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주택법에서 전매행위 제한규정을 부활시키기 전 종전의 주택건설촉진법(이하 “주촉법”)에서도 전매금지 규정이 존재했던 적이 있으며, 이 당시 대법원은 전매제한기간 내에 체결된 국민주택 전매계약의 사법상 효력은 유효한 것으로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행 주택법 제41조의2의 규정을 위반한 전매행위의 사법상 효력도 무효가 아니라고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지만 필자는 이러한 입법부나 사법부의 태도에 반대 입장에 있으므로 이에 대해 간략히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종전 대법원 판결의 요지는 “주촉법 규정 자체가 전매제한기간 내의 전매행위를 일체 불허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경우에는 전매를 허용하고 있고 이러한 제한규정을 단속규정으로 볼 때 전매제한기간 내에 한해 전매수인이 당초의 수분양자와 사이에 이루어진 전매제한기간 내의 전매의 법률상 효과를 사업주체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이지 사업주체가 이를 사유로 분양계약상의 규정에 따라 계약을 해제하거나 같은 법 소정의 환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매제한기간이 경과된 후까지 사업주체에 대해 전매로 인한 법률관계를 주장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전매행위가 전매제한기간 내에 이루어지더라도 그 후에 전매제한기간이 경과된 경우 전매수인과 당초 수분양자와 사이에 효력이 발생한 전매의 법률관계를 사업주체에게 주장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행 주택법 하에서도 수분양자가 생업상의 사정 등으로 전매가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전매가 허용되고 전매가 이루어진 경우 사업주체가 이미 납부된 입주금에 대해 이자를 합산한 금액을 전매수인에게 지급한 때에 사업주체가 당해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를 취득한 것으로 보는 규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종전 대법원 판례의 법률적 판단의 기초는 변함이 없다고 할 것이고 이에 터 잡아 현행 주택법 하에서도 대법원 판례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주택법 규정 중 일부 전매허용 규정이 있기 때문에 전매의 사법상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는 점은 타당성이 없다. 왜냐하면 전매제한 규정 역시 헌법상 재산권 보장에 관한 조문과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고 이에 따라 특별한 경우 전매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예외가 있다고 해 바로 전매행위제한을 위반한 행위의 사법상 효력은 유효하다고 결론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이와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지만 현행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토지거래계약허가구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토지거래계약도 무조건 사법상 계약이 무효인 것이 아니라 행정청의 허가를 얻으면 소급적으로 유효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대법원이 사법상 효력이 유효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근거는 주택법에서 사업주체가 전매제한 기간 내에 전매계약을 체결한 전매수인에게 입주금 등을 지급한 때에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를 취득한 것으로 본다는 규정일 것이다.

 

동 규정은 부동산 시장에서 전매행위 제한규정을 위반해 이루어지는 전매계약이 매우 빈번하다는 점에서 위법한 전매행위의 사법상 효력을 무효로 하는 규정을 명시하기가 두려워 마련한 조문일 것이지만 사실상 사업주체가 동 규정을 활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입법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필자가 파악하기로는 동 규정을 활용해 전매행위에 제재를 가한 사례는 전무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사업주체와 수분양자 간의 분양계약과 수분양자와 전매수인간의 전매계약의 사법상 효력을 인정하면서 사업주체가 일방적으로 입주금 등을 지급함과 동시에 전매수인에게 소유권변동을 초래하는 형성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결국 입법자는 전매행위 제한규정에 위반한 자 중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 또는 주택을 전매하거나 이의 전매를 알선한 자만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전매행위를 억제하고자 하지만 이의 실효성에도 상당한 의문이 있다. 사업주체나 법원 모두 전매행위를 인지하더라도 형사고발에 소극적일 뿐만 아니라 실제 부과되는 형량 역시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 대법원은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등에 규정된 한도를 초과하는 부동산 중개수수료 약정은 법률에 무효로 한다는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법상 효력을 부인하고 있다.

 

위 규정에 위반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현행 주택법상 전매행위 제한규정은 공법적으로 강한 불법성을 인정하면서 강력한 통제장치를 갖춘 듯 보일 뿐 부동산 시장에서의 실효성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매행위 제한규정에 위반한 경우 그 효력을 무효로 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