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라 한다) 제도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처음 도입된 제도로서 하나의 정비구역 안에 다수의 추진위원회가 난립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공법적 통제범위 밖에 존재하던 정비사업조합 설립 전(前) 단계를 합리적으로 규율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다수의 정비사업 현장을 살펴보면 도시정비법상 추진위원회가 언제 설립될 수 있는지에 관한 규정이 없어 추진위원회 설립을 준비 중인 토지등소유자와 행정청 간에 갈등이 존재하고, 추진위원회를 설립함에 있어서도 도시정비법에서는 "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 토지등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위원장을 포함한 5인 이상의 위원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국토해양부령이 정하는 방법 및 절차에 따라 시장·군수의 승인"을 얻도록 규정하면서 동 규정을 위반해 추진위원회를 구성ㆍ운영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동 형사처벌 규정의 의미가 불명확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자 하는 다수의 준비위원회가 난립하는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2007년 12월 21일 도시정비법 개정을 통해 정비사업조합의 설립 동의율이 토지등소유자의 5분의 4 이상에서 4분의 3 이상으로 완화됨에 따라 정비사업조합 설립 동의율과 추진위원회 설립 동의율 간의 차이가 25% 포인트 정도에 불과하게 되어 추진위원회 설립 동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생기는 등 현행 도시정비법상 추진위원회 제도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간략히 밝히고자 한다.
우선 강조되어야 할 사실은 주택재개발·재건축사업과 같은 정비사업은 도시계획사업이며, 정비사업조합은 특수한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공법상 공행정 주체로서의 법인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정비사업조합을 설립하기 위한 전 단계의 추진위원회 역시 공법상 비법인 공익단체로서 헌법상 단체결성의 자유와 사적 자치의 원칙이 보장되는 사법상 임의단체와 확연히 구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게 되면 추진위원회는 토지등소유자가 임의로 구성하거나 해산할 수 있는 임의단체가 아니라 종국적으로는 정비사업이라는 도시계획사업을 완성하기 위한 공행정주체라는 입장에서 규율되어야 한다.
따라서 추진위원회의 설립 시기는 토지등소유자가 임의로 선택하거나 도시정비조례나 행정청의 유권해석에 맡기기보다는 도시정비법에서 이를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실무에서는 정비구역 지정 전 단계에서 추진위원회의 설립을 인정하고 있으며, 추진위원회의 설립시기를 도시ㆍ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정비예정구역이 반영된 이후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ㆍ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의 수립의무가 없는 시도 존재할 뿐만 아니라 주택재건축사업의 경우에는 정비구역을 지정하지 않고도 주택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 모든 경우를 감안해 어떤 시점을 추진위원회의 설립 가능시기로 할 것인지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 합리적인 규정을 마련한 후 이를 도시정비법에 규정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현재 시점에서 가장 현안이 될 수 있는 것이 추진위원회 설립을 위한 각종 준비단체의 난립문제인 바 이런 문제가 발생한 가장 주요한 요인은 추진위원회 구성추진은 토지등소유자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든지 추진위원회 구성 동의율 50%만 우선 확보하면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을 내줄 뿐만 아니라 토지등소유자가 다수의 주체에게 동의서를 써주어도 이를 모두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는 현행 행정관행과 도시정비법의 느슨한 입법태도에 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추진위원회 역시 공법상 비법인 공익단체라는 점에서 그 설립에 신중을 기하여야 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설립절차를 강구함으로써 토지등소유자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자 하는 토지등소유자(예를 들면 5인 이상의 토지등소유자)는 우선 시장ㆍ군수 또는 구청장으로부터 설립추진을 승인받도록 하고, 시장ㆍ군수 또는 구청장은 승인 요청한 토지등소유자의 결격사유를 확인한 후 존립기한(예를 들면 어느 시점까지 일정한 동의율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추진위원회 설립절차를 중단하도록 하는 규정 등)을 명시한 승인서를 발급하도록 하는 등의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일단 추진위원회가 설립되면 행정청으로부터 각종 행정적ㆍ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이에 관한 명시적 규정을 도시정비법에 직접 규정하고 추진위원회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조합을 설립해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