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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비축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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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호에서 「공공토지의 비축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비축법’이라 한다)에 관한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 2월 6일 「공공토지의 비축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이하 ‘토지비축법 시행령안’이라 한다)을 입법예고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필자의 의견을 간략히 피력하고자 한다.

우선 토지비축법 시행령안 제16조에서 한국토지공사는 토지비축계획의 수립 및 토지수급관리와 관련한 정책 지원을 위해 지가, 토지거래동향, 토지관련 거시경제동향 등에 관한 통계자료를 수집ㆍ작성하고 토지시장을 상시적으로 분석ㆍ평가하도록 하면서 토지시장평가의 내용과 방법, 절차에 관한 사항 등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은 국토해양부장관이 따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토지시장평가제도의 존재이유와 구체적인 개념 정의도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토지비축법 제11조에서 규정한 토지은행사업의 내용 속에 시장평가제도의 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불쑥 토지비축법 시행령안에서 토지시장평가제도를 신설하는 것은 법률유보의 원칙에 어긋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다음으로 토지비축법 시행령안은 국토해양부장관이 토지수급조사를 위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시ㆍ도지사에게 소관별 정책ㆍ사업현황 및 계획에 관한 자료(관련 사항의 전산화된 데이터베이스를 포함한다)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 토지비축법 제6조제1항에 터잡아 국토해양부장관이 요청할 수 있는 자료를 별표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소관별 정책ㆍ사업현황 및 계획에 관한 자료란 그 근거 법령의 제ㆍ개정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는 것으로 이를 별표로 규정할 경우 다른 법률의 제ㆍ개정에 따라 수시로 토지비축법 시행령안 별표를 개정해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입법예고된 토지비축법 시행령안 별표 제1호의 내용을 살펴보면 토지비축사업 목적과 직접적인 관련을 갖는 자료의 근거 법률로 볼 수 없는 「국유재산의 현물출자에 관한 법률」 및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등의 법률을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법률의 계획, 사업, 관련DB는 아예 공란으로 돼 있어 토지비축법 시행령안 별표 제1호 신설의 입법적 타당성과 정확성에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토지비축법 제6조제4항에서 국토해양부장관은 토지수급조사의 효율적인 시행을 위해 한국토지공사에 이를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함에 따라 한국토지공사가 토지비축법 시행령안 별표상의 모든 자료를 전산화된 데이터베이스의 형태로 보유하게 됨에도 불구하고 해당 자료를 한국토지공사가 고유사업에 편법 활용하거나 외부에 누설하는 경우 등에 대비해 담당 임ㆍ직원을 형사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지 못한 점도 입법적 불비임을 아울러 밝혀두고자 한다.

한편 토지비축법 시행령안 제34조제1항에서는 한국토지공사가 비축한 공공개발용 토지를 해당 공익사업시행자에게 공급하는 가격을 규정하면서 이주대책비용을 포함하고 있는바, 이는 한국토지공사가 공익사업시행자를 대신해 이주대책 수립업무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주대책은 공익사업시행자별로 그 수립내용이 상이한 것이 통례이고 택지개발사업과 같은 공익사업의 경우 이주대책의 내용이 개발계획이나 실시계획의 변경에 따라 바뀔 수 있는데 공익사업의 개발계획이나 실시계획의 수립은 해당 공익사업시행자가 수립하는 것이며 이주대책용 택지나 주택의 공급주체 역시 해당 공익사업시행자라는 점에서 이주대책업무를 토지비축사업 업무에 무조건 포함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마지막으로 토지비축법 시행령안 제34조제2항에서는 한국토지공사가 공익사업시행자인 경우에는 토지은행계정에서 고유계정으로 비축토지를 전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한국토지공사가 공익사업시행자로서 사업인정을 받은 이후에 다시 토지은행사업의 수행자로서 비축사업계획 승인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과연 이런 이중의 절차를 거쳐야할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규정은 한국토지공사가 고유계정사업에 필요한 토지매수 대금이 부족할 경우 우선 토지은행계정상의 자금을 동원해 저렴한 가격으로 자체 택지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오인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래 토지은행사업은 국가사무의 일종으로서 한국토지공사는 토지은행사업을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하며 자신과의 거래는 원칙적으로 금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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