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과 행위제한
2011년 1월 4일자 도시개발신문 제9면에 게재된 ‘서울시, 진척 없는 정비예정구역 해제한다’라는 기사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0 서울시 정비기본계획’상 사업추진이 미진하거나 진척이 없는 정비예정구역을 대거 해제하고 이를 휴먼타운으로 개발할 것을 검토 중에 있으며, 이 같은 서울시의 방침은 주민들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되면 토지거래허가와 건축제한 등의 행위제한을 받게 돼 주택의 개보수는 물론 매매도 힘들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된다고 해서 건축제한 등의 행위제한이 바로 작동되는 것이 아니므로 현행 도시정비법상 행위제한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필자의 의견도 간략히 밝히고자 한다.
원래 도시정비법이 제정될 당시 행위제한에 대해서는 ‘정비구역의 지정고시가 있은 날부터 당해 정비구역 안에는 정비계획의 내용에 적합하지 아니한 건축물 또는 공작물을 설치할 수 없다. 다만, 시장·군수가 정비사업의 시행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여 허가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도시정비법 제5조)’라고 규정해 건축물 또는 공작물의 설치만을 금지했는데, 2005년 12월 7일 토지이용규제기본법의 제정으로 해당 조문이 개정돼 토지의 형질변경, 토석의 채취, 토지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 죽목의 벌채 및 식재 행위도 시장·군수의 허가대상으로 확대됐다(도시정비법 제5조제1항).
이에 관한 내용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정비구역 안에서는 ① 건축물(가설건축물을 포함)의 건축, 대수선(다만, 대수선은 2009년 8월 11일 도시정비법 시행령 개정으로 삭제됐다) 또는 용도변경 ② 인공을 가해 제작한 시설물(건축물 제외)의 설치 ③ 절토·성토·정지·포장 등의 방법으로 토지의 형상을 변경하는 행위, 토지의 굴착 또는 공유수면의 매립 ④ 흙·모래·자갈·바위 등의 토석을 채취하는 행위(토지의 형질변경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제외) ⑤ 토지분할 ⑥ 이동이 용이하지 아니한 물건을 1월 이상 쌓아놓는 행위 ⑦ 죽목의 벌채 및 식재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며(도시정비법 시행령 제13조의4제1항), ① 재해복구 또는 재난수습에 필요한 응급조치를 위해 하는 행위 ② 농림수산물의 생산에 직접 이용되는 것으로서 국토부령으로 정하는 간이공작물의 설치 ③ 경작을 위한 토지의 형질변경 ④ 정비구역의 개발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고 자연경관을 손상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의 토석의 채취 ⑤ 정비구역 안에 존치하기로 결정된 대지 안에서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 ⑥ 관상용 죽목의 임시식재(경작지에서의 임시식재를 제외)와 같은 행위는 시장·군수의 허가가 없더라도 할 수 있다(법 제5조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의4제3항).
하지만 도시정비법상 행위제한에 관한 조문은 토지이용규제기본법 제정 과정에서 개발사업지구 안의 행위제한에 관한 조문을 통일적으로 규정하기 위해 종전 국민임대주택건설등에관한특별조치법, 도시개발법,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종전 유통단지개발촉진법 및 택지개발촉진법상의 행위제한에 관한 조문과 동시에 같은 내용으로 개정된 것이지만(토지이용규제기본법 부칙 제6조제2항부터 제7항까지 참조), 주로 건축물이 밀집한 정비구역 안에서 관리처분계획방식으로 이뤄지는 정비사업과 미개발지를 전면 수용방식으로 개발하는 그 밖의 개발사업의 사업성격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다소 간과된 측면이 있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도시정비법 시행령의 개정으로 다른 개발사업과 달리 ‘건축물의 대수선’이 행위제한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만 보아도 명백하다.
한편, 도시정비법은 건축물의 건축 및 토지분할이 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는 조합원의 수를 증가케 하는 소위 ‘알박기’의 전형적인 형태로 보고 2009년 2월 6일자 개정을 통해 해당 행위제한의 기준시점을 정비구역 지정·고시일보다 앞당겼는바, 국토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는 비경제적인 건축행위 및 투기 수요의 유입 방지를 위해 기본계획을 공람 중인 정비예정구역 또는 정비계획을 수립 중인 지역에 대해 3년 이내의 기간(1회에 한해 1년의 범위 안에서 연장할 수 있다)을 정해 건축물의 건축 및 토지의 분할을 제한할 수 있다(도시정비법 제5조제7항).
결국 도시정비법을 요약하면 정비구역이 지정·고시되면 건축물의 건축 및 토지의 분할뿐만 아니라 다른 행위제한도 법률의 규정에 따라 무조건 작동되는 것이지만, 정비예정구역의 경우 자동적으로 건축물의 건축 및 토지의 분할이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행정청이 제한지역·제한사유·제한대상행위 및 제한기간을 미리 고시해야 하며, 기본계획을 공람 중인 정비예정구역부터 이러한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