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 반포한양아파트의 새로운 조합장으로 선출된 화제의 인물, 공호성 조합장을 만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반포역에서 걸어서 10분 남짓, 분주하게 움직이는 군중들의 무리에 휩쓸려 정신없이 걷다 위를 올려보니 위풍당당한 재건축 아파트들이 너나할 것 없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 모든 소란스러움의 중심을 빠져나와 도착한 곳은 새롭게 변화해가는 주위의 시간과 단절된 고요한 공간이였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파트 단지 내는 조용했다.
고요히 단잠을 자는 거인을 깨우고 싶지 않아 행여 발소리가 시끄러울까 조심조심 반포한양아파트 재건축 조합 사무실로 향했다.

공 조합장을 만나 짧게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다. 공 조합장이 사무실에서 보낸 반나절의 행로를 테이블 위의 재건축 서류들이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 한 켠에는 니체의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놓여져 있었다.
조심스레 공 조합장의 공간을 훑어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그에게 집중했다. 약간은 차가운 듯한 인상을 주는 이지적 외모와는 다르게 그의 눈빛에는 불이 있었다. 그가 말을 할 때마다 재건축 현장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한양아파트에 대한 사랑이 묘하게 어우러져 스파크가 번쩍하고 튀었다.  

   
“그간 사업진행이 적절한 방법과 시기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반대했었다”라고 서두에 밝힌 그는 지난 7월 9일 열린 반포한양아파트 재건축 임시총회에서 조합장으로 재선출됐다.
빠른 사업진행보다 정확한 사업진행으로 절차상의 하자는 최대한으로 줄이고 다툼과 혼란을 최소화하자는 주민들의 바램이 절실히 드러난 결과일 것이다.

공 조합장은 어색한 기색 없이 편안히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한양아파트 조합은 2006년 7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3년 후인 2010년 7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
사업시행인가를 득한 후 조합은 신탁과 이주를 추진했고 그러던 과정에서 의결정족수 부족 등 문제점들이 드러나 조합과 반대위 간에 2차례의 가처분소송, 3차례의 본안소송 등 많은 법적 다툼이 있었다. 법원은 재건축과정에서 절차상 하자를 인정해 한양아파트의 재건축 진행을 중지시켰다.
2009년 4월 재건축 용적률 상향의 여건이 법으로 마련되면서 당초 용적률 262%에서 300%까지로 용적률 변경이 가능해졌다. 그 시기에 기존 관리처분계획(안)은 대법원에 계류 중에 있었다. 그 상황을 비유를 통해 설명하자면 이와 같다.
좀 어린 닭이 달걀을 두 개 낳았다. 그 달걀은 분양가상한제 회피와 초과이익환수금 회피라는 귀한 자산이였다. 그 때 조합은 좋은 달걀이 있으니 이젠 닭을 잡아도 좋다고 했고 반대위는 지금 닭을 잡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였다. 3년의 세월이 지나 그 어린 닭이 용적률 300% 규제완화라는 큰 성장을 했고, 그 상황에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게 되면 관리처분계획(안)이 원천 무효가 되니까 소송을 취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난 7월 9일 열린 총회는 그 당시 합의서 정신의 핵심인 용적률 변경과 새로운 조합집행부 구성이라는 두 가지 안건을 처리한 아주 중요한 날이였다. 또한 정관을 개정하고 관련 규정을 정비하며, 조합장, 임원·대의원을 추가선임해 변경되는 새로운 정비계획을 통해 그간 지지부진했던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에 큰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됐다.

 

 

우선 용적률 300%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변화된 용적률에 맞춰 설계도 및 분담금도 새로 작성하고 검토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산통을 겪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노력도 하지 않고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조합은 관리처분계획인가까지 득한 상태에서 어려운 결정을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깨끗하고 공정한 절차와 방식대로 차근차근 밟아 나갈 것이다. 그것이 조합장이기 전에 가장으로서 내 가족들, 그리고 조합원으로서 '우리'를 안전히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반가운 것은 용적률이 많이 상향됐기 때문에 공사비 인상분을 어느 정도 감안해도 기존보다는 분담금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조합 내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점들도 집고 넘어가야 한다. 향후 사업을 진행해 나가면서 불거질 평형간 갈등과 이주로 인한 금융비용의 문제들이 그것이다.
새로 구성된 조합집행부가 이 모든 현안들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한 가지가 전제돼야 한다. 조합원 모두가 수긍하는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 하에 대화와 타협의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먼저 헌법이 사유재산권보호라는 대원칙을 정해 놓았고 그 하위법인 도시정비법이 전체 조합원의 3/4, 동별 동의율 2/3이라는 조항으로 헌법정신을 구현하고 있다.

따라서 다수라고 해서 소수를 강압할 수 있거나, 소수가 근거 없는 피해의식으로 사업을 표류시키지 않도록 막고 있다. '법'이라는 토양에 든든히 뿌리를 박고 서로의 이해관계를 절충해 가야 할 것이다. 만나고 깨어지는 숱한 과정 속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방법 밖에는 없다.

