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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위 설립시기 정비구역 지정 이후에 동의서 징구기간도 법으로 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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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30 도시정비법 제정을 통해 새로이 도입된 조문 중의 하나가 조합설립추진위원회에 관한 것으로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조합의 전(前) 단계로써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데 동의한 토지등소유자 1/10의 이상의 추진위원으로 구성되는 단체이다. 물론 도시정비법 제정 이전에도 정비사업조합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현실적으로 존재했으며, 재개발추진위원회·재건축추진위원회 등으로 부르는 것이 통례였다.

그러나 종전 「도시재개발법」이나 「주택건설촉진법」상 추진위원회 구성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어 하나의 정비구역 안에 여러 개의 추진위원회가 난립하고, 각 추진위원회마다 사적 계약의 방식으로 시공사나 컨설팅회사를 선정해 활동하는 등의 많은 문제점을 낳았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정비법에 조합설립추진위원회에 관한 규정을 명시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둘러싼 법률적·사회적 여러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바, 아래에서 이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간략히 피력하고자 한다.  

우선 강조하고 싶은 점은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의 법적 성격에 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비사업은 도시계획사업의 하나로써 공익사업에 해당하는바, 정비조합은 이러한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공행정주체로서 정비사업을 자신의 책임 하에 주도적으로 시행하는 법인이다.

다만, 도시정비법은 국토계획법상 도시계획시설사업의 경우와 달리 별도의 시행자 지정처분 절차를 두지 않고, 정비사업조합 설립인가절차를 통해 시행자로서의 법적 지위를 당연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결국 정비조합설립인가는 정비구역 안의 토지등소유자가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정비조합을 설립하고 이에 대한 행정청의 인가라는 보충적 행위를 통해 사법상의 정비조합의 설립행위를 완성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정청으로부터 정비사업의 시행자라는 공행정주체로서의 실체를 인정받는 것이라는 점이 더욱 강조돼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정비조합이라는 공행정주체를 만드는 전(前) 단계에 해당하는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의 설립승인 역시 공법적 관점에서 파악되고 통제돼야 하는바,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정비구역 안 토지등소유자가 임의로 설립하는 사법상 단체가 아니라 도시정비법이라는 강력한 공법적 규율 하에 공행정주체로서의 정비조합을 만들어 내기 위한 비법인 공공단체의 성격을 갖는 것이다.

따라서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토지등소유자가 자신이 원하는 시점에 임의대로 구성하거나 해산하도록 사적 자치의 영역에 방기돼서는 안 되고 그 구성 및 활동 등에 강한 공법적 통제가 작동돼야 한다.

한편 도시정비법이 예상하는 가장 전형적인 형태의 사업추진절차는 행정청이 정비계획을 수립해 정비구역을 지정한 후에 추진위원회의 설립승인, 정비조합의 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등의 단계로 나아가는 것인데, 실무에서는  정비기본계획상에서 정비예정구역이 지정된 이후에 추진위원회의 설립승인을 인정하고 추진위원회가 정비구역 지정제안을 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실무에서 추진위원회의 조기설립을 인정하는 이유는 정비사업이 공익사업이기는 하지만 토지등소유자의 개발이익을 위한 사적 개발사업이라는 또 다른 측면에 보다 비중을 두고 정비계획 수립비용을 해당 정비사업의 시행자이면서 수혜자인 토지등소유자에게 부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비계획 수립비용을 추진위원회가 부담함에 따라 추진위원회는 토지등소유자에게 그 비용을 직접 갹출하기보다 컨설팅업체로부터의 자금 대여 등을 통해 손쉽게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이에 따라 일부 추진위원과 컨설팅업체와의 유착관계가 파생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추진위원회의 설립시기를 정비구역 지정 이후로 한정하는 것이 입법론적으로 타당하다할 것이나, 제도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정비사업 위축 가능성에 대비해 정비기본계획에서 정비예정구역 지정과 추진위원회의 설립가능시기를 함께 명시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추진위원회가 설립되기 위해서는 정비구역 안 토지등소유자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또 다시 추진위원회 설립 준비모임 등의 단체가 구성되고 컨설팅 업체를 선정해 동의서를 걷는 탈법행위가 빈발하고 있으므로 추진위원회 설립준비행위 착수를 규율하는 법률 규정도 새로이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토지등소유자 5인 이상이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설립준비행위에 착수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시장·군수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시장·군수는 신고한 토지등소유자에 대한 결격사유를 확인한 후 6월 또는 1년 이상 동의서를 걷는 기간 등을 허용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도시정비법을 개정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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