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처분계획은 원래 재개발사업이나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에는 반드시 수립해야 할 법정 계획이었지만 종전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른 재건축사업의 경우에는 임의 계획에 불과해 그 수립이 강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수립기준 등에 대한 공법적 규제가 전혀 없었다. 다만, 실무상 대부분 재건축 조합원 총회를 통해 관리처분계획을 수립·의결하는 것이 관례였으며, 관리처분계획의 수립기준 역시 재건축조합의 규약 또는 총회의 의결에 따라 확정될 성질의 것이었다.
이에 반해 현행 도시정비법은 재건축사업에도 관리처분계획의 인가 제도를 새로이 도입하고 관리처분의 수립기준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정비법은 재건축사업이 재개발사업보다 다소 공공성이 약한 것으로 봐 공법적 통제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재건축사업의 경우 도시정비법이 정하는 관리처분의 수립기준이 간단해 분양대상자가 공동으로 취득하게 되는 건축물의 공용부분은 각 권리자의 공유로 한다. 1필지의 대지 위에 2인 이상에게 분양될 건축물이 설치된 경우에는 건축물의 분양면적의 비율에 의해 그 대지소유권(공유)이 주어지도록 할 것과 부대·복리시설의 소유자에게는 부대·복리시설을 공급하되 예외적인 경우 1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이외에 특별한 관리처분계획의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조합이 조합원 전원의 동의를 받아 그 관리처분의 기준을 따로 정하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등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있어 재건축조합에게 상당한 계획재량을 부여하고 있다. 다만, 2008년 12월 17일 도시정비법 시행령 개정으로 단독주택재건축사업의 경우에는 재개발사업에 준해 관리처분 수립기준을 적용하도록 함으로써 공동주택재건축사업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관리처분계획이 원래 종전 토지구획정리사업법 상 환지계획 및 환지예정지 지정처분에 대응해 고안된 제도로서 종전의 토지 등의 권리를 새로이 신축된 건축물 및 부속 토지상으로 이전하는 행정계획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재개발사업과 달리 공동주택재건축조합의 경우에만 관리처분계획의 내용형성에 광범위한 재량을 허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들어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어떤 기준에 따라 새로 신축되는 아파트의 평형을 배분하고 동·호는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가 상당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소형 평형 소유자들이 대형 평형의 배분을 요구하거나, 재건축 후에도 한강 조망권 또는 로열층이 보장되는 동·호 배정을 주장하면서 각종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현저해지고 있는 바 이는 관리처분계획의 수립기준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율이 없다는 점에도 원인이 있다.
현재 법원의 입장은 대형 평형의 아파트 소유자에게 대형 평형을 우선 배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동·호의 결정은 추첨의 방식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 정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우리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점은 관리처분계획의 법적 성질이 공용환권이라는 점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관리처분계획의 원형은 종전 토지구획정리사업법상의 환지계획이며, 환지계획은 제자리 환지의 원칙, 적응 환지의 원칙 등을 준수해야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환지계획의 하자가 된다. 따라서 환지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환지는 종전 토지의 위치에 지정하는 것이 원칙이며, 환지계획은 종전의 토지와 환지의 위치·지목·면적·토질·수리·이용 상황·환경, 그 밖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으로 정해야 하는데, 이는 종전 토지 소유권이 큰 변동 없이 환지로 이전되게 함으로써 소유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변경되거나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도시정비법 역시 관리처분계획 수립기준의 하나로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면적·이용 상황·환경 그 밖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지 또는 건축물이 균형 있게 분양신청자에게 배분되고 합리적으로 이용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행정청이나 일반 국민, 더 나아가 법원조차도 이 조항의 정확한 존재 이유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관리처분계획이 권리변환계획의 실질을 갖는 것이라는 사실만 정확히 이해한다면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변환되는 종전의 주택과 새로운 주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서로 유사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관리처분계획에 하자가 있는 것이 된다. 결국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있어 동·호의 배정을 무조건 추첨이라는 우연적 사실에 의존케 하는 현재의 관행은 관리처분계획의 본질과 어긋나고 재산권보장과 비례의 원칙이라는 헌법상의 이념에도 모순되는 것은 아닐까. 진지한 재검토와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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