를 준용하되, 이 경우 환매권은 취득일부터 6년 이내에 이를 행사해야 한다”라고 두 가지 환매요건을 규정하고 있는데, 전자가 가장 일반적인 유형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전자의 요건에 따른 환매권 행사와 관련해 공익사업의 폐지로 인한 환매권 발생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지만 공익사업의 변경으로 인한 환매권 발생과 관련해서는 다소의 논란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이와 관련된 법제처의 유권해석(안건번호 07-0469, 2008.5.1)을 하나 소개하고 이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간략히 밝히고자 한다.

유권해석의 대상이 된 사안은 당초 「학교시설사업 촉진법」에 따라 학교용지로 사용하기 위해 2004년 5월 14일 협의 취득한 토지가 2006년 6월 26일 「국민임대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에 따라 국민임대주택단지예정지구로 편입됐으나, 2007년 1월 4일 같은 법 제11조에 따른 국민임대주택단지조성사업 실시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해당 학교용지를 국민임대주택단지 안의 학교용지로 계속 사용하기로 결정된 경우 그 학교용지가 토지보상법 제91조제1항에 따른 환매권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였는데, 법제처는 이 경우 환매권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고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사안에서 ‘해당 사업’은 「학교시설사업 촉진법」에 따른 학교시설사업인바, 학교시설사업을 위해 협의 취득한 토지를 아무런 이용 없이 방치해 오다가 그 토지가 「국민임대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국민임대주택단지 예정지구에 편입돼 국토해양부장관이 국민임대주택단지조성사업 실시계획을 승인·고시했다면 당초의 「학교시설사업 촉진법」에 따른 학교시설사업은 폐지되고 「국민임대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국민임대주택단지조성사업으로 변경됐다 할 것이다. 이 경우 그 사업은 토지보상법 제4조제1호 내지 제4호에 규정된 다른 공익사업에 해당되지 아니해 같은 법 제91조제6항에 의해 환매권 행사가 제한되는 사항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

또한 당초의 학교용지를 존치시설로 결정하고 학교를 건설하기로 결정됐다고 하더라도 이는 「국민임대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국민임대주택단지조성사업 실시계획 승인의 효과이지 「학교시설사업 촉진법」에 따른 학교시설사업이 계속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효력을 부여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만약 당초의 「학교시설사업 촉진법」에 따른 학교시설사업 시행계획 승인의 법적 효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당 학교용지를 국민임대주택단지조성사업의 대상에서 제외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법제처의 유권해석은 토지소유자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법리적으로 타당한 것인지는 다소 의문이다. 우선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사업시행자가 해당 학교용지를 국민임대주택단지 예정지구에서 제척하기만 하면 환매권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므로 환매권 인정의 실익이 별로 없다.

또한 법제처 유권해석은 국민임대주택단지조성사업 실시계획이 승인·고시되면 당초의 학교시설사업은 당연 폐지된다고 하지만 이에 관한 명시적 규정은 어느 법률에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학교시설사업 촉진법」에 따른 학교시설사업 시행계획 승인과 동시에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학교로 도시계획시설 결정이 의제되고 이는 「국민임대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상 실시계획 승인 고시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과 해당 토지의 취득목적인 학교의 설치라는 공익성은 변함이 없다는 점에서 ‘취득한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 없게 된 경우’로 보는 것은 그 실질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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