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은칼럼 홈 > 칼럼/인터뷰 > 강신은칼럼
도시개발법 개정안과 입체환지
조회 : 4,829

정부는 지난달 3일 도시개발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이유는 기존의 토지 중심 환지 제도를 건축물을 포함하는 환지 방식으로 전환하는 한편, 순환개발방식 도입과 세입자 등에 대한 임대주택 공급 근거 등을 마련해 원주민의 재정착을 높임과 동시에 세입자 등의 권리가 충분히 보호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아울러 공공시행자의 탄력적인 조성 토지 공급과 구역 결합방식 사업 시행 등을 통해 지역 실정에 맞는 특색 있는 도시 공간 조성이 가능하도록 일부 미비점을 합리적으로 개선·보완하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가장 중요한 개정내용은 입체환지를 활성화하고 세입자 등을 위한 임대주택건설 용지 또는 임대주택의 공급을 의무화한 것으로 이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간략히 언급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도시개발사업은 대지조성사업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도시개발사업조합이 도시개발사업으로 조성된 대지를 조합원에게 환지로 공급하면 조합원이 해당 환지 위에 스스로 건축물을 짓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조합이 건축물을 건축해 조합원에게 건축물의 일부와 그 건축물이 있는 토지의 공유지분을 부여하는 이른바 입체환지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 인정되는 제도로서 최초에는 현금 청산될 수밖에 없는 과소 토지 소유자만을 위한 제도였지만 현재는 과소 토지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 한정하지 않고 도시개발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실시할 수 있도록 그 범위가 확장돼 있다.

 
이처럼 입체환지가 아주 예외적으로 인정되던 제도에서 일반적 제도로 변화하게 된 배경은 단독주택보다 공동주택이 더 선호되는 현실에서 조합원 스스로 단독필지를 공급받기 보다는 공동주택을 건설할 수 있는 집단환지나 입체환지를 선택하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훨씬 우월하며, 도시화의 급속한 진전에 따라 순수 농·경지 형태의 도시개발구역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도시개발구역 안에도 상당한 수의 주택 등이 존재하고 있어 해당  건축물 소유자의 재정착을 위해 주택 등의 공급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체환지 활성화에 대한 조합과 조합원의 기대는 매우 높은데도 불구하고 입체환지에 대한 심도 있는 법적 검토와 제도 개선이 뒤따르지 못해 입체환지가 실제로 시행되지는 못하고 있었다. 이에 이번 도시개발법 개정안에 입체환지 관련 내용이 상당 부분 추가됐고 그 내용은 대부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관리처분계획 관련규정을 차용한 것이다. 원래 정비사업에 있어서의 관리처분계획이 도시개발법상 입체환지를 계승·발전시킨 개념이라는 점에서 관리처분계획과 관련된 주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큰 문제는 없지만 이러한 개정 내용이 현행 도시개발법 체계와 정치하게 부합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우선 지적하고 싶은 것은 입체환지의 신청권자를 토지 소유자(유의할 것은 법률에서는 토지 소유자로 규정돼 있지만 국토해양부 지침에서는 토지와 그 토지에 건축된 주택을 동시에 소유하거나 토지와 토지에 건축된 상가를 동시에 소유한 자로 한정하고 있다)에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로 확대하고 있지만 도시개발법상 조합원은 여전히 토지 소유자로만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도시개발법 개정안에 따를 경우 건축물의 소유자는 도시개발사업조합의 조합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입체환지를 신청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러한 법리 구성이 과연 정당한가? 이 경우 도시개발구역 안의 건축물의 소유자는 입체환지의 신청만 할 수 있을 뿐 환지계획 결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므로 건축물 소유자의 권리보호 측면이 소홀할 수밖에 없다.
 
물론 종전 도시개발법에 따를 경우 도시개발구역 안에서 건축물만 소유한 자는 단순히 건축물의 철거 및 이전 보상의 대상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층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지만, 건축물 소유자가 손실보상 대신 입체환지를 선택할 경우 자신이 소유한 건축물의 종전 자산가액에 상당한 금액을 조합에 출자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갖는 데도 불구하고 조합원의 지위를 부인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 입장에서는 도시개발사업에 있어서의 조합원 개념을 수정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종전 토지구획정리사업 당시 조합원에 포함됐던 지상권자가 사실은 건축물 소유자의 실질을 갖는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필자의 칼럼 ‘지상권자, 진짜 조합원인가?’ 참조). 이에 대한 정부의 보다 심층적인 검토와 개선을 요구한다.
 
<저작권자 도시개발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도시개발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회원가입



도시개발신문(주) |  등록번호:서울,아02031 |  등록일자:2012.3.19 |  제호:도시개발신문 |  발행인·편집인:전연규 |  주소: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322(역삼동) 한신인터밸리24 907호  |  Tel:02-2183-0516  |  Fax:02-566-0519 |  최초발행일:2012.6.29 |  청소년보호책임자:전연규
Copyright ⓒ udp.or.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