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시설관련 무상귀속과 원시취득
정부의 “조상 땅 찾아주기” 서비스 제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가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한 토지에 대해 자신의 조상이 토지소유자였음을 입증해 국가나 국가로부터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 및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소송을 제기해 재산권을 회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법적 분쟁을 하나 소개하고 이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간략히 밝히기로 한다.
법적 분쟁 사안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어떤 공공기관이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면서 부대사업으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에 의한 도시계획시설(도로)을 확장했는데, 확장 전 도로에 편입되어 있던 한 필지(A)의 토지 소유자는 국가(1996년 소유권보존등기, 관리청 : 건설교통부)였고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시행자인 공공기관은 이 토지를 국토계획법 제99조에 따라 무상귀속 받기로 협의가 완료됐다. 그 후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시행자인 공공기관은 해당 도로의 확장·포장공사를 완료한 후 해당 토지를 포함한 전체 도로부지를 해당 관리청인 OO시에 무상귀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할 예정이었는데, 갑(甲)이라는 사람이 A토지의 토지조사부에 기재돼 있던 사람이 자신의 조부였음을 주장하면서 국가를 상대로 원인무효에 의한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등기와 이에 터 잡은 시행자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현행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2.1.21. 선고 91다6399 판결)에 따르면 “1950년 12월 1일부터 시행된 지적법(법률 제165호) 및 그 시행령에는 멸실된 지적공부의 복구에 관해 규정한 바 없었고, 1975년 12월 31일부터 시행됐던 지적법(법률 제2801호로 전면 개정) 제13조에 근거한 같은 법 시행령 제10조는 지적공부를 복구할 때는 소관청은 멸실 당시의 지적공부와 가장 부합된다고 인정되는 자료에 의해 토지표시에 관한 사항을 복구 등록하되 소유자에 관한 사항은 부동산등기부나 확정판결에 의하지 않고서는 복구 등록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그 부칙 제6조는 이 영 시행 당시 지적공부 중 토지표시에 관한 사항은 복구되고 소유자는 복구되지 아니한 것(소관청이 임의로 소유자표시를 한 것을 포함한다)에 대하여는 제10조의 규정을 적용한다고 각 규정했으므로 이와 같이 복구된 토지대장에 소유자 이름이 기재돼 있다 하더라도 이를 복구된 토지대장이라고 할 수 없고 그와 같이 복구된 토지대장에 권리추정력을 인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갑이 토지조사부에 기재된 소유자가 자신의 선대임을 입증하면 갑의 청구가 받아들여질 개연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A토지는 이미 도시계획시설(도로) 변경결정, 실시계획인가와 준공검사를 거쳐 관리청인 OO시에 인계되어 일반 국민의 이용에 제공되고 있고 국토계획법 제99조 및 제65조에 따르면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시행자가 행정청(해당 시행자는 행정청은 아니지만 해당 공공기관의 설립 근거 법률에 따라 행정청으로 의제된다)인 경우 준공검사를 마친 때에는 해당 시설의 관리청에 공공시설의 종류와 토지의 세목을 통지해야 하며, 이 경우 공공시설은 그 통지한 날에 해당 시설을 관리할 관리청과 시행자에게 각각 귀속된 것으로 보도록 규정돼 있다.
이와 관련, 무상귀속과 관련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9.6.11. 선고 2007다36209 판결)에서는 “산업단지개발사업의 실시계획승인 당시의 종래의 공공시설에 해당하는 도로, 구거 등은 사업시행자에게 무상 귀속되고, 이는 그 사업 준공 시점에서의 법률의 규정에 의한 물권변동으로서 사업시행자는 종래의 공공시설을 원시취득하게 된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따라서 위 사안에서 A토지는 도시계획시설사업 준공 시점에 시행자인 공공기관에게 무상 귀속되고 같은 시점에 관리청인 OO시에 또한 무상 귀속됐다고 할 것인데 이는 원시취득에 해당해 설령 갑이 토지조사부상 토지 소유자의 적법한 상속인으로서 A토지의 진정한 소유자라 하더라도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시행자인 공공기관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한편 국가로서는 A 토지를 주요 도로로서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선의이고 과실 없이 점유해 오다가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으므로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됐음을 주장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나, 국가가 자신의 부담이나 기부의 채납 등 국유재산법 등에 의한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밟거나 소유자의 사용승낙을 받는 등 토지를 점유할 수 있는 일정한 권원 없이 사유 토지를 도로에 편입시킨 경우 자주점유의 추정은 깨어지는 것(대법원 2001.3.17. 선고 2000다64472 참조)이므로 이 또한 다투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갑으로서는 국가가 현재 A토지의 소유자라면 소유권보존등기 말소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옳지만 A토지가 무상귀속을 원인으로 제3자에게 소유권 이전된 경우에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을 선택하는 것이 더 현명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