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대책대상자 주택공급과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
지난 칼럼(2011. 3. 8. 도시개발신문 제91호)에서 “별도의 이주정착지 조성에 갈음해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해 이주대책대상자에게 택지를 공급하는 경우도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 한다) 제78조제1항 소정의 이주대책의 하나인 이상 도로·급수시설·배수시설 그 밖의 공공시설 등 통상적인 수준의 생활기본시설 설치에 필요한 비용은 사업시행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토지보상법 제78조제4항의 규정은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나, 그 공급하는 택지의 분양가격 결정을 위한 택지조성원가의 구체적인 산정은 토지보상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택지 공급의 직접적인 근거가 되는 택지개발촉진법령에 의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라는 것이 대법원의 판결(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다43498)이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주택법 등 관계법령에 의해 이주대책대상자에게 주택을 공급한 경우에는 우리 대법원이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 향후 결과가 매우 궁금하다고 언급한바 있다.
최근 대법원이 이에 대한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1. 6. 23. 선고 2007다63089, 63096(병합) 판결]을 내렸는바 그 판결요지는 다음과 같다. “토지보상법 제78조제4항의 취지는 이주대책대상자들에게 생활의 근거를 마련해 주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위 규정의 ‘도로·급수시설·배수시설 그 밖의 공공시설 등 당해 지역조건에 따른 생활기본시설’이라 함은 주택법 제23조 등 관계 법령에 의해 주택건설사업이나 대지조성사업을 시행하는 사업주체가 설치하도록 되어 있는 도로 및 상하수도시설, 전기시설·통신시설·가스시설 또는 지역난방시설 등 간선시설을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만일 이주대책대상자들과 사업시행자 사이에 체결된 택지 또는 주택에 관한 특별공급계약에서 토지보상법 제78조제4항에 규정된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을 분양대금에 포함시킴으로써 이주대책대상자들이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까지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하게 됐다면, 사업시행자가 직접 택지 또는 주택을 특별공급한 경우에는 특별공급계약 중 분양대금에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을 포함시킨 부분이 강행법규인 토지보상법 제78조제4항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다만, 토지보상법 제78조제4항에 따라 사업시행자의 부담으로 이주대책대상자들에게 제공하여야 하는 것은 위 조항에서 정한 생활기본시설에 국한되므로, 이와 달리 사업시행자가 이주대책으로서 이주정착지를 제공하거나 택지 또는 주택을 특별공급하는 경우 사업시행자는 이주대책대상자들에게 택지의 소지가격 및 택지조성비 등 투입비용의 원가만을 부담시킬 수 있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그 전부를 이주대책대상자들에게 전가할 수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1994. 5. 24. 선고 92다35783 전원합의체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안에서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이러한 다수 의견에 대해 대법관 양창수, 신영철 및 민일영의 별개 의견은 “사업시행자가 토지보상법 시행령 단서에 따라 이주대책대상자에게 택지 또는 주택을 특별공급한 경우에는 그로써 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한 것으로 보아 별도의 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하지 않아도 되므로, 사업시행자는 특별공급한 택지 또는 주택에 대하여는 그것이 이주정착지임을 전제로 생활기본시설을 설치해 줄 의무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것으로 이에 대한 근거로 “특별공급은 통상적으로 택지 또는 주택 등의 공급사업에 포함되어 이루어지므로 국·공유시설, 복리시설, 편의시설 등이 신설되거나 택지 등의 주변 여건이 정비됨으로써 종전보다 훨씬 나은 생활여건이 조성되는바, 만약 특별공급의 경우에도 사업시행자가 생활기본시설을 설치해 줘야 한다면 이주대책대상자는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 상당의 이익 외에도 이와 같은 택지 또는 주택의 공급사업 및 생활시설의 정비 등에 의해 발생하는 개발이익까지도 누리게 되어 종전 생활상태의 회복이라는 이주대책의 제도적 목적을 넘어서게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시하고 있다.
필자는 위 대법원 판결의 소수 의견과 전적으로 그 의견을 같이 하지만, 대법원으로서는 종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폐기와 2007년 10월 17일 토지보상법 개정 등을 통해 사업시행자가 주택을 특별 공급하는 경우에도 생활기본시설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조문이 신설된 점을 고려할 때, 비록 해당 조문이 신설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 차감을 전면 부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선택하기 어려운 카드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다수 의견의 결론을 수긍 못할 바 아니다.
하지만 다수 의견은 사업시행자의 알선에 의해 다른 공급자가 택지 또는 주택을 공급한 경우에도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을 사업시행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하고 있으나, 이러한 알선은 주로 행정청이 도시계획시설사업 등의 시행으로 이주정착지의 조성, 이주자 택지 및 주택의 특별공급이 모두 불가능할 경우 이주정착금(최대 1000만원이다) 지급 대신 선택하는 것으로 대법원 판례처럼 사업시행자가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해석하더라도 그 한도는 1000만원으로 한정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만일 현행 대법원 판결내용을 그대로 적용하게 된다면 향후 어떠한 사업시행자도 택지 또는 주택의 공급을 알선하지 않고 이주정착금만을 선택할 것이다. 과연 이에 대한 진지한 검토를 거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