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최근 어느 신문에서 어떤 저명한 변호사님이 쓰신 칼럼을 읽다가 낯선 법률용어를 하나 발견했는데 그것은 현금청산소송이라는 것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 분이 쓰신 현금청산소송이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상 토지등소유자가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한 자, 분양신청을 철회한 자 또는 인가된 관리처분계획에 의하여 분양대상에서 제외된 자인 경우에 사업시행자가 해당 토지등소유자의 토지 또는 건축물 또는 그 밖의 권리에 대하여 현금으로 청산하여야 한다는 규정(동법 제47조)에 근거하여 해당 토지등소유자가 현금청산을 거부할 경우 사업시행자가 민사소송의 형태로 현금청산금 지급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에 응할 것을 청구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한편 그 분이 쓰신 2007년 6월 칼럼에서는 “현행법상 그 규정이 명백하지는 않지만 분양신청을 하지 않았을 경우 주택재개발사업과 도시환경정비사업은 토지수용 절차를, 주택재건축사업은 현금청산절차를 거쳐서 보상금 또는 청산금을 주고 그 소유권을 조합이 이전해 오는 절차를 거치게 되는 것”이라는 입장이었지만 2008년 3월 칼럼에서는 특별한 이유 설명 없이 종전 입장을 바꾸어 “현재 일반적으로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한 자, 분양신청을 철회한 자 및 인가된 관리처분계획에 의하여 분양대상에서 제외된 자에 대하여 주택재건축사업은 현금청산으로, 나머지 정비사업은 토지수용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일부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도시정비법 제47조는 주택재건축사업에 한하여 적용되는 조문이 되게 되는데, 과연 이러한 해석이 맞는지에 대하여는 의문이라고 할 것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필자는 도시정비법 제47조가 주택재건축사업뿐만 아니라 주택재개발사업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조문으로 보지만 도시정비법 제47조의 규정에 터 잡은 이른 바 현금청산소송은 인정되기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아래에서 이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간략히 밝히고자 한다.
우선 현금청산에 관한 도시정비법 규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업시행자는 토지등소유자가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한 자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해당하게 된 날부터 150일 이내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토지·건축물 또는 그 밖의 권리에 대하여 현금으로 청산하여야 한다(동법 제47조)라고 규정되어 있으며, 동법 시행령 제48조에서는 사업시행자가 토지등소유자의 토지·건축물 그 밖의 권리에 대하여 현금으로 청산하는 경우 청산금액은 사업시행자와 토지등소유자가 협의하여 산정하되 이 경우 시장·군수가 추천하는 감정평가업자 2인 이상이 평가한 금액을 산술평균하여 산정한 금액을 기준으로 협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도시정비법은 현금청산과 관련하여 사업시행자와 토지등소유자가 서로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협의성립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의 법적 절차에 대하여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반면 주택재개발사업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에는 도시정비법 제38조의 규정이 적용되어 사업시행자는 정비구역 안에서 정비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토지·물건 또는 그 밖의 권리를 수용 또는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따라서 사업시행자로서는 수용재결이라는 행정처분을 통하여 소유권을 원시취득하는 제도가 명백하게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법문구상 명백하지도 않은 현금청산소송이라는 별도의 제도를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만일 그 변호사님이 언급한 현금청산소송제도를 인정하게 되면 하나의 법적 사실관계에 수용재결이라는 행정처분과 이에 대한 불복절차로서의 행정소송을 인정하는 것 외에 별도의 민사소송이 양립하여 존재함으로써 사업시행자가 그 둘 중 유리한 제도를 선택하여 토지등소유자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며, 도시계획사업으로서의 주택재개발사업과 관련된 공법관계를 민사적 쟁송의 형태로 끌고 가는 것 역시 법률 해석론상 온당치 못한 것이다. 아울러 민사소송의 경우 3심에 이르러서야 판결이 확정되기 때문에 사업시행자가 소유권을 확보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경과되어야 한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해석상의 혼란은 근본적으로는 도시정비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수용제도와 현금청산제도와의 관계를 정확하게 설정(물론 두 조문은 도시정비법 제정 이전 도시재개발법 시절부터 현행과 유사하게 규정되어 있었다)하지 못한 입법자 및 도시정비법을 담당하는 정부의 잘못이지만 이에 관한 법률 개정이 있기 전까지는 일응 현금청산에 관한 협의를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의한 사업인정 후 협의로 간주하고 수용절차를 진행하도록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향후에는 수용제도와 현금청산제도가 양립될 수 있는 것인지, 양립한다면 어떠한 관계로 설정되어야 하는지 진지한 연구·검토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