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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과 시공자 선정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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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9월 16일에 주택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내용 중 중요한 사항 하나는 리모델링 시공자 선정 시기를 제한하는 것으로 리모델링 시공자를 선정하는 경우 리모델링주택조합은 리모델링주택조합 설립인가를 받은 후, 입주자대표회의는 소유자 전원의 동의를 받은 후에 국토부장관이 정하는 경쟁입찰의 방법으로 선정해야 하며,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것이다. 이는 도시정비법 상 정비사업에 있어서의 시공자 선정에 관한 제한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이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간략히 밝히고자 한다.

원래 리모델링사업은 2003년 5월 29일 주택건설촉진법이 주택법으로 전문 개정될 당시 무분별한 공동주택 재건축을 억제하기 위해 새로이 도입된 제도인데, 도입 당시에도 리모델링 시공자 선정 시기에 대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2002년 12월 30일 제정된 도시정비법은 조합 또는 토지등소유자가 시공자를 선정하는 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엄격히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리모델링에도 이러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일부 있었기 때문이다.
주택법 역시 도시정비법과 같은 공법이기는 하지만 도시정비사업이 도시계획사업으로서 공익적 성격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해 ▲리모델링은 순수 민간사업으로서 그 공법적 규제의 정도가 약할 수밖에 없고, ▲아직 리모델링사업이 활성화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시공자 선정 시기를 제한할 경우 리모델링 설계나 리모델링주택조합 설립에 필요한 자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 ▲리모델링사업은 주택재개발사업이나 주택재건축사업과 같이 건축물을 전면 철거하고 새로운 건축물을 신축하는 것이 아니어서 설계와 시공을 완전 분리하는 것보다 설계·시공 일괄발주 방식으로 시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시공자 선정 시기 제한에 관한 조문은 두지 않았던 것이다.

그 후 참여정부의 강력한 재건축사업 억제정책에 따라 리모델링사업에 대한 일반 국민과 시공자들의 관심이 증폭됐고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아파트 단지들도 상당수 등장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자 하는 아파트 소유자와 이에 반대하는 소유자 간의 갈등이 자주 표출됐다. 리모델링에 반대하는 소유자들은 리모델링추진위원회 또는 조합을 적극 지원하는 시공자에 대한 반감으로 시공자 조기 선정에 따른 폐해를 거론하면서 시공자 선정 시기 제한 입법화를 강력히 주장해 왔고 이를 반영한 것이 정부의 주택법 개정 입법예고안인 것이다.
 
이러한 주택법 개정방향에 대해 필자 역시 원칙적으로는 동의하지만 과연 현재 시점이 리모델링 시공자 선정 시기를 강력히 규제할 시점인지, 보완할 점이 없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언급하고 싶은 점은 현재 수도권 여러 곳에서 리모델링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리모델링사업이 결실을 맺은 아파트 단지는 겨우 대여섯 곳에 불과하고, 리모델링사업이 생각처럼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정상적인 사업추진이 여의치 못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거기에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후 주택재건축사업에 대한 각종 규제가 점차 완화되는 추세에 있어 주택재건축사업 대비 리모델링사업의 상대적 메리트 역시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리모델링 시공자 선정 시기를 제한하고자 하더라도 현재의 시장 상황을 세밀히 살펴 다양한 보완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는바, 우선 도시정비법은 조합원이 100명 이하인 정비사업의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쟁입찰 방법 대신 조합총회에서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주택법 역시 시공자 선정방법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단서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도시정비법이 제정될 당시에도 부칙에서 ‘조합 설립의 인가를 받은 조합으로서 토지등소유자 1/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시공자를 선정해 이미 시공계약을 체결한 정비사업 또는 2002년 8월 9일 이전에 토지등소유자 1/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시공자를 선정한 주택재건축사업으로서 도시정비법 시행일 이후 2월 이내에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방법 및 절차에 따라 시장·군수에게 신고한 경우에는 당해 시공자를 본칙 제11조의 규정에 의해 선정된 시공자로 본다’라는 경과규정을 두었다는 점에서 주택법 개정법률안에도 이러한 경과조치에 관한 조항을 마련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강조하지만 현실에선 리모델링시장이 재건축시장보다 훨씬 취약한 구조의 시장이라는 점에서 그 규제에 있어 보다 섬세하고 세밀한 대처가 필요하다. 정부의 보다 깊은 고민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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