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건설업체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택조합사업과 임대주택사업 등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문지상에 보도되면서 일반 국민들 역시 새로운 투자수단으로서의 주택조합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행 주택조합사업은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의 확대라는 본래의 입법목적에서 벗어나 주택건설업체들이 이른 바 ‘땅 작업’을 통하여 확보한 주택건설용지 위에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시 말하면 주택법은 주택조합이 설립된 이후에 토지소유권을 확보하고 등록사업자와 공동으로 주택건설사업을 시행하는 것을 전형적인 형태(이론적으로 주택법은 주택조합이 단독시행자로서 등록사업자를 단순 시공자로 선정하는 형태도 예정하고 있다)로 상정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등록사업자가 사업을 기획하고 사업 부지를 사실상 매입한 후에 주택조합을 설립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재개발사업의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현실에서는 주택조합제도가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편법적으로 추진되고 이와 관련된 각종 법적 분쟁이 파생되고 있지만 정부는 이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개입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택법상 주택조합이 등록사업자와 마찬가지로 민간 사업주체이기 때문에 주택조합과 조합원 그리고 등록사업자 3자 간의 사법(私法)적 법률분쟁에 행정청이 적극 개입할 수 없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필자는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주택법상 주택조합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의견을 한두 가지 밝히고자 한다.
우선 주택법상 주택조합은 설립인가 당시 사업계획서상의 주택건설예정세대수의 2분의 1 이상의 조합원으로 구성하되, 조합원은 20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동법 시행령 제37조제3항). 2007.7.19 주택법 시행령이 개정되기 전에는 조합원이 20명 이상이 되면 설립인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설립인가의 요건이 매우 엄격해진 것이다. 하지만 주택건설예정세대수가 500세대라고 가정하면 설립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250명 이상의 조합원을 모집할 필요가 있는데, 이렇게 될 경우 주택조합 설립인가 전까지의 조합원 모집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주택조합 설립인가 전까지의 출자 조합원의 재산권 보호에 상당한 리스크가 존재하고 관할 행정청으로서도 주택조합으로부터 설립인가의 신청이 있기 전까지는 주택조합이라는 실체를 확인할 수도 없고 행정적 지도ㆍ감독권을 발동할 여지도 전혀 없다.
하지만 주택조합제도의 작동형식을 냉철히 분석해 보면 조합원들은 주택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조합장 등 임원과 공동사업주체로서의 등록사업자를 신뢰하여 주택건설자금을 제공하는 지위에 있고 조합장 등 임원은 자금을 모집하는 금융기관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법적으로 금융기관 설립에 많은 법적 제한을 강구하고 있는 것과 같이 조합원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주택조합 설립절차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5인 이상의 발기인이 주택조합의 설립을 위하여 조합원을 모집하고자 하는 경우 관할 행정청에 사전 신고하도록 하고, 주택조합의 조합원이 주택건설예정세대수의 2분의 1 이상에 도달하는 경우 설립인가를 받도록 보완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울러 주택조합 발기인 및 임원의 결격사유를 법률에 직접 규정할 필요도 있으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정비사업조합의 임원과 같이 주택조합의 발기인 및 임원도 공무원으로 의제하여 형사처벌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 주택법상 직장주택조합은 다수의 구성원이 주택을 마련하기 위하여 관할 행정청으로부터 설립인가를 받는 경우 외에도 국민주택을 공급받기 위하여 관할 행정청에 설립신고를 하는 경우도 인정하고 있으며, 이 경우 사업주체는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설립신고된 조합원이 20인 이상인 직장주택조합에게 국민주택등의 건설량의 40퍼센트의 범위 안에서 우선 공급할 수 있도록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국민주택등은 원래 무주택자에게 공급하는 것이 원칙인 바, 동일한 무주택자임에도 불구하고 무주택자만으로 구성된 직장주택조합이라고 하여 우선공급권을 인정하는 것은 특혜의 소지만 있을 뿐 그 논리적 정당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아울러 실무에서도 거의 활용되지 않는 제도이므로 국민주택을 공급받기 위한 직장주택조합제도는 폐지하는 것을 신중히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