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도 어느 신문에 게재된 재개발법률 Q&A에 대하여 제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고자 한다. 그 글은 “분양미신청자의 권한”이라는 제목으로 어느 변호사님께서 쓰신 것인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정부의 재개발조합 표준정관 제11조제2항에서는 분양신청기간 내에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한 자는 조합원 자격이 상실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고 대부분의 재개발조합 역시 이러한 내용을 정관에 담고 있다. 또한 도시정비법 제19조제1항은 재개발사업에서는 토지등소유자이기만 하면 조합설립에 대한 동의여부를 불문하고 모두 조합원으로 보고 있다. 같은 법 제20조제1항제2호 및 제3호에서는 조합원의 자격ㆍ제명ㆍ탈퇴 및 교체를 정관으로 정할 수 있게 하였으므로 재개발사업에서 토지등소유자는 조합설립 시에 무조건 조합원으로 편입되었다가 분양신청기간 동안 신청을 하는 자만 그 조합원자격을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개최된 관리처분 총회에서 위와 같은 논리를 관철하여 분양미신청자에게 참석겧上?의결권을 부여하지 않은 채로 회의를 강행한다면 소송이 들어올 것이 뻔하고 이렇게 진행된 총회를 구청에서 인가하려 하지 않을 수 있는 등 상당한 위험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조합으로서는 사안에 따라 적절하게 대처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사업시행계획이 변경되고 변경인가를 받는다면 그에 따라 분양신청기간을 다시 부여해야 할 경우가 생기며 이때는 기존의 분양미신청자도 다시 분양신청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필자는 이 글을 읽으면서 법률 조항과 현실의 괴리에 따른 변호사님의 고뇌를 한편으로는 이해하면서 그 글의 모순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자는 조합원의 지위가 당연 상실된다고 하면서 조합원이 아닌 분양미신청자가 때로는 분양신청을 한 조합원과 같이 관리처분 총회에 참석하여 발언ㆍ의결 할 수 있다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 더 나아가 어떤 사정에 의하여 분양신청기간을 다시 부여해야 할 경우 기존의 분양미신청자도 다시 분양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하나, 기존의 분양 미 신청만으로 이미 조합원의 자격을 상실한 자가 다시 분양신청을 할 수 있는 지위를 당연히 얻게 된다는 결론 역시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러한 해석의 혼란은 어디에서 오는가?
당연히 “분양신청기간 내에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한 자는 조합원 자격이 상실된다.”는 재개발조합 표준정관 제11조제2항을 제정한 정부의 책임이지만 이는 조합원의 자격ㆍ제명ㆍ탈퇴 및 교체를 정관에 규정하도록 한 도시정비법 제20조제1항의 해석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도시정비법이 제정되기 전 종전 도시재개발법 하에서는 정관에 포함되어야 할 사항에 “조합원의 자격ㆍ제명ㆍ탈퇴 및 교체에 관한 사항”이 규정되어 있지 않았으나(도시재개발법 시행령 제21조제1항 참조) 재건축조합의 근거 법률인 주택건설촉진법 시행령 제42조제10항에서는 이를 조합 규약에 포함하여야 할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었는데 이는 재개발조합은 조합원 강제가입주의를, 재건축조합은 조합원 임의가입주의를 채택하는 것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정비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차이점에 대한 깊은 인식이 부족하여 “조합원의 자격ㆍ제명ㆍ탈퇴 및 교체에 관한 사항”을 모든 정비사업 조합의 정관에 기재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도시정비법 제20조제1항의 내용을 자세히 분석해보면 동 조항은 정비사업 조합의 정관이 포함하여야 할 사항을 규정하는 것이지 정비사업 조합에게 모든 사항에 대한 자율적 결정권을 부여한 것은 아니다. 원래 정비사업 조합은 도시정비법이라는 공법적 통제 하에 공행정주체로서의 지위를 부여받은 공법인이므로 일반적인 사법상의 사단법인과 달리 도시정비법이 정하는 내용에 따라 구성ㆍ운영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정비조합의 정관에 포함되어야 하는 사항들은 자세히 살펴보면 도시정비법이 정한 공법적 규율내용을 그대로 기재하여 조합원들의 이해를 도모하는 확인적 성격의 사항과 도시정비법령의 규정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합원들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형성적 성격의 사항이 혼재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정관에 포함된 사항이더라도 형성적 성격의 사항은 정상적인 정관변경의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효력을 갖는데 비하여 도시정비법령이 정한 사항을 그대로 반영하는 확인적 성격의 사항은 정관변경의 절차에 따르지 않더라도 당연히 변경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따라서 도시정비법 제19조제1항과 제20조제1항제2호 및 제3호의 관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가 매우 중요한 데 필자는 재개발사업의 경우 “조합원의 자격ㆍ제명ㆍ탈퇴 및 교체에 관한 사항”이 확인적 성격의 것이어서 재개발표준정관 제11조제2항의 규정은 향후 개정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