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지분 쪼개기 광풍’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각종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원래 지분이란 공동소유의 경우에 사용하는 용어이지만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지분 쪼개기란 공동소유의 형태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고 통상의 경우 소유자 한 명이 아파트 한 채를 공급받은 수 있는 부동산을 여러 명의 소유자 명의로 하여 각각 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모든 법률적, 사실적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넓은 면적의 토지를 수개로 분필하여 소유권을 양도하는 경우, 한 명이 소유한 한 필지의 토지의 지분을 양도함으로써 수인이 공유하는 경우, 동일인 소유의 토지와 건축물 중 하나를 양도하는 경우, 하나의 건축물을 분할하거나 공동소유 하는 경우 및 기존 단독 또는 다가구주택을 다세대주택으로 전환하는 경우 등의 전통적인 방법 이외에 단독주택 등을 헐고 다세대주택을 건설하거나 오피스텔 등 상업·업무시설을 건설한 후 사실상 주거용으로 불법 용도변경 하는 경우 등을 말하는 것으로 보통 주택재개발사업에서 문제가 된다.
그런데 이러한 지분 쪼개기와 관련하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정비구역 지정·고시 이후에 이루어지는 건축물의 건축, 토지의 분할 등만 시장·군수의 허가대상으로 함으로써 정비예정구역 단계 또는 정비예정구역 지정이 예상되는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지분 쪼개기에 대하여는 전혀 규율하고 있지 않다.
다만, 서울특별시 등 대다수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에서는 한 필지의 토지를 수개의 필지로 분할한 경우 등 전통적인 지분 쪼개기 방법에 대하여 수인의 분양신청자를 1인의 분양신청자로 보는 규정 등을 마련함으로써 이에 대처하고 있으나 신종 지분 쪼개기에 대한 규정은 없는 상태이다.
결국 요즈음 논의되는 지분 쪼개기란 전통적 의미의 지분 쪼개기가 아닌 신종 지분 쪼개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와 관련하여 서울특별시는 기존 단독주택 등을 헐고 비 주거용 건축물을 건축한 후 불법으로 용도변경 하여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에 따르더라도 아파트 분양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며, 기존 단독주택 등을 헐고 다세대주택을 신축하는 경우에는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를 개정하여 오는 7월말부터는 다세대주택 면적이 재개발 분양 아파트의 최소 주거면적(전용면적 기준) 미만일 경우 입주권 대신 현금으로 청산하도록 의무화하고, 동 조례 시행 전까지의 건축허가 신청분에 대하여는 건축심의를 통하여 투기성 목적의 다세대주택 신축행위를 규제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서울시의 입장 표명에 대하여 시장과 언론은 올 7월말까지는 지분 쪼개기가 가능하다고 보도함으로써 오히려 신종 지분 쪼개기를 조장하고 있다.
이러한 일부 언론의 보도태도는 우리 사회가 건축허가를 건축법상의 건축허가만으로 이해하고 행정청은 건축허가 신청이 건축법령이 정하는 건축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한 반드시 건축허가를 내주어야 한다는 입장(기속행위)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건설행정법 체계를 종합적인 관점에서 세밀하게 살펴보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이라 한다)상 용도지역·지구제도는 한 필지 위에 건축되어질 건축물의 추상적인 건축허용성만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건축 허용성에 대한 판단은 도시계획시설 결정 또는 개발행위허가(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는 건축물의 건축 외에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토석의 채취, 토지분할 등을 포함한다)라는 절차를 통하여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으며, 건축법상의 건축허가는 이러한 구체적인 건축허용성 위에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 방화·피난 등의 기술적 설비 기준의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이다.
따라서 토지의 합리적인 이용관계를 목적으로 도시계획적 고려 하에 이루어지는 개발행위허가는 그 성질상 재량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며 건축물의 안전 확보라는 목적 하에 이루어지는 건축법상 건축허가는 그 성질상 기속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다만, 현행 건축법은 절차의 간소화라는 측면에서 건축법상 건축허가를 받은 경우 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로서의 건축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일반 국민이나 법원 역시 재량행위로서의 국토계획법상 건축허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법리에 따라 행정청으로서는 정비예정구역이거나 정비예정구역 지정이 명확히 예상되는 지역 안에서 이루어지는 다세대주택 건축허가 신청에 대하여는 무조건 건축허가를 내주어서는 곤란하고 해당 지역의 현재 또는 장래의 도시계획과 토지의 합리적 이용 등의 관점에서 그 허용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행정청이 재량권을 남용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공익과 사익을 비교·교량하지 않거나 공익적 관점에서의 재량권 행사를 포기하는 것도 국민에 대한 공복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