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은칼럼 홈 > 칼럼/인터뷰 > 강신은칼럼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 입법적 보완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
조회 : 4,327

우리나라에서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 2000년 초이니까 벌써 8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 과정에서 필자는 만 4년 이상을 리모델링사업에 관여했고 공동주택 리모델링 해설서도 발간한 바 있다.
 
하지만 8년의 세월 동안 정말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이 활성화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정말 정부는 리모델링사업이 활성화되는 것을 원했는가? 현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공동주택 단지에서 리모델링사업 추진 현수막을 내걸고 있지만 속빈 강정에 불과하다. 8년의 세월동안 실제 착공의 단계를 지난 공동주택 단지는 열 손가락을 꼽을 정도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이 활발히 살아 숨쉬고 있는 것 같지만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이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면 입법체계의 모순에 그 이유가 있다. 2000년 초 정부는 자원낭비를 방지하고 친환경적 개발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주택재건축사업을 억제하고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선언을 하였지만 실제로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의 법적 근거가 제대로 마련된 것은 2003.5.29 주택법 개정을 통해서이다. 제도 도입에만 만 3년 이상의 세월을 보낸 것이다. 그러나 만 3년 이상의 장고에도 불구하고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의 입법체계가 완비되었다는 평가를 하기는 곤란하다. 왜냐하면 현재의 리모델링시장을 냉엄히 평가해 보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것처럼 별다른 사업 진척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적 개선방안이 강구되어야 할까? 가장 시급히 해결하여야 할 과제는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에 반대하는 소유자의 주택을 매도 청구할 수 있는 동의율 규정의 입법적 보완이다. 2003.5.29 주택법 개정 당시의 중론은 주택재건축사업을 억제하고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동의율을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는바, 주택재건축사업의 동의율 5분의 4보다는 낮은 3분의 2 정도의 동의율로 입법화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2003.11.29 주택법 시행령 개정 당시 리모델링주택조합 설립의 동의율은 주택재건축사업과 같이 5분의 4 이상의 동의율로 규정되었고 실제로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을 활성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리모델링업계의 지속적인 제도개선 건의에 직면했고 결국 2006.2.24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리모델링주택조합 설립인가 동의율을 5분의 4에서 3분의 2 이상으로 완화하는 조치를 취하게 되지만 리모델링 행위허가의 동의율은 5분의 4 이상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그렇다면 2006.2.24 주택법 시행령 개정으로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이 주택재건축사업을 압도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하게 된 것일까?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를 경우 주택재건축사업은 정비사업조합 설립 당시에는 4분의 3 이상의 동의율을 요하지만 사업시행인가의 단계에서는 정관이 정하는 동의율만 충족하면 된다. 따라서 리모델링주택조합 설립 단계에서는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이 다소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업시행인가 단계에 가면 오히려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그렇다면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리모델링주택조합의 설립 동의율을 낮춘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진정 정부가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적 목적이 있다면 리모델링 행위허가에 필요한 동의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 입법론적으로는 주택재건축사업과 같이 리모델링 행위허가에 필요한 동의율을 리모델링주택조합의 정관이 정하는 비율의 동의로 낮추는 게 맞다. 다만, 리모델링주택조합은 지역 또는 직장주택조합과 달리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는 주택 소유자에 대한 매도청구권을 인정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특색이 있다. 그렇다면 리모델링주택조합의 설립 동의율이나 리모델링 행위허가에 필요한 동의율은 현행과 같이 주택법 시행령에 규정되어서는 곤란하고 주택법에 직접 규정하는 것이 온당하고, 그래야만 위헌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재 하급심 법원의 입장은 위헌의 정도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동의율 규정을 법률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한편 동의율 규정과는 각도가 다르지만 과거 정부는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증축에 따른 취득세, 등록세 등 지방세를 감면해주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와 행정안전부 간의 이해대립으로 아직까지 이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바, 지방세법 개정도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도시개발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회원가입



도시개발신문(주) |  등록번호:서울,아02031 |  등록일자:2012.3.19 |  제호:도시개발신문 |  발행인·편집인:전연규 |  주소: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322(역삼동) 한신인터밸리24 907호  |  Tel:02-2183-0516  |  Fax:02-566-0519 |  최초발행일:2012.6.29 |  청소년보호책임자:전연규
Copyright ⓒ udp.or.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