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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법률 용어,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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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회사에 갓 입사했을 때의 일이다. 회사 사내 규정을 개정하려는 과정에서 ‘등기권리증’이라는 용어의 사용을 둘러싸고 직속 상사와 의견 대립이 있었다. 필자는 현행 법률상 등기권리증 대신 ‘등기필증’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고, 등기권리증이라는 용어 자체가 마치 그 증서를 갖고 있으면 소유권과 같은 권리를 확보하게 되고 그 증서를 잃어버리면 소유권을 상실하는 것 같은 잘못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등기필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었고, 직속 상사의 의견은 등기필증이라는 용어보다 등기권리증이라는 용어가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일반 국민에게 친숙한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필자의 입장에서는 등기필증이라는 용어의 사용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했지만 등기필증이라는 용어 역시 일반 국민들이 금방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단어가 아니어서 더 이상 개인 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하지 못했다. 원래 등기필증은 등기를 필(畢)하였다는 것, 즉 등기를 완료하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인데 일반 국민이 금방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용어이다. 개인적으로는 ‘등기완료증명서’ 정도의 표현이었으면 좋을 것 같다.
 
장황하게 서두를 시작했지만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 법률 용어들이 일반 국민들의 상식과 거리가 있거나 상당히 낯선 일본식 표현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현재 정부에서 법률 표기의 한글화, 어려운 용어의 순화, 어문 규범의 준수, 체계 정비를 통한 간결·명확화 등을 캐치프레이즈로 해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어서 향후 상당한 법령과 법률 용어들이 개선돼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관련돼 필자가 접한 법률 중에서 개선돼야 할 점 몇 가지만 예시적으로 언급하고자 한다.
 
현행 「군사시설보호법」에서는 ‘관계 행정기관의 장이 군사시설보호구역 안에서의 주택의 신축 등에 관한 허가, 기타의 처분을 하고자 할 때에는 국방부장관 또는 관할부대장등과 협의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마련하고 있는 데, 여기에서의 협의는 ‘동의라는 의미의 협의’라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다. 물론 법률 해석론상 이러한 결론을 도출해 낸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법률에서 굳이 ‘동의’라는 용어 대신 ‘협의’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일반 국민들에게 착각을 불러일으킬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국어사전에서 정의된 협의란 ‘여러 사람이 모여 서로 의논함’을 뜻하는 것으로 다수 당사자 간의 뜻이 서로 합치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협의라는 용어의 사용에 보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한편, 「건축법 시행령」 별표1에서 용도별 건축물의 종류를 열거하면서 단독주택 안에 다시 단독주택이 들어 있다. 법률 해석론상 단독주택 중 다중주택, 다가구주택, 공관을 제외한 것이 다시 단독주택이라는 뜻인데, 이 경우 다른 법률에서 단독주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경우 그 단독주택이 광의의 단독주택인지 다중주택, 다가구주택, 공관을 제외한 협의의 단독주택인지가 불분명해지게 된다. 만일 단독주택 중에서 여러 세대가 거주하지 않고 한 세대만이 단독으로 사용하는 구조로 된 형태를 협의의 단독주택으로 본다는 뜻이라면 1가구 단독주택, 순수단독주택 또는 독립단독주택 등과 같은 적절한 용어를 선택해 사용했어야 할 것이다.
 
또한 도시정비법에서는 추진위원회 설립의 경우에는 시장·군수의 승인을 받도록 하면서, 조합 설립의 경우에는 시장·군수의 인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왜 추진위원회 설립에는 승인이라는 표현을 쓰고 조합 설립의 경우에는 인가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하는지가 불분명하다. 사실상 추진위원회는 조합의 설립 전(前) 단계의 비법인 사단으로서 조합의 성격과 전혀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진위원회의 설립과 조합의 설립에 대해 승인과 인가라는 서로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필자는 조합 설립의 경우 ‘인가’라는 표현을 쓰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보지만 종전의 「주택건설촉진법」상 재건축조합 설립의 인가에 대해 대법원 판례는 이를 강학상 인가로 보고 있었다. 현행 도시정비법상 정비사업조합 설립의 인가에 대해도 우리 법원이 이를 강학상 인가로 보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실무에서는 강학상 인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필자는 정비사업조합의 설립인가는 도시정비사업이라는 공익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공법상 단체인 정비사업조합을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자로 지정하는 행정처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렇게 볼 때 정비사업조합의 설립 인가는 강학상 인가가 아니라 강학상 허가 또는 특허에 더 가까운 개념이라고 보아야 한다.
 
