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5일 토지보상법이 개정·공포됐는바, 대토보상 및 채권보상을 활성화하기 위해 1인당 대토면적 상한을 상향조정하고 대토보상계약을 체결한 자가 일정기간(1년) 경과 후 현금보상으로의 전환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채권의 장기보유를 유도하기 위해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 5년 만기 국고채의 금리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며, 이와 더불어 공익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환매권 행사를 유보하는 공익사업에 택지개발사업을 추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종전 토지보상법은 공익사업의 폐지·변경 그 밖의 사유로 인해 취득한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 없게 된 경우 당초 토지소유자는 당해 토지에 대해 지급받은 보상금에 상당한 금액을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하고 그 토지를 환매할 수 있으나, 당초 공익사업이 국방·철도·도로·공항·청사·학교 등 다른 공익사업으로 변경된 경우 환매권 행사를 제한하고 별도의 협의취득 또는 수용 없이 먼저의 협의취득 또는 수용된 토지를 변경된 다른 공익사업에 이용하는 제도를 인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익사업의 변환으로 인정되는 사업은 토지보상법 제4조제1호부터 제4호까지로 공익성이 강한 일부사업에 대해 제한적으로 인정되고, 주택의 건설·택지의 조성에 관한 사업 등은 제외돼 있었는데 이번 개정으로 ‘국가·지방자치단체·정부투자기관·지방공기업 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자가 임대나 양도의 목적으로 시행하는 주택의 건설 또는 택지의 조성에 관한 사업’이 포함됨으로써 종전 도로 등이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이 시행하는 택지개발예정지구로 편입되더라도 종전처럼 환매권이 발생하지는 않게 된다.
환매권과 관련해 공익사업의 변환이 인정되는 이유는 협의취득 또는 수용한 토지의 전부나 일부를 환매권자에게 돌려줬다가 다른 공익사업을 위해 다시 협의취득 또는 수용토록 하는 것은 무용한 절차의 반복이 돼 비경제적이라는데 있다고 하나, 토지취득 절차에서 사업주체의 이해관계와 토지소유자등의 이해관계가 적절한 비례관계에 있어야 한다면 공익사업이 변경되는 경우 토지소유자의 이해관계를 반영해 환매권이 보장되는 것이 법 감정에 맞을 것이고, 공익사업의 수행이라는 미명하에 계속적으로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이러한 제도는 폐지되는 것이 옳다는 견해도 있다는 점에서 공익사업의 변환을 둘러싼 논쟁은 매우 첨예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익사업의 변환대상에 주택의 건설 또는 택지의 조성에 관한 사업이 포함된 것은 환매권에 대한 기존 대법원 판례의 경직성으로 인해 상당히 많은 택지개발사업지구에서 환매권이 문제됐기 때문이다.
물론 대법원 판례 중에는 공익사업의 변환에 관한 조문을 해석함에 있어 종전 공익사업(상수도사업)에 편입된 토지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 경우에 택지개발사업 실시계획의 승인으로는 상수도사업 중 이와 중복되는 토지에 관한 부분이 폐지 또는 변경됐다고 할 수는 없고, 상수도사업은 택지개발사업과 병행해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여전히 당해 공공사업인 상수도사업을 위해 이용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해 환매권 발생을 부인한 사례도 있다〔대법원 2007.1.11.선고 2006다5451 판결〕.
하지만 대법원 〔1995.2.10.선고 94다31310〕 판결에서는 택지개발촉진법 제2조 등에 따르면 도로, 공원 및 녹지의 시설용지도 택지개발촉진법 소정의 공공시설용지 즉 택지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택지개발사업에 있어서 토지이용계획상 공공시설용지로 지정돼 있다 하더라도 그 부분에 대한 사업만이 별도로 토지수용법 소정의 공익사업에 해당한다 할 수는 없고, 그 부분에 대한 사업도 그 나머지 부분에 대한 사업과 함께 하나의 택지개발사업을 이루는 것이라 할 것이어서 그와 같은 공공시설용지로 계획돼 있는 부분에 대한 환매권의 행사가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비록 종전의 도시계획도로가 택지개발예정지구에 편입됐다 하더라도 단순히 종전의 도시계획도로를 변경결정하고 확·포장하는 것에 그침에도 불구하고 종전 도로에 편입된 토지들에 대해서도 환매권이 전면 인정된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왜냐하면 종전 도시계획도로 개설 당시 동일하게 보상받은 토지소유자 중 택지개발예정지구 안에 편입된 도로부지의 소유자만 환매권이 인정돼 재산상 이득을 취할 수 있다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의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이번 토지보상법 개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