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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택 변호사 칼럼-전(前) 조합장의 업무상 배임
기사입력 11-09-05 13:31   조회 : 3,031   추천 : 1
임춘택 변호사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사건을 가려 수임하기 어렵다. 죄지은 사람이건 피해를 당해 억울한 사람이건 변호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조력해야할 의무가 있다. 살인자도 변론해야 하고, 억울하게 교통딱지를 떼인 사람의 하소연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아무리 나쁜 사람도 나름대로 억울한 구석이 있다. 징역 9년만 선고받아야 하는데 징역 10년이 선고됐다고 생각하면 억울하지 않다고 할 수 없는 일이다.

재개발·재건축 분야의 사건을 변론하는 데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조합측을 변론하기도 하고 비대위를 위해서 머리를 맞대기도 한다. 최근에 변론에서 자주 접하는 범죄가 업무상 배임죄다. 조합장은 조합원들로부터 업무를 위임받아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해야 할 위무가 있다. 조합장이 임무수행을 소홀히 하면 직?간접으로 조합원들에게 경제적 손해가 야기된다. 업무상 임부를 위배해서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키고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때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

법원에서 업무상 배임죄에 대해 점차 폭 넓게 인정하는 추세로 보인다.
문제가 많은 조합에서 여러 갈등속에 기존 조합임원들을 교체하고 새로운 임원들 체제로 새출발하려 한다. 그런데 전임자들이 도와 줘도 어려운 형편에 사사건건 신임 조합장의 발목을 붙든다. 새로운 임원진의 업무추진에 제동이 걸리고 조합의 경제적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전임자들은 조합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정곡을 찌른다. 자신들의 잘못을 신임 집행부의 잘못으로 돌려 조합원들을 선동하고 교란한다. 이럴 때 신임 조합장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업무상 배임죄다. 전임자들을 업무상배임죄로 형사고소하는 한편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조합관련 사건은 아니지만 업무상 배임죄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을 알 수 있는 판례를 소개한다. 피고인은 석유개발 관련 회사에 1993년부터 근무해 왔다. 그러던 중 2008. 9월 중순경 경쟁업체로 이전하게 된다. 그런데 피고인은 경쟁업체로 이전하기 직전인 2008년 8월경 회사 사무실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하던 노트북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메일 사이트에 접속해 노트북에 저장돼 있는 경영상 비밀자료에 해당하는 파일 30여개를 피고인의 메일계정으로 전송했다. 며칠 후 피고인의 전셋집방에서 피고인의 개인용 PC에 위 파일들을 저장했다.

한편, 피고인은 근무기간 동안 회사 기밀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정보보호규정, 외부로 메일을 발송할 때는 해당 임직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외부발송 메일 관리 요령’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또한 업무상 비밀이나 기술정보 등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는다는 ‘정보보호 동의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검찰에서는 ‘업무상 임무에 위배해서 영업 비밀을 유출함으로써 액수미상 시장교환 가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액수미상의 이익 감소분 상당 손해를 가하였다.’는 이유로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해 피고인을 재판에 회부했다.

1심, 2심 모두 유죄가 인정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 됐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은, “업무상 배임죄에서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 때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 피고인은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이 사건 파일들을 무단으로 반출했고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회사에게 현실적으로 손해를 가한 경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재산상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한다. 또한 피고인은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이사건 파일들을 자신의 개인 이메일로 전송받아 보관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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