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에서 지어지는 상당수의 주택이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다.
그런데 공동주택이란 건축물의 벽ㆍ복도ㆍ계단 그 밖의 설비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각 세대가 하나의 건축물 안에서 각각 독립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구조로 된 주택으로서 단독주택에 비해 사생활 보호가 미흡하고 주거소음 등의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관리와 사용에 있어 다수의 합의를 요하는 등의 단점이 있다.
따라서 선진 외국에서는 아파트가 주로 서민층이 거주하는 주거유형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가 오히려 부와 안락함의 상징이 된 것은 매우 특이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공동주택은 단독주택과 달리 건축물의 공용부분과 건축설비, 부속 토지 등을 공동으로 사용함에 따른 내재적 내지는 사회적 제약이 더 크므로 단독소유에 비해 더 강화된 의무가 수반된다.
따라서 현행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에서는 구분소유자가 건물의 보존에 해로운 행위 기타 건물의 관리 및 사용에 관해 구분소유자의 공동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전유부분을 주거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그 내부벽을 철거 또는 파손해 증·개축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집합건물법 제5조 제1항 및 제2항).
아울러 구분소유자가 건물의 보존에 해로운 행위 기타 건물의 관리 및 사용에 관해 구분소유자의 공동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한 경우 또는 그 행위를 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관리인 등은 구분소유자의 공동의 이익을 위해 그 행위를 정지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를 제거하거나 또는 그 행위의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청구할 수 있으며(집합건물법 제43조), 그러한 행위로 구분소유자의 공동생활상의 장해가 현저해 행위정지 등의 청구로서는 그 장해를 제거해 공용부분의 이용의 확보나 구분소유자의 공동생활의 유지를 도모함이 심히 곤란한 때에는 관리인 등은 관리단집회의 결의에 기해 소로써 상당한 기간 당해 구분소유자에 의한 전유부분의 사용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집합건물법 제44조).
더 나아가 앞에서 언급한 구분소유자의 권리의무에 관한 규정에 위반하거나 규약에 정한 의무에 현저히 위반한 결과 공동생활의 유지가 심히 곤란하게 된 때에는 관리인 등은 당해 구분소유자의 전유부분 및 대지사용권의 경매를 명할 것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3/4이상의 다수에 의한 관리단집회결의가 있어야 한다(집합건물법 제45조).
결국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현행 집합건물법은 공동생활의 유지를 위해 공동주택 소유자에게 사용 및 관리에 있어 상당한 주의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해당 주택의 강제매각이라는 수단까지도 동원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건축물의 노후화 억제 또는 기능향상 등을 위해 대수선 또는 증축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공동주택의 급격한 노후ㆍ불량화를 예방하고 공동주거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행위이다. 따라서 공동주택 소유자 대다수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자 하는 경우에 구분소유자는 공동생활의 유지를 위해 리모델링에 적극 협력할 의무가 있고 개인의 경제적 사정 등에 따라 이를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따라서 현행 주택법은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 각 2/3 이상의 결의로 리모델링주택조합의 설립을 인가하고, 인가를 받아 설립된 리모델링주택조합은 그 리모델링 결의에 찬성하지 아니하는 자의 주택 및 토지에 대해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판례들은 비록 리모델링주택조합 설립인가의 동의율이 2/3 이상으로 규정돼 있더라도 리모델링주택조합의 설립과 리모델링 결의의 개념을 관념적으로 구분하고 리모델링주택조합이 매도청구권을 행사하려면 리모델링 결의가 필요하고 리모델링 결의는 리모델링 허가 시의 동의율과 같이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 각 4/5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리모델링시장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판결은 주택재건축사업의 경우 매도청구권 행사에 토지등소유자 3/4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것과의 상대적 균형을 고려한 결과로 판단되지만 주택법령상 조문 체계나 내용에도 미흡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급히 주택법을 개정해 공동주택 리모델링에 따른 매도청구 요건을 보다 더 정치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