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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권 등 계약 해지 조문에 관한 해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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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권 등 계약 해지 조문에 관한 해석론
 
 
 
도시정비법 제44조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은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해 지상권·전세권 또는 임차권의 설정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권리자로 하여금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면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자가 가지는 전세금·보증금 그 밖의 계약상의 금전 반환청구권을 사업시행자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사업시행자가 해당 금전을 지급한 경우 해당 토지등소유자에게 구상하거나 해당 토지등소유자에게 귀속될 대지 또는 건축물을 압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바, 이에 대한 필자의 해석론은 다음과 같다.
 

우선 이 조문은 모든 정비사업에 적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도시정비법은 분양신청을 한 토지등소유자의 종전 부동산에 존재하던 지상권 등의 권리자가 특별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분양신청을 한 토지등소유자가 분양받을 대지 또는 건축시설에 그 권리가 이전되는 것으로 간주한다(제55조제1항).
 

저당권자를 제외한 용익물권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계약관계를 해지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제도라는 점에 비추어 정비사업 중 관리처분계획방식의 정비사업에만 적용된다고 봐야 한다. 왜냐하면 전면수용의 형태를 취하는 공동주택건설방식의 주거환경개선사업에서는 당연히 지상권·전세권 또는 임차권이 소멸되고, 지상권자 등은 손실보상을 사업시행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이므로 굳이 지상권자 등에게 계약의 해지권을 부여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 조문은 관리처분계획방식이 적용되는 도시환경정비사업, 재개발사업 및 재건축사업의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봐야 한다.
 

한편 이 조문에서의 계약 해지권자는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지상권자·전세권자 및 임차권자이다. 그런데 종전 도시계획법 당시에는 해지권자 중에 지역권자가 포함돼 있다가 도시재개발법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지역권자가 삭제되었는 바, 그 이유는 관리처분계획을 통해 분양받을 대지 또는 건축시설에 존속되는 것으로 간주되는 권리에서 지역권이 배제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권이 현실적으로 정비구역 안에 거의 존재하지 않고, 다른 용익물권 등과 달리 정비사업 후에 지역권이 존속해야 할 실익이 없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현행 도시정비법에는 계약 해지권에 행사 시기와  동기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다. 따라서 계약 해지권 행사의 시기와 종기의 문제는 해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그 시기는 우선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지상권 등의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 대한 해석의 문제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비사업은 사업시행인가 이후에 관리처분계획의 절차를 거쳐 철거의 단계로 나아간다. 이와 관련해 도시정비법은 관리처분계획의 한 내용으로 ‘기존 건축물의 철거 예정시기’를 포함해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시행령 제50조제5호 및 시행규칙 제13조제5호라목), 관리처분계획의 인가 고시가 있으면 사업시행자, 토지등소유자 및 지상권자 등 모두가 이를 근거로 이주를 준비할 것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해지권 행사의 시기 역시 기존 건축물의 철거 예정시기를 고려해 상당한 기간 전에 이를 행사할 수 있다고 봐야 하고, 해지권 행사의 종기 역시 기존 건축물의 철거 예정시기까지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해지권 행사의 시기에 관해서는 사회통념상 당초의 주거 또는 상업 기능이 정비사업으로 인해 변질되고, 정상적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사업단계를 따지지 않고 이를 인정하는 견해가 있다. 또한, 통상 이주시한의 통고가 이뤄지면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는 견해도 있으나, 전자의 견해는 정상적 이용이 불가능한지 여부라는 추상적 기준에 따라 해지권의 행사시기를 무제한으로 확대하는 결과를 낳아 부당하고, 후자의 견해는 법적으로는 지상권자 등에 대한 개별적인 통지에 관한 의무규정이 없다는 점에서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에 명시된 기존 건축물의 철거 예정시기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계약의 해지권자에 사업시행자가 포함되는지가 문제되는데, 필자는 문리적 해석으로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입법론적으로 분양신청을 한 자의 종전 재산에 존재하던 지상권·전세권 또는 임차권이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에 분양받을 토지 또는 건축시설에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을 폐기하고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 설정자나 사용수익권자 모두에게 계약을 해지할 권리를 인정하며, 설정자가 특별한 사유 없이 전세금·보증금 그 밖의 계약상의 금전을 반환하지 않는 경우 사업시행자에게 이를 청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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