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지역에 발 묶여 개발이 제한돼 왔던 강남3구, 이중 서초구에 속하는 방배3동은 우면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투기지역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달동네’를 연상케 한다.
차량이 진입하기 힘든 도로구조로 화재, 붕괴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방배3동은 노후도 등 현 도시정비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재건축 조건을 충족함에도 불구하고 강남3구라는 이유로 개발이 제한되고 있어 주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피폐해져 가고 있다. 이미 15년 전부터 주거환경이 열악해 재건축 의지가 강하게 일었던 이 일대는 3년 전까지 4~5군데의 가칭추진위원회가 동시에 재건축사업을 진행하며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러한 가칭추진위원회의 난립을 해결하고 하나로 통합한 인물이 바로 현 추진준비위원장인 성흥구 위원장이다. 그는 단독주택재건축에서 이제껏 시도한 적 없던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공사)를 사업시행자로 끌어들여 사업단계를 대폭 줄이는 등 신속한 재건축 추진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최근 매스컴을 통해 불거져 나온 재건축·재개발지역의 조합 비리 소식으로 ‘정비사업 조합’에 대한 불신의 벽이 한층 더 두터워지고 있는 현재, 오로지 주민들의 보금자리를 보다 윤택하게 마련해주고자 주머닛돈을 털어가며 노력하고 있는 성 위원장을 만나 사업 추진 ‘장’의 본보기를 그려봤다.

 

 

성 위원장은 방배3동을 방문하려는 언론사 기자들에게 반드시 운동화를 신고 올 것을 당부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방배3동은 구릉지역이어서 경사도가 만만찮아 걷는 것은 물론 차로 오르기에도 힘에 부치고, 도로 폭이 좁아 경차가 올라가도 유턴 할 곳이 마땅치 않은 등 불편함이 이만 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통행의 불편함만이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07년에는 화재가 발생했는데도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어 100~200m 아래에서 소방호스를 끌어 화재를 진압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자칫하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일이다. 물론 당시 피해액만도 어마어마하다.
성 위원장은 “화재가 나면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는 지형”이라며 “겨울에 눈이 와도 동네 주민들이며 동사무소 직원들이 모두 나와 제설작업을 펼쳐야 할 정도의 위험한 경사도여서 자칫 차량이 뒤집힐 지경”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에 벌써 노후도가 충족된 상태인데 아직까지도 서울시에서 정비기본계획에 방배3동을 반영하지 않아 주민들의 생활이 말이 아니라며 재건축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현재 방배3동의 노후도는 2008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51.3%에 이르렀고, 15년 이상 된 다세대·다가구주택도 33.5%를 넘어섰다. 상황이 이런데도 구역지정조차 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곳이 ‘강남3구’에 속하기 때문이다.
성 위원장은 “강남3구에 이런 곳이 있다고 누가 상상할 수 있겠느냐”며 “시나 구청 관계자들은 탁상공론에 빠져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실사를 나올 때 추진위원들과 함께 둘러보면서 문제점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위원장은 방배3동에 대해 LH공사를 사업시행자로 한 재건축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는 성 위원장이 지난해 봄부터 생각해 오던 것으로 공공관리자제도 시범 지구인 성수, 한남 지역보다 한 발 앞섰던 계획이다.
LH공사의 단독시행은 그가 가칭추진위원회를 통합하는 작업에서 보다 신속하고 투명하게 재건축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생각해낸 대안이었다.
그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역이자 여러 세력들이 함께 추진해왔던 곳이어서 어떻게 하면 비리 없이 하루 빨리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당시 주택공사를 참여시키는 방법으로 선회했다”며 “주민 이주단계에서도 조기입주가 이뤄지지 않으면 주민들은 또 다시 금리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것까지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 9월 10일에는 방배동 남부성결교회에서 총회를 열고 589명의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LH공사에 정비계획 입안제안을 요청할지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결과는 찬성 489표로 큰 호응을 얻어냈다.
LH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되는 경우 사업방식은 조합과 LH공사가 공동시행하는 경우와 같이 관리처분방식으로 추진된다. 그러나 공동시행 시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예산확보 및 조합설립을 위한 기간이 추가되는 반면 단독시행은 조합설립 단계가 생략돼 최소 2~3년 이상의 사업기간이 단축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또한 주민동의에 있어서도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때 토지등소유자 과반수 동의, 조합설립인가를 위해 구분소유자 3/4 이상 및 토지면적의 3/4 이상 동의가 필요한 공동시행과는 달리 단독시행은 주민대표회의 구성 시 권리자 과반수 동의, 사업시행자 지정을 위해 토지등소유자 2/3 이상 및 토지면적 1/2 이상 동의만 충족하면 돼 사업진행이 보다 수월하다. 이에 더해 시공자 선정, 브랜드 사용, 사업비 절감 등은 조합방식 등과 동일하거나 유사하게 진행된다.
 

