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해양위원회는 지난 9월 23일 전체회의를 통해 도시개발법 일부개정법률 의원입법안 4건(대표발의자 백성운, 신상진, 윤영 및 강명순 의원)과 정부안 1건을 통합·조정해 위원회 대안으로 제안하기로 의결했는데 그 대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면적규모 이상의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하는 경우 국토부장관의 승인권을 폐지하되 일정규모 이상 또는 국가계획과 관련되는 경우 등에는 국토부장관과 협의하도록 하고, 국토부장관이 도시개발구역의 지정권한을 갖는 경우로서 공공기관 등이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제안하는 때에는 공공기관 등의 제안이 국가계획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로 한정한다.
아울러 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은 장애물 등의 이전과 제거에 관한 허가를 하는 경우에는 동절기 등의 시기에 퇴거가 완료되지 않은 주거용 건축물을 철거할 수 없도록 그 시기를 제한하거나 임시거주시설 마련 등 점유자의 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조건으로 허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다.
상기 개정안 중 장애물 등의 이전과 제거에 관한 사항은 당초 강명순 의원안의 내용을 일부 수정한 것으로 당초 강명순 의원안은 ‘건축물에 세입자가 거주하는 때에는 동절기, 일출 전과 일몰 후 또는 악천후 시에는 건축물을 이전 또는 제거할 수 없도록 하되, 세입자의 동의를 얻은 경우나 세입자의 임시거주공간을 마련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내용이었는바, 확정된 대안은 적용대상자를 종전 세입자에서 점유자(소유자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봐야 함)로 확대하되 무조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행정청이 허가조건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물론 상기 개정내용은 용산참사를 통해 드러난 세입자 보호 및 강제철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나 국회 차원의 대책의 한 내용이라 볼 수 있겠지만 다소간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바 이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간략히 밝히고자 한다.
우선 지적돼야 할 점은 장애물 등의 이전과 제거에 관한 조문이 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만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수용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는 ‘토지 등의 수용 또는 사용에 관해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을 준용한다(도시개발법 제22조제2항)’라는 규정을 통해 행정대집행에 관한 조문이 적용된다고 보고 있으므로, 도시개발사업은 건축물의 철거에 있어 수용방식의 경우에는 토지보상법과 행정대집행법이, 환지방식의 경우에는 도시개발법이 적용되는 셈이다.
하지만 토지보상법과 행정대집행법이 같이 개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도시개발법만 개정된다면 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만 건축물 철거 시 시기의 제한을 받고 점유자에 대한 임시거주시설 마련 등의 조치의무가 부과된다. 일반적으로 수용방식의 도시개발사업은 주로 공공기관이 사업시행자가 되고, 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은 주로 토지소유자나 도시개발사업조합이 사업시행자가 되는 것이므로, 만약 도시개발법 개정안(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시행된다면 도시개발사업조합과 같은 민간부문만 차별한다는 오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또한 행정청이 부여할 수 있는 주거용 건축물 점유자의 보호에 필요한 조치의 하나로 임시거주시설 마련 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임시거주시설의 의미가 불분명하고 ‘임시’가 도대체 얼마만큼의 기간인지도 의문이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도시정비법을 제외하면 개발사업법제에서 임시거주시설에 관한 조문을 두는 경우가 거의 없고, 토지보상법은 주거용 건축물의 점유자에 대해는 주거이전비 보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 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도 주거이전비 보상에 관한 토지보상법 조항을 준용하도록 입법하고, 추후 토지보상법의 개정추이를 감안해 도시개발법을 재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종전 강명순 의원안에는 시행자가 건축물등과 장애물 등을 이전 또는 제거하려고 할 때에 경비업무가 필요한 경우 경비업법에 따라 허가를 받은 경비업자만이 경비업무를 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해 경비업 허가를 받지 않은 자에게 경비업무를 수행하게 한 자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 있었으나 이번 개정안(대안)에서는 반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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