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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종 변호사의 "반포주공3단지 재건축조합, 2번의 ‘기사회생’"
기사입력 12-07-03 17:38   조회 : 2,423   추천 : 0
 
김 문 종
도시개발아카데미 강사
법무법인 우리 대표변호사 
 
  
반포주공3단지 재건축조합, 2번의 ‘기사회생’
 
1. 머리말

조합은 사업 진행 과정에서 시공자 등 제삼자와 외부 분쟁을 겪기도 하고, 일부 조합원들로부터 촉발된 내부 분쟁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한다. 이때 조합은 법무법인 혹은 변호사와의 사이에 소송위임계약을 체결하는 일이 불가피하다.
조합 정관에 ‘사업 시행상 전문 지식이 필요한 각종 용역 계약에 관한 사항’은 대의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 소송위임계약은 위 대의원 의결이 필요한 용역계약에 해당할까. 과연 법무법인 혹은 변호사와의 소송위임계약은 도시정비법 제24조제2항제5호의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이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할까. 답은 ‘아니다’이다.
위와 같은 2가지 쟁점으로 대법원까지 법정 공방을 벌인 반포주공3단지 재건축조합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2. 첫 번째 기사회생
 
이 사례의 쟁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합과 GS건설 사이의 공사도급 가계약 및 본계약 효력 유무과 관련한 선행 소송 과정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당초 GS건설은 우선 분양하고 남은 아파트 잔여 세대를 일반분양할 때 일반분양금 총액이 일반분양금 총액보다 10% 이상 초과 상승해 분양할 경우 10% 이상 초과분에 대해 그 차액은 조합 및 조합원의 수익으로 하며, 그 초과 수익금을 조합 및 조합원에게 환급키로 약정했다.
그런데 조합은 2005년 2월 5일 전체 조합원 2516명 중 2205명이 참석한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해 10% 이상 초과분 환급 규정이 삭제된 내용으로 도급계약서안을 결의했고, 이에 따라 GS건설과 공사도급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이 그해 5월께 조합을 상대로 관리처분총회 결의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했으나 1ㆍ2심에서 연이어 패소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09년 1월 30일 “당초 재건축 결의 시 채택한 조합원의 비용 분담 조건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에 해당해 그 결의를 위해서는 조합원의 2/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관리처분총회에서 위 동의율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 환송했고 결국 조합원 승소로 확정됐다.
 
3. 두 번째 기사회생

이에 따라 조합은 GS건설을 상대로 가계약상의 10% 이상 초과분 환급 규정을 근거로 한 약정금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1ㆍ2심 재판부는 이사회 결의에 대해 “조합 규약에서 대의원회 결의 사항으로 정한 ‘사업 시행상 전문 지식이 필요한 각종 용역계약에 관한 사항’에 해당해 대의원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이사회 결의 이전에 대의원회의 결의를 거쳤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이사회 결의는 그 효력이 없다”고 판시했다.
나아가 소송위임계약의 효력에 관해서는 “법무법인 갑 소속 변호사들은 조합에게 평소 자문과 소송 수행을 해온 전문가들로서 대의원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이사회 결의만으로 조합장과 이 사건 소송위임계약이 체결하는 것임을 알았거나 적어도 알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소송위임계약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 대법원의 판결 : ‘파기 환송’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단계적인 논리로 ‘조합장은 조합원 총회의 결의 없이도 무효인 소송행위를 추인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① 조합장은 조합의 사무에 관해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다.
② 조합장의 소 제기는 도시정비법상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행위라고 볼 수 없다.
③ 소송행위를 추인하는 권한은 당사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본래의 소송행위를 할 수 있는 고유의 권한이 다른 형식으로 표현된 것에 지나지 않고 그로부터 독립해 별개의 내용이나 범위를 갖는 추인의 권한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④ 조합장으로서는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서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되는’ 소송위임계약은 체결할 수 없더라도 스스로 조합을 대표해 시공자를 상대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소송행위는 적법하게 할 수 있고, 조합장에게 그런 소송행위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한 무권대리인인 법무법인 갑의 소송행위를 유효하게 추인하는 데에도 아무런 장애가 없다.
⑤ 그런데 원심은 조합장이 법무법인의 소송행위를 추인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소송위임계약의 체결과 마찬가지로 총회의 사전결의가 필요하다고 봐 조합장이 한 추인행위의 효력을 부인, 이 사건 소를 각하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4. 본 판결에 대한 평석
 
필자는 이 같은 대법원의 결론에는 동의하나 그 논리는 다르다. 소송위임계약은 민사소송법상 수권행위(소송위임)와 민법상 법률행위(위임계약)가 복합된 이중적 성격을 띠고 있다. 즉, 소송위임계약=소송위임+위임계약이다.
변호사가 소송대리를 하기 위해서는 대리권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민사소송법은 주로 소송위임(수권행위)에 의해 인정되는 경우를 정하고 있다. 수권행위(소송위임)는 대리인으로 될 자의 승낙을 요하지 않는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다.
여기서 수권행위(소송위임)와 위임계약은 그 성질이 다르므로, 두 행위가 동시에 행해지는 경우라도 그 요건과 효과는 별도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즉, 조합의 정관이나 도시정비법에 비춰 민법상 위임계약이 무효라 하더라도 수권행위(소송위임) 자체는 곧바로 유효하다는 논리다.
소송위임계약이 무효이므로 법무법인은 소송대리권이 없고, 소송대리권은 없으나 무효인 소송행위를 유효하게 추인할 수 있다는 조합장 권한을 들어 다시 유효하게 소송행위를 추인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우회적인 논리를 동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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