어쨌거나 일반 국민이나 법률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법률 이론도 어려운 데, 법률상 용어마저 이런 저런 사유로 헷갈린다면 이는 상당한 문제이다. 법률 제·개정 시 입법자는 법률 용어가 보다 더 쉽고 논리적이며 체계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보다 더 세심한 배려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관련 법조문>
 
 
부동산등기법
 
제67조 (등기필증의 교부)
①등기관이 등기를 완료하였을 때에는 등기원인을 증명하는 서면 또는 신청서의 부본에 신청서의 접수연월일, 접수번호, 순위번호와 등기필의 뜻을 기재하고 등기소인을 찍어 이를 등기권리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군사시설보호법 제10조(행정청의 허가사항에 관한 협의등) ①관계행정기관의 장은 보호구역안에서의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항에 관한 허가, 기타의 처분을 하고자 할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방부장관 또는 관할부대장등과 협의하여야 한다.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 기타 공공단체가 사업을 하고자 할 때에도 또한 같다. 다만, 보호구역의 보호·관리 및 작전활동에 지장이 없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1. 도로·철도·교량·운하·터널·수로등과 그 부속공작물의 설치 또는 변경
2. 하천 또는 해면의 매립과 준설 및 항만의 축조 또는 변경
3. 통제보호구역 및 제한보호구역안에서의 주택 기타 구조물의 신축 또는 증축. 다만, 통제보호구역안에서는 제8조제3호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한다.
4. 통신시설의 설치 및 그 사용
5. 광물·토석 또는 토사의 채취
6. 조림 또는 임목의 벌채
7. 토지의 개간 또는 지형의 변경
 
 
건축법 시행령
별표1. 용도별 건축물의 종류
1. 단독주택(가정보육시설·공동생활가정 및 재가노인복지시설을 포함한다)
가. 단독주택
나. 다중주택 : 다음의 요건 모두를 갖춘 주택을 말한다.
(1) 학생 또는 직장인 등 다수인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을 것
(2) 독립된 주거의 형태가 아닐 것
(3) 연면적이 330제곱미터 이하이고 층수가 3층 이하일 것
다. 다가구주택 : 다음의 요건 모두를 갖춘 주택으로서 공동주택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
(1) 주택으로 쓰이는 층수(지하층을 제외한다)가 3개층 이하일 것. 다만, 1층 바닥면적의 2분의 1 이상을 피로티 구조로 하여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을 주택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해당 층을 주택의 층수에서 제외한다.
(2) 1개동의 주택으로 쓰이는 바닥면적(지하주차장 면적을 제외한다)의 합계가 660제곱미터이하일 것
(3) 19세대 이하가 거주할 수 있을 것
라. 공관
 
 
도시정비법
제13조 (조합의 설립 및 추진위원회의 구성)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토지등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위원장을 포함한 5인 이상의 위원으로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라 한다)를 구성하여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방법 및 절차에 따라 시장·군수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제16조 (조합의 설립인가 등)
① 주택재개발사업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추진위원회가 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때에는 토지등소유자의 5분의 4이상의 동의를 얻어 정관 및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시장·군수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인가받은 사항을 변경하고자 하는 때에도 또한 같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고자 하는 때에는 조합원의 동의없이 시장·군수에게 신고하고 변경할 수 있다.
② 주택재건축사업의 추진위원회가 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때에는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제47조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주택단지안의 공동주택의 각 동(복리시설의 경우에는 주택단지안의 복리시설 전체를 하나의 동으로 본다)별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3분의 2 이상의 동의와 주택단지안의 전체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분의 4 이상의 동의를 얻어 정관 및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시장·군수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인가받은 사항을 변경하고자 하는 때에도 또한 같다. 다만, 제1항 단서의 규정에 의한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고자 하는 때에는 조합원의 동의없이 시장·군수에게 신고하고 변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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