국제라이온스협회 회원으로, 30년간 지역주민들을 위해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성 위원장은 위원장직 역시 봉사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추진준비위원장으로서의 활동비용뿐만 아니라 소식지 및 관련 자료 제작비 등 모든 비용을 자비로 해결하고 있으며 주민들로부터 일체의 회비도 걷지 않는다. 이러한 봉사정신이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였기에 지난 9월 10일 추진준비위원장 재신임에서 97%라는 압도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지난해 입법예고까지 된 단독주택재건축 기준 강화 개정안을 반려시키기 위해 단독주택재건축전국연합을 창설, 활발한 반대시위를 벌여 법 개정을 무산시키는 성과도 이뤄낸 바 있다.
주민들을 위해 지출되는 비용은 하나 아까울 것이 없다는 그가 재건축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원주민의 재정착률이다. 이 지역은 10평 미만의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는 최서민층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재건축 이후 큰 평형만 자리하게 되면 재건축이 오히려 주민들을 내모는 꼴이 된다는 것이 성 위원장의 설명이다. 실제 이 지역 토지등소유자 1557명 중 다세대주택 세대는 1270명에 이른다.
이에 방배3동은 역세권에 가까운 지역에는 고밀도 아파트를 짓고, 구릉지 쪽에는 중대형 규모로 지어 각 계층이 어우러질 수 있는 지역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각 계층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도 조성된다. 새우촌공원과 방배공원 사이에 에코브리지를 연결하면 우면산까지 이어지는 그린네트워크가 형성돼 친환경주거공간으로 재탄생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성 위원장은 주민대표회의 운영규정이나 LH공사의 사업시행 표준약정서 등의 내용을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수정해나갈 예정이다.
한편, 방배3동은 지난 5월 6일 서울시 방침에 따라 383개 단독주택 재건축지역 중 50개 우선대상지역으로 선정돼 2010 정비기본계획 편입을 기다리고 있다.
김승희 기자 spring@udp.or.kr 

 

 

 

 

지하철 2호선 방배역, 2·4호선 사당역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방배3동은 총 13만7622㎡ 규모 면적으로 재건축사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곳은 방배공원과 맞닿아있어 도심 속에서도 싱그러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지역이다. 또한 추진준비위원회 계획에 따라 새우촌공원을 연결하는 에코브릿지가 조성되면 새우촌공원~방배공원~우면산을 아우르는 거대 녹지축이 형성돼 새로운 친환경주거단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더해 급경사지대에는 공원과 데크형 주차장·상가, 루프형 도로, 도로변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해 비탈지형의 단점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우면산 기슭의 이른바 ‘성뒤마을’에 대규모 외국인 전용 거주단지인 ‘글로벌 타운’ 건립이 추진될 예정이어서 이 일대의 가치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배3동 556번지 일대 면적 19만8000㎡(5만9800평) 지역에 외국인 전용 저층 고급아파트 700여 가구와 외국인학교, 소형 컨벤션센터, 병원 등이 들어서는 ‘서초 글로벌타운 건립계획’에 따라 평균 3층짜리 저층 아파트, 타운하우스 등 다양한 설계를 활용해 국내 대표적인 명품 외국인 주거촌으로 조성, 외국 대사관이나 외국 기업 근무자들이 대거 입주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이 주변이 자연녹지지역과 역사문화미관지구로 묶여 있는 점을 고려해 ‘그린단지’로 건립된다는 방침이다.
성흥구 추진준비위원장은 방배3동 재건축사업을 통해 전례없는 재건축단지를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원주민 정착률을 사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다양한 소형평형, 원룸형주거공간 등을 건립하고, 중대형 규모도 2000세대 이상 건립해 다양한 계층이 이벤트공원, 소공원 등의 녹지축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한 충분한 여론조사를 통해 최대한 주민들이 꿈꾸는 주거공간을 탄생시키겠다는 포부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