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가 「서울특별시 지역균형발전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이미 지정한 뉴타운지구와 균형발전촉진지구 대부분을 재정비특별법 부칙에 따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의제 받으려고 추진했지만 일부 뉴타운지구와 균형발전촉진지구에서는 토지등소유자의 강력한 반발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뉴타운지구나 균형발전촉진지구는 법률이 아닌 조례에 근거한 사업지구이어서 건축기준의 완화 등의 특례를 적용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비합리적인 선택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재정비촉진지구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거의 없다는 점과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이 되면 토지거래계약허가구역이 자동으로 지정된 것으로 보아 20㎡ 이상의 토지거래 모두가 시장ㆍ군수 또는 구청장의 허가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토지등소유자가 겪게 되는 재산적 불이익과 고통이 결코 작지 않다.
원래 국토계획법상의 토지거래계약허가제도는 국토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계획의 원활한 수립 및 집행, 합리적 토지이용 등을 위해 토지의 투기적 거래가 성행하거나 지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지역과 그러한 우려가 있는 지역 안의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하거나 지상권을 설정하는 유상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경우 양 당사자가 공동으로 행정청의 허가를 받도록 함으로써 실수요가 아닌 투기목적의 토지거래를 원천 차단하고자 하는 제도이다.
다만, 토지거래계약허가구역이라고 해서 모든 토지가 허가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고 주거지역의 경우에는 180㎡ 초과, 상업지역의 경우에는 200㎡ 초과, 공업지역의 경우에는 660㎡ 초과, 녹지지역의 경우에는 100㎡ 초과 규모의 토지가 허가대상이 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만약 재정비촉진지구가 국토계획법에 따라 토지거래계약허가구역으로 지정된다고 하더라도 재정비촉진지구 내의 토지는 그 면적이 대부분 180㎡ 이하의 소규모 토지이어서 허가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이 통례이다. 하지만 현행 재정비특별법은 재정비촉진지구가 지정되면 자동적으로 토지거래계약허가구역으로 지정되도록 규정하는 한편 허가대상의 기준면적을 20㎡ 이상으로 정함으로써 재정비촉진지구 안의 대부분의 토지거래가 허가대상이 되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재정비촉진지구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투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입법적 타당성을 갖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토지거래허가대상인 토지와 아닌 토지 간의 불합리한 가격격차를 형성하고 토지거래허가대상인 토지의 거래가 사실상 동결됨으로써 토지등소유자의 재산권 처분이 거의 불가능해지는 문제를 낳고 있다.
원래 토지거래계약허가제도는 건축물을 건축할 수 있는 나지 상태 등의 토지에 대한 투기를 방지함으로써 지가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1978년 12월 5일 「국토이용관리법」 개정을 통해 신설된 제도이다. 따라서 허가대상인 토지가 택지인 경우 매수인이 실제로 자신이 거주할 주택을 건설할 목적인지를 확인하고 이의 이행상태를 사후 감독하는 것이 전형적인 제도형태이다.
하지만 주택재개발사업과 같이 노후ㆍ불량한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의 토지거래는 순수한 토지거래가 아니고 노후ㆍ불량주택 및 그 부속토지의 거래(결국 재정비촉진지구 안에서의 토지거래계약허가란 사실상 주택거래계약허가와 다를 바 없다)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나대지 상태의 토지를 인수한 매수인에게 실제 주택을 건축하게 하고 거주하도록 하는 것과 언제 철거될지도 모를 노후ㆍ불량주택을 매수한 매수인에게 반드시 무주택자이면서 실제 거주하도록 강제하는 것에는 현격한 질적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편 재정비촉진지구 안의 토지는 소유하지 않은 채 무허가 건축물만 소유한 자는 토지거래계약허가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처분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소유한 토지 위에 적법한 건축물을 소유한 자는 단지 토지를 소유한다는 이유만으로 토지거래계약허가제도의 적용대상이 되고 매수요건의 가혹성으로 인해 사실상 처분을 못한다면 이처럼 불공평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법을 지킨 사람이 법을 어긴 사람보다 혜택을 받지는 못할망정 손해를 보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따라서 필자는 재정비촉진지구 안에서의 토지거래계약허가제도는 주택거래계약의 실질에 맞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매수인에게 노후ㆍ불량주택에 반드시 거주하도록 하는 요건을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매수인이 무주택자이면서 노후ㆍ불량주택 대신 건설될 신규주택에 실제 거주할 목적이라면 이를 실수요로 인정할 필요가 있고 반드시 노후ㆍ불량주택에 실제 거주하도록 하는 가혹한 요건은 삭제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