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많이 잊혀졌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특별시 시장으로서 뉴타운사업을 시작할 당시 뉴타운사업의 양대 축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이라 한다)상 정비사업과 도시개발법상의 도시개발사업이 될 것으로 보았다.
이에 따라 뉴타운사업의 법적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 제정된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하 “도촉법”이라 한다)에서도 도시개발사업을 재정비촉진사업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도시개발사업에 있어서의 입체환지에 관한 특례조항을 하나 마련했다. 하지만 도시개발구역 지정요건의 모호함과 입체환지의 어려움 등 때문에 더 이상 도시개발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체계적인 조문 마련을 포기하고 대부분의 재정비촉진사업을 정비사업으로 유도하기 위한 각종 특례들만 규정하게 된다.
이러한 의도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재정비촉진구역 중 정비구역의 경우에만 지정요건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한 도촉법 제9조제4항과 도촉법 시행령 제12조이다. 이에 따라 주택재개발사업의 경우에는 부지의 정형화, 효율적인 기반시설의 확보 등을 위해 재정비촉진구역 면적의 10퍼센트 범위 안에서 확장해 지정할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호수밀도, 세장형이거나 부정형인 토지 및 과소토지의 비율과 주택접도율을 20퍼센트 범위 안에서 완화해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됐고, 그 결과 재정비촉진사업은 대부분 주택재개발사업으로 추진될 뿐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됐을까? 필자는 기본적으로 현행 도시개발법이 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을 마련하면서 단순히 종전의 토지구획정리사업법 체계를 그대로 계승한 결과 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을 건축물이 밀집한 시가지 안에서 시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종전의 토지구획정리사업은 일종의 택지조성사업으로서 도시 근교의 논, 밭 등을 택지로 조성하기 위해 공공시설의 설치ㆍ변경 또는 토지의 교환, 분합, 구획변경, 형질변경 등을 가하는 것으로 이해돼 왔기 때문이다.
한편 현행 도시개발업무지침에서는 도시개발구역은 동일한 필지 내에 건축물(무허가 건축물은 제외)이 없는 토지의 총면적이 전체 토지면적의 50퍼센트 이상인 지역에 한해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면서 예외적으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7조 제1항에 따른 취락지구나 지정권자가 낙후지역의 개발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국토해양부장관과 협의한 경우에는 나지의 비율과 관계없이 개발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종전 토지구획정리사업 시행의 대상이 되던 도시 근교의 농경지 등이 이미 택지 등 시가지화 됨에 따라 도시개발사업 시행의 대상이 되는 구역 안에 상당수의 건축물이 존재하게 된 현실을 감안한 규정이라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도시개발업무지침이 나지 비율이 50퍼센트 이상인 지역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일단 도시개발사업은 나지 비율이 50퍼센트 이상인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도시계획사업으로, 도정법상 정비사업은 나지 비율이 50퍼센트 미만인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도시계획사업으로 이해하는 것이 실무적인 관점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현행 도시개발업무지침은 명시적으로 나지 비율이 50퍼센트 미만인 지역에서도 도시개발사업이 시행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천 가정오거리 도시개발사업 등 기성 시가지 내에서 이미 도시개발사업이 상당수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시개발사업과 정비사업의 구분기준은 점점 상대화 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 서게 되면 재정비촉진지구 안에서 재정비촉진사업을 도시개발사업으로 진행할 여지는 충분하다. 다만, 재정비촉진사업을 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다수의 건축물 소유자의 권리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가 문제인바, 현행 도촉법은 시행자가 주택 등 건축물을 소유하고 있는 자 또는 토지소유자를 대상으로 입체환지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입체환지계획은 체비지 등이 아닌 토지를 대상으로 수립할 수 있는 특례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위 특례규정만으로 입체환지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도시개발법상 입체환지 조문이 너무나 단순할 뿐만 아니라 한번도 활용된 적도 없기 때문에 어디부터 제도개선을 해야 할지 잘 몰라 도시개발법 전문가 역시 수수방관하고 있는데, 도촉법상 한 개의 특례규정만으로 입체환지가 과연 가능할 수 있겠는가? 입체환지에 관한 제도개선이 시급히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