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호에서 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토지부담률에 관한 규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으며, 이번 호에서도 계속해 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 관한 문제점 중 하나를 살펴보고자 한다.
현행 도시개발법은 환지설계에 있어 평가식을 원칙으로 하되 면적식 및 절충식 중에서 적합한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도시개발법 시행규칙 제20조의3 제2항), 평가식은 도시개발사업 시행 전·후의 토지의 평가가액에 비례해 환지를 결정하는 방법이어서 시행 전·후의 토지 평가방법과 절차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이와 관련해 도시개발법은 시행자가 환지방식이 적용되는 도시개발구역 안에 있는 조성토지 등의 가격을 평가하고자 할 때는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되, 그에 앞서 부동산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에 의한 감정평가업자로 하여금 평가하게 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토지평가협의회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해 필요한 사항은 규약·정관 또는 시행규정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도시개발법 제27조 제3항 및 제4항).
그러나 평가식 환지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가 종전·종후 자산 평가액의 적정성·신뢰성 확보인데, 감정평가에 있어 가장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감정평가업자가 평가한 가액을 기초로 도시개발조합 등 시행자가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를 거쳐 종후 자산의 평가액을 독자적으로 조정·결정할 수 있도록 인정하고, 더 나아가 토지평가협의회의 구성 및 운영 등을 자체 규약 등으로 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현행 도시개발법 규정을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환지계획, 환지처분 및 청산금 부과처분의 기초가 되는 종전자산뿐만 아니라 종후자산의 평가액 역시 감정평가업자의 평가액을 그래도 인정하도록 개정함으로써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라는 불필요한 절차를 생략할 필요가 있다. 다만, 체비지 매각 가격은 감정평가액을 기초로 감정평가액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매각하더라도 조합원들에게 불리한 것이 아니므로 시행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되, 토지평가협의회의 구성 및 운영 여부는 시행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행 도시정비법 역시 주택재개발사업의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분양대상자별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사업시행인가 고시가 있은 날을 기준으로 하는 가격은 시장·군수가 추천하는 감정평가업자 2인 이상이 평가한 금액을 산술 평균해 산정하도록 하면서, 분양대상자별 분양예정인 대지 또는 건축물의 추산액은 시·도의 조례가 정하는 바에 의해 산정하되, 시장·군수가 추천하는 2인 이상의 감정평가업자의 감정평가 의견을 참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도시정비법 제48조 제5항).
한편 이러한 도시정비법의 위임에 따라 서울특별시 도시정비조례에서는 주택재개발사업의 분양예정인 대지 또는 건축물의 추산액 산정방법을 감정평가업자 2인 이상이 평가한 금액을 산술평균한 금액으로 하되, 국민주택기금을 지원 받는 공동주택은 국민주택기금운용 및 관리규정에 의하고, 그 외의 공동주택은 사업시행자가 제시한 원가(대지비·건축비 및 그 밖에 사업시행에 소요된 제반 비용을 말함) 산출근거에 따라 2인 이상의 감정평가업자가 평가한 감정평가액을 산술평균한 금액으로 산정하도록 한다. 이 경우 구청장이 추천한 2인 이상의 감정평가업자의 의견을 참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동 조례 제25조 제1항).
원래 도시정비법상 관리처분계획은 종전 토지구획정리사업법상 평가식 환지설계의 기법을 그대로 차용해 발전된 제도인데, 현행 도시정비법은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는 경우,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가격과 분양예정인 대지 또는 건축물의 추산액 모두 감정평가업자의 평가금액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현행 도시개발법상 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 있어 도시개발사업으로 조성되는 토지 등의 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에 반드시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를 거쳐야 할 논리적 정당성이 있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아울러 국토부 도시개발업무지침에서도 조성토지 등의 공급가격은 감정평가법인 또는 감정평가사가 평가한 가격을 기준으로 결정하되, 환지방식의 경우에는 감정평가법인 또는 2 이상의 감정평가사가 감정평가한 가격의 산술 평균한 가격을 기준으로 정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동 지침 5-4-1) 토지평가협의회의 심의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지 않고 있음도 아울러 밝혀두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