전 조합에서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먼저 이주하신 분들과 이주하지 않은 분들 사이에 문제가 시급한 걸 알고 있다. 이 부분도 합당한 기준을 세우고 어느 일방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최선의 선택을 내리기 위해 조합임원들과 함께 관련법과 재건축 사례들을 공부하고 있다.

 

 

재차 말하지만 공동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조합과 조합원들 간의 서로를 향한 인내와 믿음 그리고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다.
한양아파트의 조합장으로서 기존의 재건축 조합의 관례와는 전혀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고자 한다. 물론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클린업시스템’으로 그간의 소통의 부재로 폐쇄적이고 부정으로 얼룩졌던 어두운 재건축 사업에 빛이 비춰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
조합원들의 입장에서는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면서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전문용어들과 추진과정이 너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이 어려움을 한양아파트 공식 인터넷 카페를 통해 조합과 조합원들간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서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조합원과 대의원을 어둠 속에 두고 조합에서 멋대로 운전대를 잡고 치고 나가지 않을 것이다. 조합원이 알아야할 너무도 중요한 핵심 사안을 총회 직전에 던지고 동의를 구하는 기존의 관례를 끊어 버릴 것이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공간에서 미리 상의하고 미리 설명해 대의원회의와 총회는 사전에 대원칙이 합의된 상태에서 미세한 조정을 다룰 것이다.
시간이 더 걸릴지 몰라도 단단하게 해 나가는 것이 오히려 빠르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는 생동감 넘치는 현장이 되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다.

 

 

 

 

 

1999.9.10          정기 동대표회의에서 재건축추진 의결
1999.12.17        재건축추진위 구성 및 주민 설문조사 실시 의결
2000.3.10          추진위 임원선출 및 주민설명회 개최 의결
2000.5.20          설계사 신대ENG종합건축사무소 선정
2000.10.13        안전진단 육안검사 통과
2000.11.12        재건축창립총회 및 시공사 선정(GS 건설)
2000.12.15        정밀안전진단 D등급 판정
2001.3.8            조합설립인가
2005.4.22          제3차 건축심의 조건부 통과
2005.7.29          제4차 건축심의 조건부 통과
2005.8.18          사업시행인가보완

                        (서류 및 건축, 조경, 토목, 전기, 설비도면 일체)
2006.6.8            제10회 대의원회의(사업승인 접수, 상근이사 선정 등)
2006.6.21           제13회 대의원회의(정비사업업체 및 감정평가사 선정)
2006.7.7            주택재건축 사업시행인가 용적률 262.64%
2006.9.5~8        분양신청기간 2차 공고(4일간)
2006.9.12           관리처분총회(이주 및 신탁등기 신청접수)
2009.12.17~19    반포한양이주비대출 기한연장 업무처리
2010.7.23            관리처분인가승인
2011.5.13           제39회 대의원회의(도시계획업체 ‘천일기술단’ 선정)
2011.7.9             임시총회 개최

                         (조합정관 변경, 조합장 선임, 임원·감사 선임
                 대의원 추가선임, 도시계획업체 인준, 정비계획변경안 결의)

 

 

 

· 대지위치 :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66번지 일대
· 지역지구 : 제3종일반주거지역 아파트지구
· 대지면적 : 26,539.2㎡
· 용적률 : 299.99%
· 기존 세대수 : 372세대, 115㎡, 161㎡, 171㎡
                      4개동 12층
· 건립 세대수 : 563세대(80㎡이하 임대45세대) 7개동 30층
                      80㎡ 113세대, 115㎡ 234세대,
                      145㎡ 158세대, 181㎡ 58세대

 

 

한양아파트는 서초 주거지역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대중교통 이용함이 용이하고 특히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도보로 10분, 7호선 반포역에서는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또한 서울고속터미널, 올림픽도로, 경부고속도로, 한남·반포대교로의 도로망이 인접해 있다.
아파트단지 바로 앞에 뉴코아백화점, 킴스클럽이 위치해 있어 생활에 편리함을 더해주며 신세계백화점, 센트럴시티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고 국립중앙도서관, 서울성모병원 등 생활인프라가 주거환경에 윤택함을 배가시킨다. 이외에는 대법원, 대검찰청, 서울고등법원 등 법조타운이 조성돼 있다. 인근에 신동초, 반원초가 위치해 있고, 신동중, 경원중, 반포고, 세화고, 세화여고가 학군을 형성하고 있어 뛰어난 교육환경을 제공한다.

 

 

향후 조합은 조합원 3/4 동의를 얻어 사업계획 변경 총회를 개최할 계획

이다. 이후 층수와 용적률 확정건으로 도시계획심의 및 건축심의 변경을 거쳐 사업시행인가 변경까지 현 시점에서 빠르면 8~9개월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시행인가 변경 후 이주비 및 분담금 확정건으로 관리처분인가 변경을 받아, 동·호수 추첨이 있을 조합원 분양은 내년 후반경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유미 기자 lucia_cheon@udp.or.kr