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재개발사업이나 주택재건축사업에서 정비사업조합이 조합원과 아파트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정비사업의 근거 법률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에는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다. 원래 주택재개발사업이나 주택재건축사업 모두 관리처분계획방식의 사업이어서 조합원이 분양신청을 하면 정비사업조합이 분양대상자별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명세 및 사업시행인가의 고시가 있은 날을 기준으로 한 가격과 분양대상자별 분야예정인 대지 또는 건축물의 추산액 등을 포함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행정청의 인가를 받고, 준공인가 또는 사업완료의 고시 후 관리처분계획에 따른 이전고시가 완료되면 종전 토지 등의 소유권이 새로이 건설된 주택 및 부속토지로 이전되는 것이어서 별도의 분양계약 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조합원 분양계약이 체결되는 것이 통례였으며, 이는 사실상 조합과 시공사의 이익을 위한 제도였지만 우리 대법원이 이 제도의 적법성을 인정함으로써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비록 대법원 판례(2008. 12. 24. 선고 2006다73096 부당이득금)는 종전 도시재개발법 하에서의 조합원 분양계약에 관한 판례이지만 현행 도시정비법 하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바 그 요지는 재개발조합의 조합원이 재개발사업의 시행 결과 조성된 대지 및 건물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하는지 여부는 인가?고시된 관리처분계획 및 이에 따른 분양처분에 의해 정해진다. 그러나 재개발조합과 조합원이 도시재개발사업 시행과정에서 시공사에 대한 공사비 지급, 신축건물에 대한 조합원의 입주 및 분양대금 납부 등을 둘러싼 권리?의무관계를 원활하게 조정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사법상 계약의 형태로 개별적인 약정을 체결하는 것은 종전 도시재개발법에서 이를 금지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항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법원 판례는 더 나아가 위와 같은 사법상 계약의 체결이 재개발조합과 조합원의 자유로운 의사의 합치에 기해 이루어진 것인 이상, 재개발조합이 반대 조합원을 포함한 전체 조합원에게 행정처분의 방식으로 일률적으로 경비 등을 부과할 경우에 거쳐야 하는 총회결의 절차는 사법상 계약 체결의 경우에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공사비 등의 지급을 위한 조합원의 급부의무의 부담 및 그 내용이 종전 도시재개발법을 포함한 전체 법질서에 비춰 허용될 수 있고 그 사법상 계약의 체결에 이르게 된 동기, 경위 및 목적 등에 비춰 필요성과 상당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사법상 계약에서 조합원에게 정관이나 관리처분계획 등에서 예정하지 아니한 급부의무에 관해 정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러한 사법상 계약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한편 조합원 분양계약과 관련된 또 다른 대법원 판례(2002. 12. 10. 선고 2001두6333 청산금부과처분 무효확인)에서는 재개발조합이 주택개량재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다음 조합원들에게 분양할 아파트 동?호수 추첨을 마치고 조합원들에게 조합원 ‘동,호수 추첨결과 통보 및 분양계약체결 안내’라는 제목으로 조합원계약에 따른 일정과 납부내역을 통지하면서 가급적 정해진 기간까지 이행하고 계약의 지연, 연체 등으로 인한 개인적인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유념해 달라는 내용을 기재한 서면을 발송한 사안에서 위 통지는 조합원들에 대해 관리처분계획에서 정한 바에 따라 분양계약에 응해 분양대금을 납부해 줄 것을 안내하는 것에 불과하고, 조합원들에게 분양계약의 체결 또는 분양금의 납부를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새로이 발생하게 하는 등 조합원들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런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감안하면 일부 재개발사업 현장에서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에 분양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동?호수 추첨에 불만을 품고 조합원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현금청산을 요구하는 것은 도시정비법 하에서도 인정되기 어렵다. 조합원 분양계약은 단지 관리처분계획에서 정한 바를 보다 구체화함으로써 정비사업조합, 조합원 및 시공자 간의 법률관계를 명확하게 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므로, 인가된 관리처분계획이 확정돼 공정력이 발생한 경우에는 조합원이 조합원 분양계약 체결을 거부한다고 해 동?호수 확정의 효력 등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또한 도시정비법은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한 자, 분양신청을 철회한 자 또는 관리처분계획에 의해 분양대상자에서 제외된 자에게만 현금청산을 인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정비사업조합으로서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에 조합원 분양계약 체결을 거부한 자에게 현금청산할 법적 의무도 없다. 결국 현행 도시정비법 하에서는 일부 조합원이 동?호수 추첨 결과에 불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수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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