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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종변호사의 "조합설립(변경)인가의 법적 성격 재조명"
기사입력 12-03-19 16:01   조회 : 3,106   추천 : 0
 
 
 
 
김 문 종
도시개발아카데미 강사
법무법인 우리 대표변호사 
 
 
 
"조합설립(변경)인가의 법적 성격 재조명"
 
 
 
1. 머리말
대법원은 2009년 가을 서울 노원구 월계동 주택재건축정비조합 사건에서 정비조합사건의 분쟁해결 방식에 대해 민사소송을 금지하고 행정소송으로 전환했다.
위 판결의 요지는 “행정청이 도시정비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해 행하는 조합설립인가 처분은 단순히 사인들의 조합 설립 행위에 대한 보충 행위로서의 성질을 갖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법령상 요건을 갖출 경우 도시정비법상 재건축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행정주체(공법인)로서의 지위를 부여하는 일종의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갖는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합설립인가의 법적 성질이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갖는다고 보더라도 설권적 처분론과 강학상 인가론이 병존하고 있거나 적어도 설권적 처분론이 강학상 인가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조합설립(변경)인가 처분이 법적으로 다층적 성격을 지닌 사실을 다시 한 번 돌이켜 보게 하는 판결이 선고돼 이를 소개한다.
 
 
2. 대농ㆍ신안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조합 사건
조합은 2011년 1월 28일 임시총회를 개최해 제1호 안건으로 정관 변경의 건(조합 임원 선출 방법)을 의결한 후 제2호 안건으로 위 변경된 정관에 따라 조합장을 새로 선출했다.

이후 조합은 구청장에게 조합장의 변경을 내용으로 하는 조합설립 변경인가 신청을 했으나 구청장은 이를 거부했다.

조합은 조합 정관이 조합 내부의 규율을 규정한 것이므로 조합원의 결의만으로도 효력이 발생한다(이하 ‘결의즉시효력발생설’)고 주장한 반면, 구청장은 조합 정관이 변경된 경우 행정청에 신고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신고를 해야 정관의 효력이 발생한다(이하 ‘신고조건효력발생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은 법 제20조제3항의 신고와 법 제16조제1항의 신고를 구분했다.

먼저 도시정비법 제16조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신고는 조합원에게 실질적으로 부담을 지우는 사항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법문의 규정 형식, 도시정비법 시행규칙의 규정 등에 비춰 행정청의 심사가 필요한 ‘수리를 요하는 신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음으로 도시정비법 제20조제3항 단서에서 규정하는 “정관 변경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사항”의 내용은 예산의 집행 또는 조합원의 부담이 되는 사항 이외의 사항으로서 조합의 명칭 및 주소, 총회의 소집 절차ㆍ시기 및 의결 방법, 조합 직원의 채용 및 임원 중 상근임원의 지정에 관한 사항과 직원 및 상근임원의 보수에 관한 사항 등 관할관청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주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결론적으로 서울고법은 행정청의 신고를 요하는 정관의 경미한 변경의 경우 행정청의 신고 여부와 상관없이 총회에서 결의하면 곧바로 정관의 효력이 발생하고, 유효한 정관에 따라 적법하게 조합장을 선출했으므로 조합설립 변경인가 처분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2011.11.10. 선고 2011누23865 조합설립변경인가거부처분취소)
 
 
3. 순화1-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 사건
조합은 총회에서 조합 정관이 정한 바에 따라 조합 정관을 변경하는 결의를 한 다음 이사를 해임하는 결의를 했다. 이어 이사 해임 및 조합 정관 변경을 사유로 조합설립 변경인가 신청을 했고 구청장이 조합설립 변경인가 처분을 했다.

서울고법은 먼저 정관(변경)인가와 조합설립(변경)인가의 구별론의 법리를 제시했다. 즉 도시정비법 제20조제3항의 정관변경인가는 동법 제16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조합설립 변경인가와는 별개의 처분으로서 정관 변경은 그 자체로 별개의 인가 처분 대상이 될 뿐, 조합설립 변경인가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라고 전제했다.

결론적으로 형식상 조합설립 변경인가 처분이라도 그 실질이 조합원 변경 및 대표조합원 변경 등 경미한 사항 변경에 관한 신고 수리와 정관변경인가 처분이라면 정관 변경 및 그 인가 처분에 하자가 있는지 여부는 조합설립 변경인가 처분의 하자의 관점에서 판단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함으로써 일부 조합원이 제기한 조합설립 변경인가 처분 무효 확인 청구를 기각했다(2011.12.14. 선고 2011누19859호 조합설립무효).
 
 
4. 두 판결에 대한 평석
필자는 도시정비법 제20조제3항의 신고와 제16조제1항 단서의 신고의 법리를 명쾌하게 제공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나아가 외관상 마치 하나의 조합설립 변경인가 처분을 다층적으로 분석해 정관변경인가와 조합설립 변경인가로 구분해 별개로 그 유효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제시한 점은 귀를 기울일 만한다. 이러한 점에서 두 판결은 위 월계동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사건에서 제시한 조합설립인가의 다층적 법적 성격을 다시 한 번 음미하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한편, 위 순화1-1구역 사건에서 기본 행위인 정관 변경 행위에 하자가 있는 경우 민사소송으로 기본 행위의 무효 확인 등을 구하는 것을 별론으로 하고 기본 행위 무효 등을 내세워 그에 대해 한 인가 처분 무효 확인 등을 소구할 법률상 이익은 없다는 강학상 인가론의 명제를 강조해다.

그렇다면 행정법원으로서는 정관 변경에 터잡은 조합장 선출에 대해 정관 변경 행위의 하자 존재 여부에 대해 판단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관 변경 행위의 적법성 여부까지 한걸음 나아가 판단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왜냐하면 법원에서도 조합 내부의 조직 분쟁을 행정소송(당사자소송)의 일종으로 검토ㆍ파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5. 맺음말
대법원은 “도시정비법상 재건축조합이 공법인이라는 사정만으로 재건축조합과 조합장 또는 조합 임원 사이의 선임ㆍ해임 등을 둘러싼 법률관계가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9. 9. 24. 2009마168,169 결정 참조)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장 변경이나 해임 등의 경우에도 조합설립 변경인가라는 처분에 의해 행정청이 조합장의 변경을 승인하는 것으로 해석해서 취소 소송을 허용해야 한다는 유력한 견해가 있다.

대법원 판례(2009. 9. 7 선고 207다2428 총회결의무효확인)상 법리를 차용한다면 그 취소 소송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위와 같은 법리의 차용 가능성은 하급심 판결에서 먼저 언급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조합장 선임ㆍ해임에 관한 내부 분쟁도 조합 인가 전에는 인가 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의 존부나 효력 요건 유무에 관한 소송으로서 당사자소송으로 제기하고, 정관변경인가 후에는 조합을 상대로 인가받은 정관 변경 행위의 취소 또는 무효 확인을 청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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