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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권자, 진짜 조합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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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비법은 주거환경개선사업·주택재개발사업 또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에는 정비구역 안에 소재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 또는 그 지상권자(地上權者)를 토지등소유자라고 정의하고, 토지등소유자로 구성되는 조합이 사업시행자가 돼 해당 정비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상권’ 일본의 ‘차지권’과 비슷 입법오류로 판단돼
 
그런데 민법상 지상권은 타인의 토지에 건물 기타 공작물이나 수목을 소유하기 위해 그 토지를 사용하는 용익물권의 일종으로, 건축물 소유 목적의 지상권자는 결국 건축물의 소유자에 해당하므로(다만, 이론적으로 건축물이 준공 전 단계인 경우에는 건축물의 소유자가 아닌 건축물 소유 목적의 지상권자만이 존재할 수 있다) 도시정비법상 지상권자는 단지 공작물이나 수목을 소유하기 위한 목적의 지상권자만이 남게 된다.

이런 사실은 건설교통부장관이 고시한 정비조합설립추진위원회 운영규정에도 반영돼 있는데, 별지 ① 정비조합설립추진위원회 설립동의서 양식을 살펴보면 ② 소유권 현황 중 권리내역에 기재할 사항으로 지상권을 명시하면서 ‘건축물 외의 수목 또는 공작물의 소유목적’만으로 한정하고 있다. 결국 도시정비법상 지상권자는 건축물 외의 수목 또는 공작물 소유목적의 지상권자에 불과하므로 정비사업 시행결과 분양예정인 건축물 및 대지의 분양대상자가 될 수 없고, 이런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관리처분의 기준에서 정비구역 안의 지상권자를 제외한 토지등소유자에게만 분양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도시정비법 시행령 제52조제1항제3호 참조).

그러면 관리처분계획에서 완전히 배제될 수밖에 없는 수목 또는 공작물 소유목적의 지상권자가 왜 토지등소유자에 포함되고 조합원이 돼야 하는가? 수목 또는 공작물 소유목적의 지상권자를 보호해야 할 특별한 공익상의 목적이 존재한다면 지상권자를 토지등소유자에 포함하는 것이 옳지만 필자는 이에 관한 명확한 이론적 근거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으며, 노후·불량한 건축물이 밀집된 정비구역 안에서 수목 또는 공작물 소유목적의 지상권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정 역시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도시정비법상 토지등소유자에 지상권자가 포함된 것은 정치한 법 이론적 검토의 결과가 아니라 과거의 법률내용을 큰 의문 없이 그대로 답습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즉 종전 도시재개발법은 1976.12.31 제정 당시부터 재개발구역 안의 토지등의 소유자와 지상권자가 조합원이 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고, 도시정비법은 이를 그대로 답습해 입법하되 용어의 정의에서 지상권자가 토지등소유자에 당연 포함되는 것으로 규정한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왜 종전 도시재개발법은 지상권자를 조합원에 포함했을까? 그 해답은 일본 도시재개발법 규정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우리나라 입법수준은 독자적인 입법이 곤란해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고자 하는 경우, 일본의 관련 법률을 토대로 일부 내용을 수정·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일본 도시재개발법은 토지소유자 및 차지차가법(借地借家法)상의 차지권자(借地權者)를 조합원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일본의 차지권은 우리나라에는 없는 개념이며, 일본 차지차가법에 따르면 차지권자란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지상권자 및 임차권을 가지는 자를 말한다. 따라서 원래 일본법이 의도한 차지권자란 장기간 건물을 소유하기 위해 토지를 사용·수익하는 물권자로서 지위를 가지는 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우리나라 입법과정에서 이런 차이점을 간과하고 이를 지상권자로 규정한 것이다. 이로 인해 수목 또는 공작물을 소유하기 위해 또는 담보목적으로 설정된 지상권자까지 인정되는 것처럼 잘못 운용돼 온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현행 도시정비법상 건축물 소유자가 사실상 일본 도시재개발법상의 차지권자와 동일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지상권자를 토지등소유자로 규정한 것은 입법상의 오류로 판단되므로 향후 이를 개정하는 방향으로 심도 있는 법률적 검토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이와 관련해 도시개발법의 경우 2007.4.11 법률 개정을 통해 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 있어 도시개발조합의 조합원에 포함돼 있던 지상권자를 삭제하고, 도시개발구역 지정 제안 시에만 지상권자를 포함한 토지면적의 2/3 이상에 해당하는 토지소유자의 동의를 얻도록 변경됐다는 점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도시개발법은 지상권자가 일본의 차지권자에서 유래된 것으로 사실상 건축물의 소유자를 의미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상권자를 무조건 조합원에서 배제함으로써 건축물 소유자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률적 보완장치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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