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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택 변호사 칼럼-"법은 상식이다."
기사입력 11-10-04 13:04   조회 : 2,340   추천 : 0
임춘택
법무법인 한별, 대표 변호사
 
요즘 각종 보이스 피싱이 판을 친다.
눈 감으면 코 베어 가는 세상이 아니라 눈뜨고 코 베어 가는 세상이다. 필자 주변에서도 보이스 피싱 전화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부동산 세계에서도 보이스 피싱을 능가하는 사기범들이 횡행한다. 특히 토지사기범들의 수법도 날로 지능화된다.

지난 2008년 2월 갑(甲)은 서울시 외곽의 한적한 곳에 있는 양지 바른 땅에 대해 땅주인의 대리인이라는 을(乙)과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갑은 을로부터 등기권리증과 등기이전에 필요한 서류들을 넘겨받고 땅주인 명의로 된 계좌에 매매대금을 송금했다. 그런데 등기권리증은 을이 나이 많은 땅주인에게 기초노령연금을 받아 준다고 속여 땅주인으로부터 넘겨받은 것이고 땅주인 명의의 예금통장도 연금을 입금시켜 주겠다고 해 받아 놓았던 것이다. 등기권리증과 함께 받은 서류들이 모두 위조된 것이었음은 물론이다. 을이 사기죄 등으로 처벌받게 되었지만 빈털터리인지라 갑은 손해 받은 땅값을 땅주인에게 부당이득 반환 청구했다. 원심은 갑의 손을 들어 주었으나 대법원은 “피고는 원고에게 2억원을 반환하라”고 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으로 되돌려 보냈다.

대법원 재판부는 판결에서 “부당이득 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갖지 못한 경우에 공평, 정의의 이념에 근거해 이득자에게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인데 이득자에게 실질적으로 이득이 귀속된 바 없다면 반환의무를 부담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갑이 송금한 금원이 땅주인의 농협계좌로 입금됐다 해도 땅주인이 이를 사실상 지배할 수 있는 상태가 돼 실질적인 이득자가 됐다고 볼 만한 사정이 인정돼야 한다” 고 판시했다. 결국 갑의 금원 송금경위 및 땅주인의 대리인을 사칭한 을이 대금을 인출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땅주인이 실질적으로 이익의 귀속자가 됐다고 볼 수 없다“ 는 이치다. 상식과 해당 법의 입법취지에 들어맞는 판결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심이 땅주인의 손을 들어 준 것을 보면 재판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은가 보다.

세월이 참 빠르다. 쏜살같다는 말이 실감 난다. 때마침 국내 영화 ‘최종병기 활’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중이라 감회가 새롭다. 필자도 이제 변호사를 시작한 지 3년 반에 이르러 세월의 빠르기에 새삼 놀란다. 그동안 재개발·재건축 분야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형사상 범죄와 관련 판례, 부동산 분야에서 취급된 판례 등을 주로 소개했다. 처음에는 소재가 충분하고 쓸거리도 넉넉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벌써 웬만한 분야를 한 번씩은 취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독자들의 갈증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정직하고 착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법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법이 없으면 법을 모르고 착하게만 살아가다가 피해보는 사람이 보호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필귀정이다. 변호사는 이 사필귀정을 의뢰인에게 확인시켜 주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쪼록 소중한 지면을 장기간에 걸쳐 할애해 주신 전연규 대표와 도시개발신문 관계자 등에게 감사드리고 독자여러분의 건승과 행운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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