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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축과 재건축의 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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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축과 재건축의 구별
 
 
 
서울시 청사를 새로 지으면서 재건축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고, 재개발 또는 개축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서울시 공무원도 있고, 언론사의 기자들도 있다. 원래 일상생활에서는 뜻이 통하면 다양한 단어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므로 일반인들은 이를 구별하는 것이 가능한지 또는 정당한지 의문을 갖는다.

재건축(再建築)과 개축(改築)은 모두 다시 건축한다는 의미를 갖는 것이므로 통상적인 언어로서는 같은 뜻이다. 그런데 오래 전부터 법률에서 다른 목적을 갖고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해서 이제는 이 둘이 전혀 다른 법적 의미를 갖게 되었다. 개축이란 건축법상 건축물을 헐고 그와 동일한 규모로 다시 짓는 건축행위를 의미한다. 그래서 개축이라는 용어는 건축허가를 받을 때,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고 그 건축물과 같은 크기로 다시 짓는 행위를 뜻한다.

이에 비해 재건축이라는 용어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집합건물법은 아파트나 상가건물이 전체로서 1인의 소유가 아니라 다수의 구분소유자에 의해 소유될 때 이를 집합건물이라 부르고, 이 건물의 소유와 관리에 관한 원칙을 정하기 위한 민사법계열의 법률이다. 이 법의 마지막 부분에 가면 집합건물이 지어진지 오래되어 헐고 다시 지어야 할 때 4/5 이상의 구분소유자가 결의하면 ‘재건축’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재건축결의가 있으면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동법에 따라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1980년대 중반에 만들어진 집합건물법과 그에 의해 채택된 재건축이라는 용어는 그 후 주택건설촉진법과 도시정비법에서 그대로 사용되면서 아파트를 헐고 다시 짓는 행위를 뜻하는 것으로 의미가 정착되었다. 이 때 재건축은 반드시 기존의 아파트와 동일한 규모일 필요가 없고 그보다 더 대규모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건축법상 개축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재건축이라는 용어는 기존의 낡은 시가지를 정비하기 위해 사용되던 재개발과도 다른 의미를 띄게 되어 강남에서는 아파트를 헐고 다시 짓는 재건축이, 강북에서는 단독주택을 헐고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런 연유로 현재 법적으로 개축은 재건축과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되었다. 따라서 이들을 구별하는 여러 기준에 따라 상황에 맞게 재건축이라고 하거나 또는 개축, 증축 등의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일단 가장 중요한 기준은 건축법에 의해 건축허가를 받아야 하는 건물인가, 아니면 도시정비법에 의해 사업시행계획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건물인가 하는 점이다. 그래서 규모가 큰 건물이라도 건축허가의 대상이면 헐고 다시 짓는 것을 개축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다만 새로 짓는 건물이 기존 건물보다 커지는 경우라면 증축과 개축이 겹쳐 있다는 의미에서 증개축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좋다. 이에 비해 아파트를 헐고 도시정비법에 의해 새롭게 아파트를 짓는 경우라면 이는 재건축이라고 불러야 한다. 그리고 재개발의 경우에도 가급적 도시정비법에 의한 재개발사업만을 재개발이라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시 청사의 경우에는 아파트가 아니므로 증축이라 부르는 것이 법적으로는 옳은 표현이다. 일반인들이 일상적으로 구별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아니로되 언론사와 기자들이 이를 구별하지 않는 것은 그 사안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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